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분식

'수제 돈까스,4천원.'
언뜻 셈이 되지 않는 가격이다. 분식집 돈까스니까 싸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얼리지 않은 생고기만 사용, 인스턴트 재료 사용 'NO', 모든 소스 직접개발 등 까다로운 원칙을 갖고 있다. 고기는 9가지 소스를, 양념소스는 12가지 야채와 과일을 넣어 만든다.

"우리집은 인스턴트 재료를 사용하지 않죠, 경양식 집도 순수 돈까스 소스를 개발하는 곳은 드물어요. 개인적으로 인스턴트 향이 싫기도 했지만, 손님들에게 건강한 밥상을 차려주겠다는 욕심이죠. 그래야 손님들이 또 찾아옵니다. 이 허름한 가게에 누가 선뜻 들어오겠습니까." 개미분식 이재영(37) 사장의 말이다. 가게는 남편 박종선(35)씨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개미분식' 간판도 낡았고, 마구 잡이로 적은 메뉴들도 어지럽다. 더군다나 메뉴도 29가지. 그 모든 요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신기하다. 이 사장은 가족 모두가 음식점을 하고 있고, 철저한 시간계산을 해 음식을 만든다고 했다. 과연 전문가답다.

▲ 평범함뒤에 빛나는 맛과, 넉넉한 양이 사람들을 사로잡는 수제돈까스, 3000원. 개미분식 돈까스는 '마니아'층이 두텁다.
사실상 80∼90%가 단골손님인 개미분식은 우연히 들은 손님들이 그 맛과 양에 한 번 더 놀라고 일명 '마니아'를 자청, 적극적인 PR에 나선다고 했다. 일주일 내내 점심식사로 돈까스를 드시는 70대 노부부부터, 일부러 이곳을 찾아오는 손님들까지, 최근에는 단골손님이 인터넷에 돈까스 자랑을 해 알음알음 찾아오는 손님들이 늘었다고 한다. 그래서 가게를 연지 1년이 채 안됐지만 밀려드문 주문 배달로 부부는 아주 바쁘다.

돈까스 상차림은 정말 수수했다. 평범한 흰접시에 고기 두 덩어리, 밥, 샐러드, 콘 옥수수, 단무지, 김치가 전부다. 그리고 언뜻 보아도 양이 많다. "우리집 돈까스는 맛도 양도 속이지 않아요, 대부분 고기를 얇게 두드려 늘리는 데 우리는 원형 그대로 사용하죠. 그리고 그날그날 사용할 만큼만 만들어 팝니다. 또 웬만한 재료는 시골에서 농사 짓는 시부모님이 갖다 주십니다. 도토리를 직접 갈아넣은 수제비(3천원)부터, 태양초 고추, 나물, 기름 등 좋은 재료를 사용합니다."

취재를 하는 도중 가게를 찾은 단골손님이라는 신효섭(기아자동차 대리)씨는 "편안한 돈까스입니다. 질리지도 않고 단백하고, 아이들도 이 돈까스만 찾습니다" 라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마지막으로 부부는 돈까스 소스비법을 알려는 사람들이 날마다 와서 귀찮게 하지만, 절대로 비법을 알려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위치: 북문로 시청후문 일방통행길 후생사 맞은편
영업시간: 아침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요일은 쉰다
문의: 223-7456


이 기사는 2003년에 취재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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