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욱 청사모 사무국장

“나는 별장이 필요 없다?!”
청남대를 ‘첫 공약이행’ 차원에서 충북도민에 이양한 노무현 대통령은 사뭇 아쉬운 표정이었다. 청남대 개방을 염원해 온 충북도민 역시 뜻밖의 신속한 선물에 일순 서운한 마음마저 들 정도였으니.
어쨌든 청남대를 양보한 때문인지 대통령이 ‘청해대’라는 제2의 별장을 이용하는 일이 발생했다. 어느 자리보다 힘든 중책을 수행해야 하는 대통령에게 만큼 편안한 가운데 국정 구상과 함께 심신을 추스릴 별장은 반드시 필요한 존재인지 모른다.

그렇다면 논리를 비약시켜 청남대의 필요성을 대통령께서는 다시 생각해 볼 계제가 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런 점에선 충북도나 청원군에서도 청남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청남대 개방의 범위와 내용은 문의면 일대를 관광지화 하도록 ‘규제’만 완화해 주는 정도면 되지 않겠는가. 대통령이 필요할 땐 언제나 사용가능한 청남대가 되도록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관리는 충북에서 지역발전을 위한 방향에서 챙기고 ‘휴가철에는 청와대로 임대’하는 방법은 어떨까. 충북인이 현명하다면 대통령과 청남대간 긴밀한 연관성을 스스로 단절시켜선 안된다. 청남대를 대통령에게 돌려주자. 다만 비수기에만 개방, 지역에 보탬이 되도록 해 달라고 부탁하자. 대통령이 머물지 않는 별장은 ‘대통령 별장’이 아니다. 만사가 그렇진 않지만 때론 베일에 싸여 있을 때 신비스러울 수 있다. 가끔 관광객들과 마주치는 청남대의 대통령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이런 문제에 대해 충북도에게 마라톤 토론을 가져볼 것을 제의하고 싶다. 중지를 모으다 보면 생각지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대청호의 상품을 개발해보자. 청남대 자체는 상징물이지, 상품화의 직접적 대상은 아니라고 본다.

청남대 주변을 관광지화, 먼발치에서나마 대통령 별장을 구경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별것 아니라는 인상을 남기는 것보다는 상품적 가치가 더 있고 또 보다 안정적인 효용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백악관은 그 안에 대통령이 있기에 유명 관광명소로서의 가치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청남대의 상품가치 개발에 고심하는 충북도는 상수도 보호구역이라는 한계속에서 특별한 아이템 발굴에 어려움을 겪을 지 모른다. 또 역대 대통령의 기념품 전시장 설치는 구상단계에서 반발에 부딪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이해가 부족한 주민들과 일부단체에서는 대통령이 ‘주민에게 돌려 주라’고 한 말을 액면 그대로 해석, 문의주민이 청남대를 직접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하는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어쨌거나 이 달 중순부터 유료화 되는 청남대의 상품적 가치는 어디에 존재하는 것인지를 우리는 신중히 재검토해야만 하는 시점을 맞고 있다. 대통령이 실제로 사용하는 별장이라야 청남대는 가치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재차 상기하고 싶다. 차제에 대통령께 “청남대를 이용해주세요”라고 요청하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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