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늙은 게, 시어머니'라 했다. 어제의 처지를 잊고, 오늘 처지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것을 빗댄 속담이다.

요즘 한나라당의 행태가 꼭 요모양이다. 불과 1년 전만해도 소수야당이던 그들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날들을 국회를 점거했던 한나라당 아닌가.

이제 다수당이 됐다고 야당대하는 모습이 너무나 야박하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를 제명처리하겠다고 하고 국회 농성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겠다고 한다. 정말로,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한나라당이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언제까지 한나라당이 '절대다수당'일리는 없다는 거다. 그때 가면 현재, 자신들의 행위가 미래의 '자승자박'의 포승줄로 될 것은 자명한 거다.

요즘, 주변사람들 중에서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력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의 정치력이 그립다고도 했다. 이 말이 무슨 말인가. 민주당에 대한 조롱이다. 민주당의 무능과 무기력에 대한 조롱이다.

YS 같았으면 의원직 총사퇴를 내걸고 단식투쟁이라도 했을 거라는 것이고 그런 결단력과 정치력 없는 현재의 민주당에 대한 불만이다.

잔치는 끝났다. 미디어법 등 이른바 'MB 악법'은 한나라당에 대한 민주당의 항복으로 극적으로 끝이났다. '극적'이 아니라 '비극적'이라 했다.

그와 동시에 우리 민주노총 소속의 언론노조 총파업도 잠정 중단되었다. 그러나, 다른 것은 민주당의 무기력과 언론노동자들의 투쟁은 다르다는 것이다. 언론노조의 'MB악법저지 총파업투쟁'은 오징어 뒷다리처럼 질기고 질긴 투쟁이다.

이 질기고 질긴 투쟁을 MBC 노동자들이 선두에서 이끌었다. 이것을 빗대, 혹자는 이번 MB 미디어악법저지 투쟁을 'MBC발' 파업이라고 했다.

신뢰의 위기에 빠진 민주노총의 지난 주말 여의도에서 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대회성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런데, 결과는 3만명 가까운 노동자들이 모였다. 위기의식의 표현이다. 임금삭감과 해고의 불안감, 절대 위기에 빠진 민주노총에 대한 불안감이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 절박하게 모였다.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말했다. '강력한 노조, 강력한 노동운동이 없으면, 중산층이 존재할 수 없다'고 말이다. 전적으로 맞는 말이다.

그만큼 노동조합은 사회적으로 소중한 존재다. 노동운동의 분배투쟁이 없다면 1%의 부자와 99%의 가난한 자로 세상을 바뀔 것이다. 노동운동의 역할 중에 한 가지가 더 있다. 노동운동이 없다면 민주주의도 없다는 것이다. 무능하고, 무기력한 민주당보다도 언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언론노동자들의 투쟁이야 말로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