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포장마차·놀이동산 소음 불편 호소에 무관심 일관

제천시가 한방약초웰빙, 영화음악 등 천혜의 자연환경에 어울리는 새로운 관광 아이템들을 속속 발굴하며 중부내륙권 최고의 관광 명소로 발돋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지역의 대표적 관광 명소로 꼽히는 제천1경 의림지만은 유독 해묵은 민원사항조차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등 행정기관이 무관심으로 일관해 주민과 관광객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 제천1경으로 시민과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의림지가 주변 놀이공원 소음과 불법 포장마차 영업 등으로 민원을 양산하고 있다. 제천시의 성의 있는 조치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불만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대 관개시설로서 수백 년 묵은 노송과 수양버들에 둘러싸여 있고 영호정(暎湖亭), 경호루(鏡湖樓) 등 정자가 운치를 자아내며 제천시민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의림지는 제천을 대표하는 관광 1번지다.

그러나, 이 일대에는 위생상태가 극히 불량한 불법 포장마차들이 성행한 지 오래고 저수지 위쪽의 놀이동산에서는 하루 종일 시끄러운 소음이 흘러나와 휴식을 취하려 이곳을 찾은 주민과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포장마차의 불법 영업과 관련해서는 〈충청리뷰〉도 수 차례에 걸쳐 문제점을 지적했고 언론뿐 아니라 주민과 관광객, 주변 상인들의 민원도 끊임없이 제기돼 왔지만, 시는 여전히 마이동풍으로 일관하고 있다. KT의 통신 선로가 뚝방을 따라 저수지를 횡단해 수년 동안 자연경관을 훼손해온 데 대해서도 당국이 조치를 취하지 않아 주변 상인과 관광객의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에는 유원지가 휴식과 재충전의 공간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주변 놀이동산의 소음 문제도 부각되기 시작했다.

성모 씨(여)는 지난 7월 30일 제천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와 관련한 민원을 제기했다. 아이들을 둔 주부라고 밝힌 성 씨는 “지난 일요일(7월 27일) 서울에서 손님이 내려오셔서 같이 저녁도 먹고 의림지를 구경시켜드리느라 P랜드 앞에 주차를 하고 저수지를 한 바퀴 산책했다”며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과 같이 걷는데 놀이동산에서 나오는 소음이 얼마나 크던지 저수지 반대에까지 쩌렁쩌렁 들려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성 씨는 특히 당시 놀이동산에서 나온 소음이 단순히 소음 수준을 넘어 저질스럽고 상스러운 표현까지 있었다는 데 문제를 제기하면서 “제천을 대표로 하는 유원지에서 쌍스러운 말을 내뱉으면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라고 그러는지 업주가 상당히 의심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문제는 의림지 소음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는 데 있다. 놀이동산이 생긴 이후부터 영업 시간 내내 시끄러운 소음이 확성기를 타고 의림지 주변을 쩌렁쩌렁 울려대고 있지만, 이를 단속해야 할 제천시는 뒷짐만 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시민 권모 씨는 “지난 번 내가 의림지 소음과 관련해 (시 인터넷 홈페이지에 민원을) 올린 적이 있는데 그때 답변이 계도하여 쾌적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며 “그런데 근래 나를 포함해 계속적으로 의림지 소음 관련 민원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오고 있는 것은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권 씨는 이 같은 문제들의 원인이 “그저 앉아서 올라오는 글에 답만 달아가는 편의주의”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내가 답변을 받은 이후 2건의 건의가 올라오고 있다. 그렇다면 더 이상 쓸 말도 할 말도 없는 것 같다”며 제천시의 무사안일한 탁상행정을 꼬집었다.

한편 의림지는 오는 14일부터 19일까지 개최되는 제천국제영화음악제의 행사 공간으로도 활용될 계획이어서 시민들이 반복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각종 민원들에 대한 제천시의 성의 있는 조치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제천시 관계자는 “놀이공원 소음 문제는 회사 측에 개선을 요구해 시민들이 의림지를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며 “불법 노점 행위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단속을 펼치겠고, 특히 국제영화음악제 행사 기간을 맞아 대목을 노린 포장마차 영업이 기승을 부리지 않도록 행정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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