충청리뷰 주최, 청주 3·1정신 살리기 시민한마당 성료
‘독립지사 회고전’·‘OX 퀴즈 한마당’ 시민 큰 호응 얻어

3·1만세운동 90주년을 기념해 충청리뷰와 광복회충북지회가 공동 주최하고 청주시와 충청북도교육청이 후원한 '청주 3·1정신 살리기 시민한마당'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지역의 항일역사를 재정리하고 독립지사의 발자취를 되돌아보자는 취지에 걸맞게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청주 3·1운동 및 독립지사 회고전이 열린 충북교육과학연구원 전시실에는 3·1독립선언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6명을 배출한 우국충정의 고장답게 관심있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전시실에는 의병활동으로 큰 활약을 떨치며 일본군을 공포에 떨게 했던 ‘번개대장’ 한봉수 의병장을 비롯해, 일본관리를 처단하고 관공서 파괴를 꾀한 의열단원 곽재기 선생,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한 분인 권병덕 선생 등 대한민국 건국 이후 건국훈장 애국장 이상을 추서받은 청주·청원 출신 독립지사들의 활약상을 전시해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지난 24일 열린 청주  3·1정신 살리기 OX퀴즈 한마당에는 초등학생부터 70대 노인까지 100여명이 참가해 우리 지역의 항일역사에 대한 퀴즈를 풀며 독립투사들의 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수준 높은 청주시민
퀴즈 한마당은 시작부터 뜨거웠다. 1시간 전부터 퀴즈 한마당이 펼쳐질 중앙초등학교 체육관에 모인 시민들은 시험 당일 고등학교에서나 볼 법한 풍경을 연출했다. 각자 자리를 잡은 시민들은 수십쪽에 이르는 출제문제지를 펴들고 밑줄을 쳐가며 암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들과 함께 참가한 김민호 씨(38)는 “아이에게 우리 지역의 항일역사를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아 참가했다. 기왕이면 좋은 성적을 거둬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참가소감을 밝혔다.

OX퀴즈를 통해 본선진출자 50명을 선발하고, 본선과 결선을 통해 으뜸상 1명과 버금상 2명, 보람상 6명을 가린 퀴즈 한마당은 그야말로 접전이었다. 지역의 독립투사에 대한 조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현실에서 출제문제가 다소 어려울 것이라는 주최측의 예상과는 달리 참가자들은 쉽게 정답을 맞혔다.

참가한 시민들은 우암산 3·1공원에 충북 출신으로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인 정춘수 목사 동상이 친일행적으로 인해 철거됐다는 것도, 의열단원 곽재기 선생이 폭탄을 투척하려 했던 일제 건물이 조선총독부, 동양척식회사, 경성일보사라는 것도 알고 있을 정도로 높은 수준을 보여줬다.

결국 준비된 ox문제를 모두 풀고도 50명을 가리지 못하고 남은 70여명이 모두 본선에 진출했다.

결승진출자 9명을 선발하기 위한 본선대결도 관심을 모았다. '의병출신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병선 ·장일환 선생이 만세시위를 주도하다 일본군경이 쏜 총탄에 맞아 순국한 장소가 어디냐'는 다소 어려운 문제에도 참가자들은 '미원면'이라는 정답을 거침없이 써냈다. 청주 출신 독립운동가 민강 선생이 초대 사장을 맡은 기업이 '동화약방'이라는 것도 참가자 80%이상이 정확히 답을 적었다.

마지막 결선에 오른 참가자들은 총 7문제의 문제를 풀어 맞힌 갯수순으로 순위가 정해졌다. 으뜸상에는 총 7문제 가운데 6개 문제를 맞힌 흥덕고 1학년 최준섭 학생에게 돌아갔다. 버금상은 5개 문제에 정답을 써낸 청석고 2학년 신덕진·이충희 학생에게 돌아갔다.

한편 으뜸상에게는 상장과 100만원의 상금이, 버금상에는 50만원의 상금이, 보람상 6명에게는 10만원의 상금이 각각 부상으로 수여됐다.

“위대한 선인들 되새기는 계기됐다”
‘으뜸상’ 흥덕고 1학년 최준섭 군

흥덕고 1학년에 재학 중인 최준섭 군(17)이 ‘청주 3·1정신 살리기 OX퀴즈 한마당에서 1등의 영광을 안았다. 최 군은 “퀴즈에 참가하기 위해 공부를 하면서 우리 지역이 많은 독립투사들이 활동한 우국충정의 고장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며 “하지만 역사 교과서에서 충북출신의 독립투사들을 많이 볼 수 없어 아쉽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최 군은 ‘될성부른 나무’였다. 아침 일찍 행사장에 나타난 최 군은 주최 측이 제공한 예상출제문제지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설립연도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예사롭지 않게 등장한 최 군은 퀴즈가 시작되자 본격적으로 실력을 발휘했다. 전체 30여 문제 가운데 단 한 문제를 제외하고는 모두 맞힌 것.

최 군은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물론 상금도 욕심났지만 이 기회에 역사공부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같은 반 친구들과 함께 참가한 최 군은 “대회가 끝나고 곧바로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다. 잘했다고 하시더라”며 “상금으로 친구들과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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