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4개월 만에 장맛비로 건물 곳곳서 누수
부실공사에 부실 운영, 서비스 질 마저 저하 우려

5년여 동안 방치되어 있던 청소년수련원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여 올해 3월 개원했다. 10억원이라는 예산을 들여 리모델링하여 올해 새롭게 출발한 청소년수련원이 이번 장맛비로 부실공사라는 지적을 받게 됐다. 이에 대한 이용객들의 불만을 계기삼아 청소년수련원에 대해 총체적으로 짚어보았다.

▲ 5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법정싸움으로 폐건물이 되어버린 청소년수련원에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리모델링공사를 했으나 이번 장맛비로 건물 곳곳에서 빗물이 새어나와 이용객들로부터 부실공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18일 개원식에서 관내 기관사회단체장들이 테이프컷팅을 하는 모습.
음성군 생극면 차곡리 산 일원에 31억원을 들여 6만5709㎡ 부지면적의 550명(숙박 400명, 야영 1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청소년수련원이 94년도에 준공됐다. 이곳에는 생활관, 대강당, 다용도실, 단체급식소, 세미나실, 극기훈련장, 야외공연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곳이다.

당시 청소년수련원은 신학기를 맞은 대학생들의 M/T장소로 각광을 받으면서 96년 8월 개원하여 1년만인 97년 4월까지 월평균 200명이 넘는 인원이 다녀가게 된다. 이렇게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던 수련원을 99년도에 (사)청소년문화협회 양 모씨에게 위탁하게 되는데, 이 단체가 운영하던 시절 이용자현황을 살펴보면 1999년 1만8535명, 2000년 2만6169명, 2001년 3만3308명이 다녀갈 정도로 이용객이 많았다.

예산,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라
군이 양 모씨에게 99년부터 2001년까지 3년 동안 7500만원(연간 2500만원)의 수탁수수료를 받고 위탁했다. 이후 연장계약을 다시하게 되는데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간 재계약을 하게 된다. 두 번째 계약기간이 끝날 무렵인 2004년 양 모씨는 다시 연장계약을 군에 요구했고, 군은 이를 거절하고 군이 직접 직영할 뜻을 내비쳤다. 이 과정에서 양쪽 간에 의견 충돌이 생겨 법정싸움으로 번지게 됐다. 이 때문에 잘 돌아가던 청소년수련원이 멈춰 서게 된 것이다.

2년 4개월이라는 세월이 흐르도록 계약해제에 따른 민사소송으로 법정싸움을 하는 동안 건물관리를 하지 못해 쓸모없는 건물이 되어버렸다. 군이 직영하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여 승소는 했지만 이 기간 동안 폐건물이 다 되어 버린 수련원을 다시 재정비하는 것이 문제로 대두되었다.

31억원을 투자해 조성한 수련원이 법정싸움으로 2년4개월간 방치해 둔 탓에 다시 10억원을 들여 개보수해야 될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예산 낭비라는 당시 목소리도 있었으나 어떻게든 수련원 운영을 재개해야 된다는 쪽으로 중지가 모여 국비 보조를 받아 2007년 말 청소년수련원 리모델링공사를 착공하게 되었다.

리모델링공사를 마치고 올 3월 청소년수련원을 개원한 음성군은 “돈 들인 티가 안 난다”는 따가운 주민의 질타를 받게 되어 또 다시 ‘예산낭비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돈 들인 티가 안 나는 것은 당연했다. 내·외장 리모델링을 한 것이 아니라 기존 틀에 오래된 건축 재료를 교체하고, 소방·통신·전기·오수처리장 등 시설교체만 했기 때문에 돈 들인 티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어쨌든 말 많고 탈 많은 수련원이 리모델링공사를 마친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장맛비로 부실공사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주 장맛비로 건물 곳곳에서 비가 새, 양동이로 빗물을 받아 보았지만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로 바닥이 흥건해 졌다. 개원한 지 4개월만의 일이다.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아직은 ‘공수표’
음성군은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초·중·고교 및 청소년단체 수련회는 물론 청소년지도자 연수 및 단합대회용으로 손색이 없다는 것을 내세워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을 극대화하겠다는 포부였다.

