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경동 고속터미널 뒤 ‘참치나라’

한동안 서민형 참치횟집이 유행했을 때가 있다. 한 5년 정도 전의 얘기인데, 지금은 그많던 참치집이 거의 다 사라졌다.

가경동 고속터미널 뒤 공용주차장 옆에 있는 ‘참치나라’는 고집스럽게 고급형 참치를 무한정 리필해주는 알아주는 맛집이다. 이 곳은 이른바 ‘다찌’형태를 가지고 있다. 의자가 12개 뿐이다.

자리에 앉으면 인상좋게 생긴 주인장이 개인용 도마에 무채, 무순, 간장, 김, 깐새우, 단무지등으로 기본상을 차린다. 그리고 곧바로 시작되는 참치의 향연이 이어진다. 참치는 냉동고에서 꺼내 즉석에서 해동과 요리(썰기)를 한다. 먹음직스러운 참치살들이 하나 두 개씩 도마에 오른다. 이 집은 동원참치를 쓴다.

참치를 잘 모르지만 여러 가지 부위가 올라온다. 그리고 처음 간 사람들에게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를 친절하게 알려준다. “이것은 간장에 찍어드시고, 저것은 기름장에 찍어 드세요”라고.


대개 손님들이 저녁에 오기 때문에 특별한 즉석 김밥도 내놓는다. 단무지 하나 끼워넣은 김밥인데 정말 맛있다. 참치를 먹다가 이 김밥 맛에 취해서 따로 사가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이 집의 강점은 눈치보지 않고 먹을만큼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도마에 오른 참치를 먹자마자 새로운 살들이 어느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또 먹으면 또 준다. 그리고 절대로 눈치를 주지 않는다.

특히 이 집에서 ‘깡소주’를 마시면 혼난다. 반드시 술 한 잔을 마신 다음에 ‘안주’를 먹어야 한다. “건강하게 오래도록 우리집에 오셔야 저도 즐겁고, 손님도 좋지 않습니까”라고 주인장이 말한다.


한참 먹다보면 계란찜과 무탕, 작은 바닷고기 구이가 나온다. 입맛을 돋우고, 따뜻하게 속을 채울 수 있는 든든한 요리들이다.

이 집에 가려면 예약은 필수다. 단골손님이 워낙 많아 예약하지 않고 갔다가 헛걸음을 할 수 있다. 단골이 왜 많을까. 당연히 이 업계에서 가장 오래된 경력과 신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2~3명이 가면 좋다. 모처럼 만난 친구와 오붓하게 즐기거나,  거나한 접대자리를 기피하는 거래처 사람에게 이런 집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을 것이다.

1인분에 2만 5000원이다. 가경동 고속터미널 뒤 무료공영주차장 골목길에 있다. (043-231-4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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