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오 사회문화부 차장

며칠 전 제주항공이 청주~캄보디아 씨엠립 노선을 취항한다고 밝혀 국제선 날개가 꺾인 청주공항에 그나마 위로의 소식을 안겨줬다.

비록 이달 29일부터 내년 1월17일까지 총 14편에 불과하지만 청주공항에서 오후 6시50분에 출발해 돌아오는 편은 아침 6시40분에 도착하다니 24시간 개방공항의 장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20일엔 수도권전철을 청주공항까지 연장하자며 천안에서 토론회도 열렸다. 천안 지역 국회의원이 주관한 이날 토론회는 사실 전철 연결 자체 보다 연결 노선이 어떤 것이 좋으냐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천안의 입장에서야 동면과 북면, 병천 등 낙후된 동남부권을 관통하는 게 좋을 것이다. 반면 충북은 천안이 선호하는 노선대로 하면 오창이 살짝 걸치는 데에 그치는 만큼 경부선과 충북선을 따라 오송을 지나야 지역발전 시너지 효과가 높아진다.

안타까운 것은 수도권전철의 청주공항 연장 주장을 하는 두 지역 모두 공항활성화와 지역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는 것이다.

청주공항만 활성화 되는 데에 그치면 뭔가 허전하고 손해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가 보다.
천안 동남부권이나 충북 오송지역 발전이라는 아전인수 격에서 벗어나 정말로 청주공항을 활성화 하기 위한 논의로 바꿔보자.

천안이 주장하는대로 돈은 세배쯤 더 들겠지만 직선화 하는 게 좋을 수 있다. 그럼 서울에서 천안까지 2시간 10분, 여기에 청주공항까지 오려면 2시간 40분이 걸린다. 서울 남부나 수도권 이남지역에서는 2시간 이내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충북이 선호하는 ‘천안-조치원-오송-청주공항’ 노선은 여기에 15분을 더하면 된다. 그 대신 영호남 주민들은 조치원역이나 오송역에서 갈아탈 수 있으니 어느 것이 더 공항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지 따져봐야 한다.
천안 측이 주장하는 경부선의 부족한 선로용량 문제도 확장건설 등을 전제로 경제성을 분석할 필요도 있다.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자기 논리만을 주장하고 전문가나 관계 공무원을 토론회에 앉혀 포장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하지만 충북은 발 빠르고 적극적인 천안의 행보에 긴장하고 한번쯤 벤치마킹할 필요도 있다.
20년전 인구 20만에 불과했던 지방 소도시 천안이 청주와 비교될 만큼 급성장 했고 전철로 연결되며 수도권 반열에 올랐다. 도심의 팽창 속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 조건 때문이라고 단정하기에는 너무도 변화의 곡선이 가파르다.
이왕 충북도가 청주공항 활성화를 추진하겠다고 나선 만큼 내년에는 뭔가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기를 바란다.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경제 한파에 국제노선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지만 내년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숙제가 주어지는 것이다.
공항 활성화를 위해 수도권 전철을 연장하자며 벌이는 충북과 천안의 노선 경쟁이 주객이 바뀌지는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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