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백운면 M캐슬에 80억 상수도 우선공급

▲ M캐슬 400객실 리조트 사업부지와 인접한 지점에 폭 8m에 달하는 대규모 임도 개설공사(베론성지~박달재 휴게소 구간)가 한창이다. 반대대책위 주민들은 리조트 연계도로로 예정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제천시가 백운면 박달재옆 산간고지에 대규모 스파(Spa) 리조트 건설사업을 유치하면서 지역내 민-관, 민-민 갈등이 1년째 계속되고 있다. 리조트 사업예정지 산아래 첫 마을인 평동 2리 주민들은 충북환경운동연합, 생태연구소 터 등 환경단체와 연대해 제천시를 상대로 개발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사업예정지가 과거 마을 공동소유였다는 점을 들어 법원에 마을 옛땅 찾기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패소해 대전고법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문제는 개발사업을 둘러싼 일반적인 민-관 갈등과 달리 백운면 스파 리조트개발사업은 민-민 갈등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제천시내 체육단체, 봉사단체, 장애인단체 등을 총망라해 개발사업 찬성성명이 발표됐고 일부 단체는 백운면까지 찾아와 반대주민들을 비난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같은 백운면에서도 농업종사자가 대부분인 평동2리가 반대운동의 진원지인 반면 자영업자가 많은 평동1리 주민들은 개발 수혜를 기대한 찬성론이 대세다.

400실의 객실을 갖춘 7층 규모의 산악형 휴양리조트 개발을 추진하는 주체는 (주)M캐슬이다. 충남권에서 안면도 오션캐슬, 예산 스파캐슬을 운영하고 있는 (주)M캐슬은 지난해 1월 제천시에 투자제의를 했다. 당초 청풍호반 주변을 사업대상지로 꼽았지만 각종 개발제한 규제 때문에 포기하고 시유지가 많이 포함된 백운면 현 부지를 낙점했다. 지난해 12월 제천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현재 지하수맥 개발을 위해 시험굴착공사를 하고 있다.

제천시는 실무진 7명으로 구성된 M캐슬 조성사업 TF팀을 조직해 연말 이전에 리조트 건설 공사를 시작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원주환경청의 사전환경성검토 과정을 거치면서 계획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원주지방환경청은 지난 9월 ‘생태학적 디자인의 개념이 구체적으로 반영된 보다 자연친화적 개발대안을 검토하여 제시하기 바란다’는 내용의 사전환경성 검토 보완요구서를 사업주체측에 회신했다.

원주환경청은 주민들이 우려하는 지하수 고갈과 하류지 수질오염을 감안해 수환경 분야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완지시했다. 우선 지하수 필요 개발량이 1일 200톤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에 대해서는 상수도를 이용해 공급하도록 주문했다. 또한 오수발생량을 줄이기위한 물놀이시설의 규모축소와 스파시설 운영에 따른 방류수 수온상승에 따른 생태계 교란 저감 방안연구를 요구했다. 더구나 오수처리 최종 방류수질을 현행 하천수질(원서천 BOD기준 2.4ppm) 이상을 유지하도록 주문해 스파시설 설치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환경부, M캐슬 상수도 우선공급 승인할까
결론적으로는 원주환경청은 “스파시설보다 더 자연친화적인 대안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동식물 현황조사를 보완하고 천연기념물인 까막딱다구리, 삵의 보호대책을 강구하도록 요구했다. 공사시 소음진동 저감방안을 제시하고 사업지구의 표고가 높다는 점을 감안해 경관상 7층으로 계획된 호텔형 콘도의 층고를 충분히 검토조정하도록 명시했다.

당초 제천시와 M.캐슬은 하루 800t의 물을 지하수 개발로 충당하겠다고 밝혔으나 지하수 고갈 여론이 확산되자 200t만 지하수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시 상수도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2008~2011년까지 80억원(시도비 16억원, 국비 64억원)을 투입해 봉양-백운간 상수도 공급사업을 마무리하겠다는 것. 이에대해 주민반대대책위는 “수도사업소의 부서협의 자료가 날짜도 기입되지 않아 졸속작성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제천시가 한수면, 덕산면으로 예정된 연차적인 상수도 공급계획을 뒤바꾸면서까지 M캐슬 사업을 전폭 지원하는 배경이 궁금하다. 감사원에 정식으로 감사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천시 담당자는 “이미 상수도관이 봉양읍을 지나 박달재 아래까지 설치된 상태다. 송수관로는 박달재 정상까지 11km에 불과하고 소요예산은 환경부의 국비지원이 80%에 달해 시재정에 어려움은 없다. 2001년에 인구 8만명을 기준으로 상수도 시설증설을 했는데 인구가 줄어들고 있어 백운면 주민과 M캐슬 용수공급에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 내년에 고시할 수도정비기본계획에 반영해 환경부의 승인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충북환경운동연합 박창재 사무국장은 “제천시가 일방적으로 변경한 상수도 공급계획은 환경부로부터 승인받기 어려울 것이다. 자연훼손이 심각한 산악형 휴양리조트 개발에 상수도를 우선공급한다는 계획을 환경부가 받아들이겠는가? 제천시가 자승자박의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 환경운동가, 주민들로 구성된 시민생태조사단은 오는 11월말 사업예정지 일대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시민생태조사단은 수익성을 앞세운 기업의 무분별한 개발방식이 아닌 주민참여형 지역개발 계획을 고민하고 있다. 서울 희망제작소의 기획력도 빌려 ‘살기좋은 농산촌, 희망의 백운’이란 프로젝트를 연구중이며 지역 개발의 대안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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