△전통음악과 관련한 국악, 사물놀이, 난타, 관련 프로그램 △차평리 짚 공예 전수관과 연계한 짚 공예 강좌 △극동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연계한 청소년 프로그램 △보건소와 연계한 청소년 건강 금연 금주 프로그램 등 청소년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또 군은 레크레이션 강사 초빙, DVD 영화상영, 조롱박 터널, 해바라기, 옥수수 미로 조성으로 체험관광, 자연의 경치, 농업풍경을 향수하는 동시에 휴식, 오락을 함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방침이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와 같은 청소년수련원 운영에 대한 군의 계획은 개원한지 4개월 밖에 안됐지만 아직까지는 공수표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수련원 영업은 식당 아줌마 차지?
300명을 수용하는 생활관(25실)과 별관(6실), 16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식당(2실), 대강당, 강의실, 소회의실, 야외무대, 운동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으면서 직원은 달랑 두 명뿐이다. 24시간씩 맞교대 근무하는 담당자 한 명과 3300㎡를 청소하는 한 명이 전부이다.

94년 처음 수련원을 개원했을 당시는 청소년 수련원장과 행정직 1명, 기능직 2명, 보건직 1명, 청원경찰 3명, 청소직 2명 등 총 11명이 근무했다.

한창 손님이 밀려들고 있는 7~8월이 걱정이다. 7월 셋째주 160명, 넷째주 340명이 예약되어 있고, 8월 첫째주는 520명, 둘째주는 400명이 예약되어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모객은 했으나 질 떨어지는 서비스 제공으로 단골인 이들 마저 수련원을 외면할까 걱정이다. 담당자 한명이 모든 업무를 소화해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현재 음성군청소년수련원이 그나마 이 정도라도 운영되고 있는 건 사실 위탁을 준 식당 때문에 되는 것이다.

이용객이 있어야 수입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사정이 다급한 식당아줌마가 영업을 하고 있다. 예전부터 수련원에서 식당운영을 맡아온 터라 단골 단체를 알고 있어서 모객이 가능했다. 1년 장사의 절반은 7~8월인데 올해는 별소득이 없어 내년을 기대할 뿐이다. 하지만 식당 아줌마의 영업력에 기댈 순 없는 노릇이다.

지도사도 없고 영양사도 없다
사실 청소년수련원은 청소년기본법에 따라 청소년지도사를 두게 되어 있다. 가까운 진천군청소년수련원에는 자격증 1급이나 2급 소지자 한 명과 3급 소지자 한 명을 두고 있다.

진천군청소년수련원의 청소년지도사는 본래 자체프로그램 운영을 해야 하나 단체의 자율에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수련원이 보유하고 있는 시설의 안내와 영업, 사무업무를 주로 하고 있다.

청소년지도사가 맡아야할 영업을 음성군청소년수련원은 식당아줌마가 영업을 하고 있으니 이를 두고 어찌 운영을 잘 못한다고 탓할 수 있겠는가? 음성군은 청소년기본법에 따라 지도사를 두어야 하는데 이를 무시하고 있고, 한번에 300명을 받을 수 있는 식당에 영양사조차 없는 상태다.

진천군청소년수련원의 경우 총괄업무를 관장하는 계장 1명, 시설안내와 영업을 맡고 있는 청소년지도사 2명, 시설관리를 담당하는 기능직 1명, 청소는 1명인데 필요에 따라 사역을 쓰기도 한다. 또 식당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영양사를 필히 두어야 하고, 350명을 한 번에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식당에만 상용직 3명을 두고 있다.

진천수련원 관계자는 “수익을 내지 못해 진천군의원들의 질타를 받기도 하지만, 외지단체 유치로 지역홍보를 할 수 있고, 식당운영으로 맛좋은 진천쌀을 홍보할 수 있는 등 무형의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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