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의 할머니가 운영하는 '봄날의 보리밥'

메뉴는 보리밥과 콩나물밥이 전부다. 넉넉한 된장찌개를 몇 술 넣고, 보리밥에 갖은 나물을 넣어 고추장과 함께 비비면 한 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다.

잘 쪄낸 콩나물을 얹은 콩나물밥은 맛있게 만든 양념장에 쓱쓱 비빈다. 4,000원짜리 식사라고 하기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밑반찬이 가득하다. 부침개와 내용물이 꽉찬 된장찌개는 봄날의 보리밥의 넉넉한 인심을 대변한다.

봄날의 보리밥은 지난 4월 23일 수동시니어클럽이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문을 열었다. 이제 일주일이 지났을 뿐인데 점심시간에는 손님들로 북적하다.

식당이란 것이 취지가 좋다고해서 장사가 잘 되는 것은 아니다. 뭐니뭐니해도 맛이 최고의 덕목이다. 봄날의 보리밥은 간단한 메뉴지만 맛과 정성만큼은 간단하지 않다. 12명의 어르신이 맛있는 점심을 내놓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가마솥에 밥을 짓는 것이 익숙한 어르신들은 압력밥솥, 전기밥솥을 거부한다. 예방식대로 가마솥에 가득 지어내는 밥은 옛 향수를 덤으로 맛볼 수 있다.

보리밥과 뗄래야 뗄 수 없는 된장찌개는 어르신들이 직접 담근 된장을 사용한다. 반찬 하나하나에 어머니, 할머니의 손맛과 정성이 가득하다.

손님들은 맛있는 식사를 하면서 더 많은 어르신들이 일자리를 구하는데 일조한다는 뿌듯함까지 더해지니 밥을 먹고 나서는 발걸음이 가볍다.  

봄날의 보리밥은 시청사거리에서 주성중 방향에 위치해 있다.(문의 223-6080). 보리밥과 칼국수가 4,000원씩이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