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오제세 의원 정책위, 최고위원 관심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 김종률- 당대변인

 충북 8석 가운데 6석을 석권한 민주당 의원들의 꿈이 옹골차게 영글고 있다. 원내대표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홍재형(청주 상당) 의원과 정책위원회 의장으로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변재일(청원) 의원만이 아니다.

요약해서 정리하면 이시종(충주)·오제세(청주 흥덕을) 의원도 정책위 의장에 뜻이 있고, 노영민 의원은 원내수석대표 정도라면 기꺼이 맡을 용의가 있다. 열린우리당 붕괴와 대선 참패 과정 속에서 그야말로 비상정국용 원내대변인으로 활약해온 김종률(증평·진천·괴산·음성) 의원도 당대변인 제안을 받고 고민 중에 있다.


이들의 뜻대로라면 ‘전 의원의 간부화’가 이뤄지겠지만 물론 현실은 희망과 다소 차이가 있다. 현재로서는 수도권의 원혜영(부천 오정)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됐고, 호남의 정세균(진안·무주·장수·임실) 의원이 수도권 추미애 의원, 정대철 고문과 당권을 겨루고 있는 상황에서 충청은 ‘절대 의석의 빈곤이라는 숫자놀음’에 밀려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으로 당대표와 원내대표라는 ‘투톱’을 제외한 당직과 국회직에서는 충청권이 끼어들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희망을 찾을 수도 있다. 텃밭인 호남은 그렇다 치고 수도권에서 참패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에게 단 한 석만을 내준 충청이 갖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충청권 의원들은 원내대표 경선에서 나섰던 홍재형 의장이 주장했던 것처럼 “한나라당이 수도권 규제 완화를 추진할 것이 뻔한 상황에서 비수도권 의원이 당직을 맡아야만 대립각을 세울 수 있다. 전국정당이라는 명분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충청권을 앞세워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우리도 당직을 맡고 싶다”
이시종 의원은 최근 당직·국회직과 관련한 언론보도에서 특정 의원들의 이름만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 “나도 당직을 맡고 싶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 의원은 “지금 뭐라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국회상임위원장이나 최고위원 지명직 등이 있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특히 일부 의원들이 자가발전으로 언론에 이름을 올리는 것에 대해 견제하는 듯 “각자 개인의 생각도 있겠지만 충북의원들이 공동으로 논의를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는 견해를 분명히 했다. 이 의원이 바라는 상임위는 국토해양위. 그러나 17대 국회에서도 건설교통위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가능성에 대해서는 스스로도 회의적이다.

일부 언론에 정책위 의장 하마평이 거론된 오제세 의원도 “아직까지 ‘정책위 의장을 하고 싶다’고 주변에 얘기한 적은 없다. 또 실력이 되는지도 모르겠다”고 운을 떼면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열심히 해보겠다. 하라면 하고 못할 것도 없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 의원이 희망하는 상임위는 기획재정위원회다.

원내수석부대표 호남행 결정됐나?
홍재형 의원이 원내대표 입성에 실패했지만 원내대표 이상으로 실속이 있는 자리가 원내수석부대표다. 원내부대표는 대개 3~4명 몫으로 주어지지만 이 중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수석부대표 한 사람이다.

현재 충북 국회의원 중에는 노영민 의원이 원내부대표로 거론되지만 노 의원은 수석부대표가 아니라면 그리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여야협상권이 사실상 수석부대표에게 있고 원내대표는 이를 공표하는 ‘얼굴마담’ 정도이기 때문에 수석부대표는 누구나 욕심을 낼만한 자리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수석부대표 자리가 호남 의원에게 갈 확률이 높다. 이름까지 거론하면 전남 순천의 서갑원 의원이다. 수도권과 충청, 호남의 대결양상으로 실시된 원내대표 선거에서 수도권의 원혜영 후보가 호남표를 흔들기 위해 서 의원과 파트너 관계에서 선거를 치렀기 때문이다.

노영민 의원실 관계자는 “원내대표 선거 시 이미 세 규합이 이뤄졌고, 원혜영 의원의 당선으로 수석부대표는 이미 정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노 의원의 경우 이미 원내부대표를 여러 차례 지냈기 때문에 수석부대표가 아니라면 굳이 맡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노 의원이 염두에 둔 상임위는 지식경제위원회. 

대변(代辨)은 김종률로 통한다
탄핵역풍이 결국 열린우리당 바람으로 몰아친 17대 총선에서 느닷없이(?) 나타나 재선의 정우택 의원을 낙마시킨 김종률 의원은 17대 의정활동 과정에서 사실 지역언론 보다 중앙언론에 이름이 더 많이 오르내렸다. 베트남에 도피중인 김우중 전 대우회장을 만나 귀국을 설득해 화제가 되는가하면 지난 대선 과정에서는 BBK 사건과 관련해 이명박 저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당의 위기 상황 속에서 원내부대표 가운데 공보부대표로 활약한 김 의원은 현재 당대변인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언론에 구분 없이 등장하는 정당의 대변인은 원내대변인 성격의 공보부대표와 당대변인으로 나눌 수 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당내에서 앞으로 ‘당대변인을 맡아달라’는 요구가 있지만 아직 결심을 내리지 못했다”며 “지난 총선에서 유권자들과 ‘지역구에 충실하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당의 일정에 따라 움직여야하는 당대변인을 맡기에는 다소 부담이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소속 상임위로 기획재정위원회나 국토해양위를 희망하고 있다. 김 의원은 그러나 “만약 대변인을 맡게 된다면 지역구 연관성이나 다소 부담이 덜한 농업관련 상임위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밝혀, 내심 당대변인 자리를 곁눈질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모두의 꿈은 ‘상임위원장’
당직도 당직이지만 모든 국회의원들이 한결같이 소망하는 것은 국회 상임위원장이다. 민주당은 특히 여당의 지위에 있던 16~17대와 달리 여대야소 정국에서 야당의 처지에 있기 때문에 상임위원장 자리가 갖는 의미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도내 민주당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자리를 꿰찰 가능성은 한마디로 말해 희박하다.

여·야 협의가 끝나봐야 알겠지만 14~15개 상임위 중 민주당 몫으로 돌아올 상임위가 많아야 5개 정도일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당 내부에서 ‘3선 이상 의원 가운데 한 번도 상임위원장을 맡지 않은 의원’에게 자리를 배분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 원칙대로라면 도내 국회의원 가운데 유일한 3선 이상이 홍재형 의원에 불과한데다, 홍 의원의 경우 이미 예결위원장을 맡았던 경력이 있어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홍재형 의원실 관계자는 그러나 “아직 원내대표들끼리 협의도 하지 않았는데, 섣불리 예단할 필요는 없다”면서 “상임위원장 자리를 마다할 사람이 있겠냐, 홍 의원 원내대표 선거에서 낙선했지만 실보다는 득이 많았다. 충청권 의원들에게도 ‘하면 된다’는 것을 보여줬고, 당에도 쇄신해야 한다는 충격을 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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