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문화산업진흥재단이 탄생한지 2년이 지났다. 그동안 문화산업단지로 지정되어 정부의 절대적인 지원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정부 지원의 지연과 산업단지 매입과정에서 KT&G와의 계약을 둘러싼 논쟁 등으로 청주시 의회 특별위원회의 집중감사를 받는 등 당초 제시된 청사진이 마르기도 전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됐었던게 사실이다.

조직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들로 구성되다보니 조직 구성 초기 우려됐던 잡음이 터져나왔고, 특히 시장 선거를 도왔던 인사들의 영입을 두고 곱지않은 시선을 받았던 것도 부인 할 수 없다. 이런 조직에 사무총장도 공석인 채 였다. 지난 달 문화재단은 초대 사무총장으로 유인기씨를 맞았다. 청주시 기획행정국장을 끝으로 오랜 행정경험을 가지고 있는 그가 초기 조직기반을 다지라는 세간의 요구를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하여 ‘직격 인터뷰’가 만났다.

-많은 시민, 특히 의회는 여전히 문화재단이 많은 예산만 축낼 것을 염려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시의회에서 걱정하는 것은 문화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KT&G로부터 매입한 땅값을 두고 너무 비싸게 산 불합리한 계약이라는 것과 정부의 문화 산업 단지 지원 정책이 불투명한데 무리한 투자를 한 것 아니냐는 것으로 집약되는 것 같다. 현재 부지매입에 대해서는 KT&G와 협상을 벌여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쟁점이 되고 있는 철거대상 건물 매입건은 38억여원을 되돌려 받았다. KT&G측에서 이 부지에 도시계획상 용도변경 확답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로 합의가 이루어지면 모든게 해결된다. 정부 지원 문제는 사실 문광부도 문화산업단지 정책에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올해 15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놓고 전국 7군데 중 3-4곳을 선정하여 집중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여기에 청주시문화산업단지가 모범 사례로 꼽혀 문광부의 실사를 받았다. 6월이면 결과가 나올 것이고 집중 투자 대상이 될 것이다.”

-그래도 자체적으로 자생력과 경쟁력을 가져야 하지 않느냐는 요구 아닌가요.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 중심이 되어 문화산업단지를 운영하고 자체 문화 수익사업도 펼칠 것이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행사를 직접 시행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오는 9월 직지의날 관련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경영적 마인드를 접목시켜 경영 효율을 기할 것이다. 청주 고유의 문화상품 개발에도 나선다. 현재 공예비엔날레에 참여했던 디자인을 이용한 넥타이 문화상품은 인기 제품이 됐다.”

유 총장은 이와 관련 청주문화산업단지가 이미 경쟁력을 입증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교육 컨텐츠 사업이 그것. 청주에서 개발한 교육 관련 컨텐츠는 산자부와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도 인정을 받아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컨텐츠 박람회도 개최했다.

-유 총장의 첫 작품으로 공예비엔날레가 앞에 놓여있습니다. 어떻게 준비되고 있나요.
“닫힌 공간의 공예 전시에서 시민과 어우러지는 공예에 역점을 두고 준비하고 있다. 이번 비엔날레는 공예 거리 조성 행사가 중요 기획전이다. 철당간, 성안길, 예술의 전당을 연결하는 공예의 거리를 조성한다. 거리마다 특색있는 공예품으로 시설을 하게되어 거리가 전시관이 된다. 버스 승강장하나, 쓰레기통 하나도 공예 작품으로 꾸며져 청주가 공예의 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

공예비엔날레를 대하는 유 총장의 각오는 유별났다. “공예비엔날레가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 자신은 물론 모든 직원, 나아가 문화산업진흥재단의 존재가 위태롭다”는 식이다. 그는 요즘 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 본부장의 직함을 어느 것 보다 앞세운다. 청주시로부터 38억원의 사업비를 위탁받은 만큼, 이를 바탕으로 수익도 내고 행사 성공도 거두는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직지의 날 행사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
“직지의 날 행사는 민간 추진위가 중심이 되어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문화산업진흥재단이 함께 지원한다. 민간, 청주시, 문화재단 3개 축이 어우러져 행사를 준비하고 치루게 된다. 공예비엔날레, 직지의 날 행사 뿐만아니라 청주시의 문화 행사를 주관적으로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유 총장이 취임한지 한달이 된다. 주변에서는 “이제 문화진흥재단 조직이 서는 것 같다”는 평가를 한다. 유총장은 “조직 정비와 안정을 이루는 것이 내 역할이다. 임기 3년만 맡을 것이다. 차기는 문화산업 전문가가 맡아야 한다는 생각이다.”며 공직 정년 1년여를 남겨두고 문화재단 사무총장 공모에 응한 자세와 각오를 피력했다.

유 총장은 공직시절 경리계장으로 7년간 4명의 군수를 모신 것으로 유명하지만 많은 상사들이 ‘그를 내 부서로 달라’는 요청을 하게 했던 인물로도 회자된다. 그것은 “정직이 최선의 무기”였다고 말한다.
유총장은 “직원들에게 모든 권한을 주지만 그에 따른 책임도 질 것을 요구한다. 어떤 일이 결정되면 성사되도록 조직력으로 뒷받침도 하고 책임도 지겠다는 각오다”고 밝혔다.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이 조직적 안정을 꾀하고 어떻게 청주문화산업의 견인차로 역할을 해나갈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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