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열차서 대륙횡단열차까지 한걸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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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열차서 대륙횡단열차까지 한걸음에…
  • 권혁상 기자
  • 승인 2008.01.1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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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아이디어 뱅크’대통령 전용열차 디자인 의뢰받기도
코레일 베이징올림픽 남북응원열차 공모전 당선 '쾌거'
오는 6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인터넷 사이트가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부산에서 출발한 남북응원열차가 평양을 거쳐 베이징까지 운행할 예정이다.

최초의 한국형 '대륙횡단열차' 운행 소식이 지난해 11월 코레일의 공식발표로 알려지자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젊은층에서는 올림픽 경기 현지응원에 관심이 큰 반면 장년층에서는 꿈에 그리던 북녘땅을 가로질러 달리는 통일여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역사적인 통일-올림픽 대륙횡단열차 운행을 앞두고 청주시 신봉동에 위치한 (주)이상 커뮤니티(대표 천문수) 사무실이 분주해졌다. 실내 인테리어 및 전시디자인 전문회사인 (주)이상 커뮤니티가 바로 대륙횡단열차의 실내 인테리어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걸어다니는 아이디어 뱅크인 천문수 대표(43)는 이미 3년전 영동 와인열차를 만들어 국내 처음으로 테마열차 인테리어 분야을 개척한 주인공.

(주)이상 커뮤니티 천문수 대표

“그건 내 아이디어만은 아니고요, 영동 와인코리아 윤병태 사장님과 함께 일본의 포도 주산지인 야마니시현을 방문하면서 구상하게 된겁니다. 일본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포도주 공장을 견학하고 직접 제품을 구입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죠. 그래서 영동까지 와인 애호가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수단으로 생각해 낸 것이 와인열차였습니다"

지난 2006년말 코레일을 가까스로 설득해 서울역-영동역 운행을 시작한 와인열차는 인기가 폭발해 2개월만에 열차를 4량으로 늘려 주 2회씩 운행하고 있다. 1인당 7만~8만원의 비용으로 환상적인 와인열차 여행과 난계국악원, 포도주 만들기 체험까지 할 수 있어 20대 연인부터 중장년층 모임까지 호응이 높다.

와인열차디자인, 청와대 알려져
특히 포도나무 터널과 와인토굴처럼 꾸민 실내 디자인과 안락한 소파형 의자를 갖춘 와인열차는 주변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소문은 청와대까지 닿아 지난해 8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주)이상 커뮤니티는 대통령 전용열차 실내 디자인까지 의뢰받게 됐다.

"작년 8월초 남북정상회담 일자를 발표한 직후 연락이 왔었죠. 우리 회사가 와인열차를 디자인한 사실을 알고 연락을 했는데, 견적서를 보내달라고 하더군요. 믿기지 않는 영광이었죠, 대통령 전용열차를 디자인한다는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북한에 큰 수해가 나면서 일정이 연기됐고 10월에 육로를 통해 방문하는 것으로 변경되면서 통일열차 디자인은 물거품이 됐어요. 하지만 올해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북한을 통과하는 통일열차를 결국 우리가 디자인하게 됐네요"

▲ 서울-영동을 주 2회 운행하는 와인열차는 향토기업 와인코리아 뿐만 아니라 영동군의 인지도까지 높이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이상 커뮤니티가 디자인한 와인열차 내·외부의 모습
코레일 전국 공모에 5대1 경쟁뚫고 당선

(주)이상 커뮤니티는 지난해 8월 코레일의 대륙횡단열차 제작 공모에 (주)로윈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5개 경쟁업체를 제치고 당선됐다.

(주)로윈이 차체 내부시설을 맡고 (주)이상 커뮤니티가 인테리어와 디자인을 맡게 됐다. 장거리 여행(부산-베이징 30시간 이상 예상)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대륙횡단열차는 호텔식 침대차(7량) 식당차(2량) 이벤트차(1량)등 총 10량으로 구성된다. 침대차는 특실, 일반실로 나눠지고 2개로 편성된 열차는 1회 운행에 A타입 73명, B타입 144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

이용승객이 한정된데다 개성-평양-신의주-압록강을 잇는 남북 관통열차라는 역사적 의미 때문에 코레일로 예약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코레일은 북한, 중국과 열차운행에 관한 모든 협의가 끝나는대로 인터넷 예약을 받을 예정이다. 여행비용은 특실은 항공요금보다 높고 일반실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아프리카에서는 침대열차를 이용한 국가간 여행이 일반화돼 있습니다.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로 유명한 오리엔트 특급열차도 프랑스 파리에서 터키 이스탄불까지 연결된 세계 최초, 최대의 특급열차였죠. 베이징올림픽 응원열차는 중국 국경을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개인여권이 필요한 국내 최초의 여권열차로 기록될 겁니다. 특히 금강산·개성관광 등 민간교류가 활성화되고 있는 남북관계에서 육로보다는 철도를 이용한 교류가 양측의 정서적 동질감을 높이는데도 효과적일 꺼라고 생각합니다” 천 대표의 철도 예찬론이다.

▲ 베이징 응원열차는 북녁땅을 거쳐 중국으로 입국하는 국내 최초의 여권열차가 될 전망이다. (주)이상 커뮤니티가 설계한 2인실 특실과 이벤트 차량 내부
충북거쳐 동해-남해잇는 X관광열차 구상
특히 코레일은 이번 베이징 응원열차 20량을 기존 KTX 고속철도 등장으로 감축된 새마을호 객차를 재활용키로 해 이석이조의 성과를 거뒀다. 코레일측은 “가장 한국적인 인테리어에 일류 호텔급 서비스를 열차에 담아내겠다. 베이징올림픽 응원열차로 사용된 후 국내 여행객을 위한 관광열차로도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이상 커뮤니티는 고구려 고분벽화에 등장하는 삼족오(三足烏)를 열차 외부문양으로 삼고 사신도(四神圖)의 주작, 현무, 청룡, 백호를 호실 이름으로 정하는등 우리 고유의 소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동북공정 등 고구려 역사를 둘러싼 한·중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천 대표는 총 20량의 열차에 소요되는 커튼, 이불(청원 대도물산)과 LED조명(오창 산단 KDT)을 지역 업체의 생산품으로 채택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힘을 보탰다.

"앞으로 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 건설을 앞두고 강릉에서 목포를 잇는 국토의 X축 관광열차를 디자인해보고 싶습니다. 아직까지도 영동과 호남은 태백선, 충북선, 경부선, 호남선으로 갈아타야만 연결되는 상황입니다. 남해와 동해를 충북을 통해 한번에 이어주는 'X관광열차' 이름부터 그럴듯 하지 않나요?" 천 대표의 새 아이디어가 또 언제쯤 일을 낼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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