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제인들이 뜻을 모아 최초로 건설한 그랜드 골프장이 지난 20일 제 18기 주총을 개최했다. 본보는 그랜드 CC 주총을 앞두고 일부 소액 주주들의 불만과 골프장측의 지나친 사익 추구에 의한 회원들의 역차별 문제 제기에 대해 취재를 벌였었다.
그런데 이에 대한 그랜드 CC의 태도가 황당했다. “왜 사기업에 대해서 간섭하느냐. 누가 그런 소리를 하느냐.”며 취재 거부 태도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어떤 사안에 대해 취재를 할 때는 관련자에 대한 반론권이 주어져야 하는 것은 보도의 기본이다. 그런데 그랜드 CC는 사실 확인조차 거부함으로써 취재 자체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가 분명했다. 물론 이는 취재 기자의 접근 기법의 문제 또는 노력의 미흡으로 치부될 수 있지만 ‘사기업임을 내세워 벽을 치고있는 그랜드 CC의 오만함’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못해 응대에 나선 한 간부는 “올들어서는 그린피를 인상한 적이 없다.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며 끝까지 버텨 2, 3차례 더 다른 부서로 확인해야 할 만큼 비 협조적이었다. 주주총회 당일 사진기자는 문전 박대 당했다.
그랜드 CC의 대주주는 충청일보 사주인 임광수회장이라는 점에서 임회장과 그 기업의 언론관의 일단을 드러낸 것으로 보여져 씁쓸함을 더했다. 그랜드 CC는 이익을 추구하는 사기업이라고 하지만 1400여명에 달하는 회원제 골프장일 뿐만아니라 지역 사회에 공익을 위해 노력한다는 취지로 당초 출발한 설립 배경까지 가지고 있다. 이익 추구도 회원을 비롯한 다중의 이용에 의해 이루어지는 체육시설로써 그 이용 및 시설에 관한 법에 의해 영위되고 있다.
그런 골프장이 ‘사기업에 왜 언론이 관여하느냐’는 태도를 견지하고 나서는 것은 사회적 범위와 관계를 망각한 처사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는 같은 계열사 충청일보를 방패막이로 여기고 있는데서 나온 태도가 아닌지 의문을 갖게 한다.
얼마전 미국의 뉴욕타임즈 러스 루이스 사장은 “엔론 사태를 유발한 요소 중에 언론이 경보음을 울리지 못한 것도 책임이 크다”는 반성문을 워싱턴포스트지에 기고하여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바 있다.(본보 2월9일자 미디어비평) 이때 루이스 사장은 “엔론 파멸의 용의선상에는 경영진, 정부기관, 회계사, 정치인, 변호사들이 올라 있지만 언론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언론이 이제는 정부 권력에 버금가는 권력으로 떠오른 기업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갈파하고 있다.
그랜드 CC측은 루이스 사장의 얘기를 어떻게 해석할지 모르겠지만 언론의 취재에 대해 ‘사기업에 왜 간섭...’운운에 대한 대답으로 들고 싶다.
거액의 공적 자금을 집어삼키고 파산한 (주)태양생명보험과 같은 기업이 더 이상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는 대답도 곁들이고 싶다. (주)태양생명보험을 비롯한 지역의 파산 금융재단의 파멸에는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하지 못한 지역 언론의 책임도 있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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