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엔 딱 한가지 약점이 있다.  너무 재미난다는 것이다.  골프의 매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태풍 매미가 한반도에 들이닥칠 당시에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친구들과 제주에서 라운딩을 즐겼다고 해서 구설수에 올랐다.  태풍 피해자들의 입장에선 당장 모가지 감이다. 

 충북에서도  경찰청장이 예사롭지 않을 때 골프를 쳤다가 불명예스럽게 자리를 옮긴 사례가 있다. 이렇듯 골프는 자기인생이 종치는 줄도 모르고 빠져들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추석 연휴 때 도내 골프장들도 부킹(예약)  때문에 홍역을 치렀다. 물론 당연히 골프장마다 문전성시를 이뤘다.  골프를 치기 위해 성묘를 앞당겼다는 인사들도 많았다는 후문이다.

  골프는 종종 인생에 비유된다.  그만큼 희노애락을 간직한게 골프다. 그래서 많은 골퍼들이 미치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에서 골프가 자주 구설수에 오르는 이유는 자명하다. 정도를 벗어나기 때문이다. 골프가 워낙 대중화되다보니 골프의 참맛보다는 겉맛에 익숙한 사이비 골퍼들이 양산되고 있다.

 4년전 골프를 묘사한 소설이 국내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다.  제임스 도드슨이 쓴 <마지막 라운드>이다. 작가와 주인공은 실존 인물로, 아들인 작가가 시한부 암선고를 받은 여든 살 부친을 모시고 골프여행을 떠나 겪게 되는 실화를 그린 소설이다.  이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_골프의 묘한 점은 필사적으로 달려들면 오히려 멀리 달아난다는 점이다.....골프의 기쁨은 하나하나의 샷이 던져주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있다._

 골프는 곧 인생이라는 점을 실감나게 표현한 이 책은 우리나라 골퍼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수 있다.  실제로 골프를 제대로 치는 사람들 중엔 건실한 삶을 사는 인사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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