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유(肝油)로 국물 낸 ‘청어진’ 동태탕

이게 도대체 육개장이야 동태탕이야? 동태전문점 ‘청어진(청주시 봉명동 농수산물시장에서 구 충북일보 방향)’에서 동태탕을 주문하면 뻘건 기름이 둥둥 뜬 정체불명의 뚝배기가 나온다. 식탁 위에서도 보글보글 끓다가 한 김이 가시고 나면 그제야 내용물을 확인할 수 있는데 분명 동태탕인데도, 언뜻 보면 육개장에 가까운 이 음식이 바로 명태 간유(肝油)로 국물을 낸 청어진표 동태탕이다.

▲ 김이 솔솔 오를 땐 그냥 동태탕이다.

뚝배기를 수저로 쑤석거려보니 통태살은 두어 점인데 옛날 집에서 끓여먹던 동태국에나 들어있을 간과 곤이(명태 내장)는 여러 첨이다. 통닭을 한 마리 시켰는데 다리가 너댓 개 들어있는 것과 같은 꼴이다. 요즘 시장에서 파는 동태는 간이나 곤이가 아예 없는 ‘속없는 놈’들이 대분이다. 알탕, 내장탕용으로 속을 제거하기 때문이다. 간이 들어있다 하더라도 간유는 약용으로 추출하기 때문에 이렇게 기름이 뜰 일도 없다.    

▲ 김이 가시자 동태 간유와 그속에 잠겨있던 동태간이 드러난다.

국물을 한 입 떠먹어보니 이 집에 들어설 때 나던 야릇하면서도 구수한 냄새의 정체를 알겠다. 유난히 기름기가 없기에 담백하다 못해 푸석푸석한 동태살과 입에 착착 감기는 간유가 조화를 이룬데다, 매콤함까지 더해 혀 끝에 얼큰하면서도 감칠맛이 돈다. 

앞서 언급했지만 간유는 맛도 더해주지만 약용성분의 보고(寶庫)다. 기름이라고 하지만 불포화지방산이기 때문에 고혈압과 당뇨를 다스리는데 최고의 음식이다. 명태 간유 1g 중에는 비타민A가 3000∼3만IU(IU=international unit·비타민량 효과 측정용 국제단위)나 들어 있다. 명태에는 간유 말고도 신체 각부의 세포를 발육시키는 데 필요한 아미노산이 많이 포함 되어 있기도 하다.

간유 때문에 짜고 매운맛이 덜 느껴지기 때문에 뚝배기 바닥을 수저로 긁어서 먹을 정도로 국물 한 방울까지 맛있다. 밥을 말지 않고 국물만 떠먹다보면 밥 반공기가 그냥 남기가 십상이다.

동태탕은 6000원, 동태탕을 술안주로 발전시킨 술국은 2만8000원(대), 2만3000원(소)이다. 찜은 대·중·소 3만5000원, 3만원, 2만3000원. 전화예약은 268-9579번이다. 

▲ 바로 이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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