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칭 위 남녀평등 꿈꾸는 여민회 이지영 조직국장

‘여성운동을 하는 NGO에도 남성 상근활동가가 있기를 바란다’면 꿈같은 얘기일까? ‘말도 안 된다’고 손사래를 치는 사람도 있겠지만 머지않은 미래의 일일 수도 있다. 충북여성민우회(이하 여민회) 이지영(37) 조직국장은 그런 꿈을 꾸고 있다. 실제로 현재 여민회 회원의 30%는 남성이라니 꿈이 제대로 영글고 있는 셈이다.

▲ 여성민우회 이지영 국장 / 사진=육성준 기자
이 국장은 “여성운동을 단순히 여권신장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남성들이 역차별이나 박탈감을 느낀다면 오히려 더디 갈 수도 있다. 여성운동의 궁극적인 목적은 남녀가 공히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것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이 국장이 ‘남녀평화’만을 꿈꾸는 이상주의자는 아니다. 아직도 우리사회 곳곳에서 여성이 차별받는 현장이 상존하고, 이에 대해 미시적(微視的)인 시각으로 늘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민회와의 인연도 그렇게 시작됐다.

100% 서울 토박이인 이 국장은 서울에 있는 한 교회에서 지금의 남편 이병화씨를 만났고, 남편이 ‘고향인 청주로 내려가서 활동을 해야겠다’며 귀향을 결정한 뒤에도 당분간 주말부부로 지냈으나 아이가 생기면서 2002년 청주에 정착하게 됐다. 이 국장은 2003년 여민회 부설 여성노동법센터에서 주최한 노동법세미나를 들으며 여민회에 발을 들여놓았고, 2005년 상근활동가가 되면서 고용평등상담실장을 맡았다. 

이 국장은 “상담활동을 하면서 직장 내 성희롱, 임금 체불, 채용 시 용모 판단 등 사회적 부조리가 심각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이 국장은 2008년 충북대 사회학과 대학원에 진학해 ‘중소기업이나 서비스업종 등에 종사하는 여성노동자의 법적 권리 확보’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2006년 사무국장을 거쳐 2007년부터 조직국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 국장은 그야말로 ‘시키면 한다’는 식으로 묵묵히 일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생활협동조합 등 새로운 분야도 가리지 않겠다는 태세다.

조직국장이 된 이후에는 회원들을 손님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생일문자메시지’ 보내기 등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고 있다. 그 중에서도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100날 기쁜 날’은 이 국장이 추진하는 역점사업이다. ‘이사에서 신입회원까지 100명의 회원을 인터뷰해 연재하는데, 그들을 만나는 100일은 모두 기쁜 날’이라는 것이 기획의도다. 미소가 환한 이 국장을 인터뷰한 날도 기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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