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영 충북참여연대 정책기획국장

언 발에 오줌을 누면 어떻게 될까요?
더럽지만 추위를 잊고 잠깐의 따뜻함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로 발까지 꽁꽁 얼어버리고 맙니다. 어리석은 최악의 선택이었지요. 현명하지 않더라도 대다수 사람들은 이러한 선택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경마장 유치를 하겠다고 나선 청원군과 충북도는 다른가 봅니다. 지역주민의 보호막이 되어야 할 자치단체가, 설령 업자들이 유치를 한다고 해도 말려야 할 자치단체가 발 벗고 나서는 상황이 딱 그렇습니다. 지방세수 확보를 위해 그만한 것이 없다는 겁니다. 지역주민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이명박 정부가 경제대통령을 공약으로 당선이 되었습니다. 충북도지사는 취임하자마자 경제특별도를 선포하고 모든 활동을 올인 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지역주민들인 대다수 서민들의 삶의 질은 떨어지고 피폐해져 갔지만, 정부와 자치단체는 민생을 돌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경제가 나아지지도 않았습니다. 서민들은 부자로 살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자치단체에 일확천금을 바란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자치단체는 지역주민이 원치 않는 일에 지역주민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도덕적 양심을 저버리면서까지 경마장 유치를 추진하려고 합니다. 코미디 같은 일입니다.

그간 우리지역에서는 화상경마장 입점 저지운동이 2003년도부터 시작되어서 4차례에 걸쳐 입점을 막아낸 바 있습니다. 특히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대로 가능했으며, 도박중독이라는 사행산업의 악영향을 이유로 꼽았었습니다. 화면과 직접 말이 뛴다는 것에 차이는 있지만, 실상은 같습니다.

한국마사회에서는 경마공원이라고 부르며, 가족을 위한 휴양레저시설이라고 미화하기 바쁩니다. 그러나 사행산업이 건전한 레저오락산업으로 성숙, 정착하지 못한 우리나라 현실에서 자치단체가 낸 합법적 도박장의 폐해는 더 커질 것 입니다.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일반인의 약10%가 도박중독자라고 합니다. 이는 OECD 국가군 중에서도 훨씬 높은 비중이며 심각한 상황입니다.(캐나다 2.2%, 영국1.9%)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방-치유-재활시스템이 거의 전무한 상황입니다.

미국, 캐나다가 3,700명당 1개소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19만 명당 1개소이며, 이 조차 제대로 운영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경마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도박중독자 양산에 있습니다. 너무나 살기 어려운 서민들은 사행심이 팽배해지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가장 큰 피해는 서민층이 될 것임이 불 보듯 뻔합니다.

이렇게 가정경제와 지역사회가 파탄날 경우 사회적 비용은 경마장에서 들어오는 지방세수의 수십 배를 들여도 모자라며, 돈으로 해결될 수도 없는 일입니다.

자치단체는 지방세수 확보를 통해 지역주민의 복지를 위해 쓰겠다고 합니다. 지역주민은 어리석지 않습니다. 시골 노모는 자기 아들이 도박중독자가 되고, 그 돈으로 수혜 받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이쯤 되면 자치단체장의 자질과 인품이 의심스러워집니다.

득보다 실이 훨씬 큰 경마장, 지역주민 동의 없는 독선에 의한 경마장 유치, 지역주민은 바라지 않습니다. 자치단체장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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