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한시대 축조여부 정확한 고증 기대

삼한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가 삼국시대 이후에 만들어진 것으로 판명돼 역사 교과서에서 삭제됐던 충북 제천 의림지에 대한 재조사가 착수됐다.

제천시는 '제천 의림지 지질환경 및 자연과학분석 연구'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의뢰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20일 밝혔다.

의림지는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삼한시대에 축조된 국내 최고(最古)의 인공 저수지로 알려져 왔으나 2000년 진행된 충북대 박물관의 지질조사에서 축조연대가 '고려시대 이전'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의림지는 2002년 교과과정 개편 때 역사 교과서에서 사라지는 '굴욕'을 겪었다. 당시 제천시는 사적지정을 위해 의림지에 대한 지질조사 연구용역을 의뢰했었다.

그러나 정확한 제방축조 시기를 규명하기 위해 지난 17일 착수된 2차 조사에서는 충북대 박물관의 조사결과와는 다른 결론을 얻어 낼 수 있을 만한 시료가 채취돼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의림지 둑을 15m씩 2공을 시추한 연구팀은 채취된 시료 중 호수가 존재했음을 추정할 수 있는 호수 퇴적층을 발견했다.

8m 이상 깊이에서 발견된 호수퇴적층은 의림지가 습지 또는 연못 형태로 존재하다가 그 이후 인공연못으로 만들어졌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축조연대가 고려시대 이전 또는 삼국시대 보다 더 오래 전일 수도 있다는 추론을 이끌어 낼 만한 중요한 근거라고 시는 밝혔다.

연구팀은 내년 4월까지 진행될 이번 연구에서 의림지 주변 지질과 지형, 층위 조사를 위해 2공의 퇴적물 시추작업을 더 벌인 뒤 퇴적물 입도분석, 유·무기 지화학 분석, AMS 연대측정(방사성동위원소측정) 등의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정확한 의림지 유적 형성과정의 지질학적 규명을 통한 문화재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재조사를 실시하게 됐다"면서 "내년 6월께 이번 연구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의림지 등 3개 인공저수지에 대한 삼한시대 축조설은 이미 역사학적으로 근거가 미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번 연구에서는 의림지가 국내 최고(最古)의 인공저수지임을 규명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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