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장애인연대 김상윤 씨

▲ 여성장애인연대 김상윤씨사진=육성준기자
“저는 제가 살기 위해서 일 했던 것 뿐 인데요. 인터뷰는 좀...”
한참 실갱이 끝에 인터뷰에 응해주기로 한 김상윤(32)씨를 도청 쉼터 공원에서 만났다.

멀리서 걸어오는 모습은 한눈에 보아도 불편해보였다. 김씨는 선천성 지체 장애3급인 장애인이다. 하지만 “안녕하세요.” 라는 당찬 첫 마디에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10년 전 대학을 일반인들과 함께 다닐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했던 김상윤 씨는 졸업하던 해에 비록 자그마한 영세회사였지만 단순노동자로 취업을 했다.

하지만 차일피일 미뤄지던 월급도 받지 못하고 퇴사를 하게 됐다. 체념과 실망으로 1년을 방황하던 때 여성장애인연대라는 곳을 알게 됐다. 장애인이라는 것에 본인 자체도 편견을 가지고 있던 차라 용기가 없었지만, 결국 살기위해서 참여하게 됐다.

현재 김씨는 여성 장애인 성폭력 상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장애인 성폭력이 경찰서에 신고 접수되면, 김씨의 일이 바빠진다. 경찰서에서 상담지원요청 의뢰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1년에 장애인 성폭력신고 70여건정도가 신고접수 되고, 성폭력 상담지원이 700번 정도 이뤄진다.

“장애인들에게는 평범한 사건은 없어요. 70여건 모두 황당한 사건들뿐이죠. 옆 동네 사는 할아버지가 지적장애인 집을 가지 집처럼 오가며 상습적으로 성폭행한일도 있었어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주위사람들에게 무관심으로 방관되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잦게 일어난다. 성폭력 예방은 사람들의 관심만으로도 충분히 줄 일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김씨는 성폭행 사건이 일어나면, 상담뿐만 아니라 피해자 주변사람에게 이해를 구하고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며 더 많은 시간들을 보낸다.

김씨는 상담하면서 만난 성폭력피해자들과 가끔 연락하면서 친구처럼 지낸다.
“친구들과 그냥 수다 떠는 거죠.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 한 적이 없어요. 저도 가난해서 먹고 살기위해 일하기 때문에 삶이라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일해요”

김씨는 9년째 여성 장애인 연대 활동가로 일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들의 삶을 그린 책으로 출판업에 뛰어들 계획도 세우고 있다.

“장애인도 단순노동이 아닌 정식 출판업으로 자립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장애인들이 빵을 만들었다면, 팔리지가 않지만 책은 그렇지 않아요. 꼭 이윤을 내서 참여한 분들과 똑같이 분배 할거 예요.” 라며, 흐뭇한 미소를 띄웠다.

장애인 연대에는 소외당하는 일도 없고 편견이 있는 사람들도 없다. 오히려 일반사람들보다 밝고 정겹다. 그래서인지 김상윤 씨는 자신감이 충만했다. 그녀는 너무 밝았다. 그리고 예뻤다.

“‘진짜 장애인은 몸이 불편해서가 아니라 마음의 장애인이이다’ 라는 말로 위로 해주시는 주위 분 들이 종종 계시는데 난 그런 말들이 싫어요. 저는 어떤 부분도 장애인이 아닙니다. 단지 조금 불편할 뿐 이지요“하며” 다음에는 소주 한잔 하죠“ 하자는 김씨에게 건강한 기운이 넘쳐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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