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 양채·청풍 고추장 등 웰빙 특산품 가득한 휴양지 ‘각광’

조선시대 3대 약령시이며 중부내륙권 최대의 약초 집산지인 제천. 제천은 이제 약초의 고장을 넘어 세계 한방산업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2년 앞으로 다가온 2010 세계 한방바이오엑스포는 한방 바이오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정부 승인을 받은 행사다. 이제 “약초 하면 제천, 제천 하면 한방”이라는 말이 세계에 통할 날도 멀지 않았다. 인류의 해묵은 과제인 무병장수의 꿈이 제천에서 꽃필 날을 고대한다.

제천 약초가 품질과 가격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는 데에는 이 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자연적 특색이 한 몫 하고 있다. 기후적으로는 일교차가 매우 큰 고랭지 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다 석회암 사질 토양은 약초의 성장을 촉진하고 약효를 증대한다.

▲ 제천은 한방차와 한방화장품 등 한방산업을 선도하면서 웰빙생활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정서에 다가가고 있다. 사진은 제천한방건강축제.
특히 웰빙 열풍이 몰아치고 있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지자체와 기업들이 약초의 집산지인 제천에서 한방산업을 주도해 온 점도 주효했다. 한방차와 한방화장품, 한방목욕용품, 약초 향제품 등을 선도하면서 품위 있고 건강한 생활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정서에 다가가고 있다.

제천은 사과로도 유명하다. 북한 진출 국내 1호인 ‘제천 금강산 사과’는 차령산맥과 소백산맥의 중간에 위치한 지역 여건 상 당도를 결정하는 일조량이 풍부하고 일교차가 커서 맛과 향이 뛰어나다. 1980년대 충주댐이 건설된 이후로는 사과의 당도와 품질 면에서 제천이 새로운 명품 사과의 대체지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제천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특산품이 또 하나 있으니, 덕산 양채. 대표적 청정 지역인 덕산면에서 생산되는 양채는 각종 농산물 품평회와 일본 수출을 계기로 시장을 향해 무섭게 질주하고 있는 제천의 떠오르는 ‘블루칩’이다. 덕산 양채 역시 일교차가 큰 제천의 기후적 특성 덕에 아삭아삭 씹히는 채소 맛이 일품이다.

일반적으로 생산, 판매되는 고추장과는 달리 갈은 홍고추로 담가 영양소가 풍부하고 화학 조미료도 사용하지 않은 청풍 생고추장은 늘어지는 여름 더위를 확실하게 날려버릴 제천의 히든 카드다.
제천의 이 많은 특산품들은 어디에 가면 만날 수 있을까?

▲ 박달재
▲ 문화재단지전경
뭐니뭐니해도 제천역 5일장과 ‘덕산 풍물뎐’은 잊었던 향수와 구수한 즐길거리, 그리고 색다른 맛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제천만의 명물이다. 3, 8로 끝나는 날짜마다 제천역 주변에서 펼쳐지는 제천역 5일장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형형색색의 물건들과 관내 읍면에서 몰려든 싱싱한 햇것들을 만끽할 수 있는 이색 공간이다. 양채나 약초 같은 질 좋은 지역 특산품의 직거래를 위해 4, 9로 끝나는 날마다 덕산면 소재지에서 열리는 덕산 풍물뎐은 ‘전(廛)’을 구개음화가 이뤄지기 전인 ‘뎐’으로 표기한 데에서도 눈치챌 수 있듯 사라져가는 제천의 풍물들이 물건마다 생경하다.

이 밖에도 제천에는 직접 특산품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들도 많다.
대표적인 곳이 약초생활건강. 약초생활건강은 이 지역에서 채취한 흙, 나무, 약초 등의 천연 물질에서 추출한 자연 친화적인 염료를 이용한 염색으로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색을 연출하고 있는 곳이다.
금수산 자락이 병풍처럼 넓게 펼쳐 있고 앞으로는 청풍호 물줄기가 시원하게 어우러진 곳에 있는 산야초 마을에서는 약초 배움터, 약선음식 만들기 등의 체험이 가능하다.

계곡에서 불어오는 산뜻한 바람과 맑고 시원한 물이 있어 좋은 학현여름마을은 가족이나 친지들과 함께 여름 농촌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1만 9000여㎡에 조성된 명암산채단지에는 산촌문화센터, 주민건강센터, 웰빙 테마 숙박시설 등이 조성돼 산채와 건강을 테마로 하는 휴식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

▲ 금수산
▲ 가은산과 옥순대교
제천에 오면 꼭 먹고 가야 하는 음식 중에는 지역에서 난 산나물을 적당하게 삶아낸 후 갓 지어낸 오곡밥에 비벼먹는 약초비빔밥이 있다. 또 땀을 많이 흘려 기운이 떨어질 때 먹으면 좋다는 황계탕, 현대의 맛과 전통이 어우러진 동궁한정식, 깊고 맑은 1급수에 서식하는 쏘가리와 황기가 어우러진 황기쏘가리매운탕도 제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여름의 별미다.

든든히 배를 채운 다음 가족, 친지, 연인, 친구들이 손에 손을 잡고 떠나는 역사탐험은 제천의 진면목을 경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길거리다.

제천10경 중 제1경으로 국가지정문화재(명승 제20호)인 의림지는 우리나라 최고의 저수지다. 호수 주변에 영호정과 경호루를 비롯한 수백 년 된 소나무와 수양버들, 30M의 용추폭포, 인공폭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충북 제일의 고갯길로 박달도령과 금봉낭자의 애절한 사랑이 전설로 남겨져 있는 박달재. 그곳에는 365일 ‘울고 넘는 박달재’의 구슬픈 가락이 전설 속 주인공들의 못다 이룬 사랑을 더욱 애절히 웅변하고 있다. 박달도령과 금봉낭자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세워진 100여 개의 목조각과 상징 조형물(8점)은 박달재의 대표적 명물들이다.

남한강 상류에 위치한 청풍은 선사시대 문화의 중심지로서 구석기시대의 유적이 곳곳에서 발견될 만큼 유서 깊은 고장이다. 충주댐 수몰 후 새로 조성한 청풍문화재단지에는 보물, 지방유형문화재, 비지정문화재 등 53점의 문화재와 유물전시관 등이 있다.

청풍으로 발길을 재촉했다면 문화재단지 바로 아래 나루에서 유람선을 타는 것은 필수 코스. 옥순봉과 구담봉의 멋들어진 석벽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청풍호의 푸른 물결과 바람을 만끽하다 보면 한여름 무더위도 범접할 수 없다.

청풍호반을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자리에는 보기만 해도 가슴 뛰고 마음 졸이는 번지점프장이 있다. 파일럿의 비상탈출 느낌을 그대로 살린 이젝션시트, 40M상공에서 아주 거대한 그네를 엎드려 타는 듯한 빅스윙까지 곁들인다면 만점짜리 휴가를 보낸 셈이다.

불황과 고유가가 서민의 발목을 붙잡는 올 여름 바캉스를 제천에서 갖는다면 가장 경제적이면서도 가장 즐거운 피서의 보람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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