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제가 몸 담고 있는 HCN충북방송은 부인이 출산하면 남편도 3일간 출산 휴가가 주어집니다. HCN충북방송 뿐만 아니라 다른 언론사들도 아이를 낳게 되면 남편에게도 당연히 출산 휴가가 주어질 것입니다.

심지어 일부 중앙언론사는 남편이 당당히 육아 휴직을 신청해 6개월 동안 아이를 돌보는 것도 새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저의 경우 둘째 아이를 낳을 때 병원에도 못 가봤습니다. 둘째 아이가 세상에 태어난 날은 1995년 6월 27일로 첫 민선단체장을 선출하는 선거일이었습니다. 선거를 취재하다 결국 아들이 태어나는 것도 지켜보지 못 했던 것입니다.

그 당시 저의 데스크에게 출산 소식을 전하고 선거 취재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구했다면 100% 수용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데스크가 무서워 말도 못 건네고 병원에도 가지 못할 정도로 가정보다 일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했습니다. 요즘 타 언론사 선배 또는 저와 비슷한 연배의 기자들과 언론계 후배들에 대해 대화할 때 “우리 때는 안 그랬는 데…요즘 젊은 후배들은 이해가 안 돼”라는 푸념을 늘어놓게 됩니다.

그러나 이 말은 제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기자 시절에 선배들이 저같은 후배들에게 자주 했던 말입니다.

특히 그 때나 지금이나 기자사회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말은 “후배들이 선배도 몰라보고 인사도 안 한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인사를 잘 하는 후배는 아니었지만 최근 새까만 후배들이 제 얼굴을 빤히 쳐다볼 때는 기분이 상할 때가 있습니다.

충북지역의 경우 언론사가 급증하면서 기자 수도 대폭 늘어나 얼굴을 모르는 기자들이 한 두명이 아닙니다. 하지만 최소한 10년 이상 충북의 취재 현장을 지킨 선배 기자들이 있다면 후배가 먼저 다가와 자신을 소개한 후 인사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만약 후배들에게 먼저 인사할 것을 요구한다면 그 선배가 오히려 이상한 사람이 되지 않을지 우려되는 것이 솔직한 현실입니다. 지금 취재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기자들도 1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 이런 말을 할 것 같습니다.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요즘 후배들은 인사는 고사하고 아는 척도 안 해”/HCN충북방송 보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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