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 자살, 과다채무와 병원운영 악화가 원인인 듯

음성성모병원 오동성원장이 음독 자살해 병원 관계자들과 의료인 지역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오원장은 24일 병원 이사장실에서 마취제 혈관주사를 투약한 후 농약(그라목션)을 마셔 자살을 기도 천안 순천향병원으로 후송 치료도중 숨졌다.
오원장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은 과다채무와 병원운영 악화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오원장은 지난 20일 노조에 경영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임금삭감과 병원 정상화 방안에 대해 호소했으며, 채무변제 요구에 시달려 20일부터 23일 오후까지 잠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밤 11시30분께는 병원노조 사무실에서 노조 관계자를 만나 채권 및 재산 양도계약서 및 통지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병원노조측은 채권 및 양도계약서 및 통지서를 근거로 다음날 공증인가 중원종합 법무법인으로부터 확정일자를 받았다.

계약서 및 통지서에는 병원내 소재한 비품 의료장비 공구 차량을 비롯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급받는 산재보험 진료비 수입 전액과 음성군청으로부터 지급받는 의료급여 진료비수입 전액을 체불임금 및 퇴직금중 임금 채권보장법 상 보호받을 수 있는 ‘체당금’을 제외한 잔액의 채무를 변제할 목적으로 병원노조 지부장에게 양도하였다고 명시되어 있다.
병원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오원장은 채권 및 재산양도 계약서 및 통지서를 작성할 당시 채권단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 채권 양도계약서를 줄테니 내가 죽으면 직원들 퇴직금 등으로 사용하라 그래도 조금은 부족할 것이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오원장의 채무는 보건복지부 차관을 비롯해 제약회사 약품대금과 사채 등 1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오원장의 채무는 노조 파업 등으로 경영상태가 악화된 상태에서 병원 폐업과 매각을 놓고 고심중이던 김상태씨(전 음성성모병원 이사장)로부터 2002년 6월 누적적자를 포함해 82억원에 병원을 인수하면서 발생했다.
병원 인수후 전년도 노조파업으로 인한 이미지 실추가 경영악화로 이어지면서 부채가 늘어났고 최근에는 만기도래어음을 제때 결재하지 못하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올 2월부터 5월까지 임금 지연지급으로 인해 노조측으로부터 충주노동사무소에 3회에 걸쳐 고발을 당하기도 했으며 현재 5월분 임금 3억5000만원이 미지급 상태에 있는 등 심한 자금난에 봉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원장의 죽음을 맞은 음성성모병원은 의사와 노조원들은 일손을 놓고 비상운영체제가 가동되지 않는 등 아무런 대책도 마련되어 있지 않아 지역의 응급의료체계가 붕괴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들은 오원장 사망이후 진폐환자를 제외한 입원환자들을 충주소재 중앙병원 등 인근 의료기관에 의뢰 이송조치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입원환자 전원을 타병원으로 전원 이송할 계획이라는 것이 전부다.
수사기관 관계자와 지역민들은 “오원장의 죽음은 과다한 채무도 문제거니와 노조에서 물러나지 않고 경영수지도 맞지 않아 죽음을 택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원장을 잃은 음성성모병원은 사실상 폐업절차를 밟고 있으며 채권회수를 위한 경매가 진행되면 인수자에 의해 용도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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