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세평> 이광희 우리신문대표

작년 7월 1일부터 민선 3기가 시작되었으니 꼭 1년이 되었다. 출범 1주년쯤 되면 자치단체장들의 평가가 뒤따라야 할 때라서 굳이 거론하고자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나는 지금의 도지사와 청주시장이 왜 단체장이 되려 했는지 묻고 싶다. 한마디로 실망스럽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엔 그렇다. 뭐가 중요한지, 시민들이 뭐 때문에 어려워하는지를 잘 모르는 것같다. 분권은 강조하면서 민선3기쯤 되면 정착되었을 법한 자치의 중요성을 그들은 여전히 간과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우선 청주시장은 청주시 조례안으로 통과된 청주시민의 날을 은근슬쩍 넘겨 버렸다. 문제가 될 듯 싶으니까 조례폐지 조례안을 시민의 날이 이틀쯤 지난 후에 상정하였다. 이에 대한 사과도 뭐도 없다. 또한 현 시장의 당선을 위한 구체적인 공약으로 여겨지는 ‘재래시장을 살리겠다’는 약속도, 마구 들어서는 대형마트앞에 속수무책에다가 대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원흥이 방죽 두꺼비와 원흥사의 문제가 청주시민 최대의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데도 토지공사의 논리 이외에 정작 지켜 줘야할 시민들의 정서를 단 한 발자욱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청주시민들의 자치를 조직하기 위한 노력도 비젼도 없어 보인다. 단지 시민들의 자발적 아우성만 존재하는 곳이 오늘의 청주다.

도지사는 또 어떠한가? 충청북도 향후 100년의 미래를 좌우할만한 행정수도의 충청권유치가 목전에 닥치고 있음에도 충북도민들의 하나된 목소리를 모아내지 못하고 대세에 순응하듯 몇 개의 단체를 만들어 이러저러한 간담회와 형식적인 타당성을 알리는게 고작이다. 첫 당선이 되고 나서 1년쯤 지난 후에 IT, BT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열성을 보여주던 그 때와 지금의 모습이 다른것 같다. 전국 최고의 인터넷 충청북도를 건설하겠다는 의욕적인 모습도 두 번 당선되고 난 후부터는 희석되는 느낌이다.

지금 충북도민들은 엄청난 불경기에 신음하고 있다. 어려워도 뭔가 장밋빛 청사진을 내밀고 함께 해보자고 하면 그래도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함께 할 용의가 있는 사람들이 우리네 충청북도의 사람들이다. 무소신과 관성만으로 주민을 상대하는 행정은 자치시대에서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다. 그들 단체장들이 책임져야 한다. 왜냐고? 누구도 지금은 책임지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민들과 함께 할줄 모르고, 주민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방식을 모르고, 주민들의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모르는 민선3기 1주년을 맞이하면서 나는 그들에게 왜 단체장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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