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덕문화의 집 개관하면 청주시도 2개
“문화동아리 활성화, 차별화된 프로그램, 창작분위기 조성해야” 


지난 96년 전국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한 문화의 집이 현재 123개로 늘어났다. 문화의 집은 읍·면·동 단위의 지역주민들이 문화예술을 직접 체험하고, 그들의 눈높이에서 이를 창작할 수 있도록 문화 프로그램 및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주민들은 여기 설치된 시설과 각종 자료를 이용해 문화예술에 대한 기초지식과 기능을 습득할 수 있음은 물론 스스로 문화생산자가 되어 창작활동을 하거나 동아리를 조직, 소모임 활동도 할 수 있다.


청주문화의 집, 영어·다도·풍물교실 등 운영
오는 5월 흥덕문화의 집이 개관하면 청주시에는 청주문화의 집과 더불어 2개의 문화의 집을 갖게 된다. 문화관광부는 최근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도서관·미술관·박물관·문화의 집 등을 확충한다고 밝혔다. 2011년까지 도서관은 인구 6만명당 1개, 박물관과 미술관은 인구 9만명당 1개, 문예회관은 지방자치단체별 1개, 그리고 문화의 집은 지방자치단체별 2개소씩을 건립한다는 것이다.

지난 2001년 7월 석교동사무소를 리모델링한 ‘청주문화의 집’에서는 현재 문화창작실·전통문화사랑방·문화관람실·A V감상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성인강좌와 어린이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으로는 영어회화·다도교실·수필창작반·단전호흡·스포츠댄스·한국무용·챠밍댄스·노래교실 등이 있는데, 운영을 맡은 청주문화원 측에서는 영어와 스포츠댄스·노래교실 등이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박영수 청주문화원장은 “문화의 집이 위치한 석교동에 젊은 층이 없고 공동화 현상을 보여 사람 모으기가 쉽지 않았으나 명예관장과 자원봉사자, 전문인력들이 고생한 결과 자리를 잡았다”며 “이 곳은 외래문화 일변도에서 벗어나 한국적인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영애 사무국장은 “문화의 집은 주민들에게 평생교육의 장을 만들어 주는 곳이다. 현재는 하루 이용객이 100명이 넘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 당초에는 정부가 문화예술 창작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으나 지금은 문화강좌가 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은 전국적으로 비슷해 강좌가 잘 되는 곳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특성에 맞게 운영하라”
그러나 전문가들은 문화의 집이 전문예술가들의 문화예술작품 전시와 공연을 관람하는 수동적 태도 보다는 관련분야의 동호인 모임을 활성화시켜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성일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충청북도 문화의 집 운영 활성화 방안을 위한 세미나’에서 “개관 초기에는 문화의 집을 알리기 위한 문화환경체험 프로그램과 문화욕구유발 프로그램에 비중을 둔다 해도 점차 창조적 삶을 위한 ‘스스로 만드는’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비중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문화동아리를 활성화시키고 시간대별로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해 주부, 청소년, 직장인에 맞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 문화강좌도 고정된 것이 없으므로 지역적 특성에 맞게 운영하고, 문화의 집 공간과 분위기를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청주문화의 집은 문화강좌가 주가 되고, 강좌도 영어회화·서예교실·스포츠댄스·노래교실처럼 주민자치센터를 비롯해 여기저기서 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은 편이다. 경기민요·풍물교실·가야금교실·한국무용 등은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가르치는 것으로 특색이 있지만 나머지는 차별화되지 않았다는 의견들이 많다. 또 저녁 6시에 문을 닫는 것도 불만 요소다. 시민 이정희(33·회사원)씨는 “직장인이나 청소년들은 현실적으로 문화의 집을 이용할 수가 없다. 강좌도 평일 6시 이전에 모두 이루어져 상당히 아쉽다”며 평일 저녁과 주말 오후 시간에 강좌를 개설하고 문화의 집 시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흥덕문화의 집’ 운영 주체 누가 될까?
5월 개관 앞두고 선정작업 돌입
청주지역사회교육협의회·청주민예총·청주문화원 신청

오는 5월 개관되는 ‘흥덕문화의 집’ 운영을 누가 맡게 될 것인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주시는 시 차량등록사업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5월 중 문을 열기로 하고 현재 위탁 운영자 공모를 마친 상태다. 이어 심사위원회를 구성, 4월 말까지 운영자 선정을 끝낸다는 계획.

흥덕문화의 집 운영 프로젝트에 서류를 제출한 곳으로는 청주지역사회교육협의회(회장 송재헌)와 청주민예총(회장 이홍원), 청주문화원(원장 박영수) 등 세 군데다. 이중 청주민예총은 충북여성민우회(대표 변지숙)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신청했다.

청주지역사회교육협의회측에서는 “10여년 전부터 꾸준히 양성해온 평생교육 강사들을 활용, 문화의 집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청주민예총은 여성 프로그램 운영에 노하우를 축적한 충북여성민우회와 손잡고 문화복지를 실현하는 한편 대중들에게 문화 향유와 창작의 권리를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것. 그리고 청주문화원은 기존의 청주문화의 집 운영 경험을 살려 지역주민들에게 양질의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흥덕문화의 집과 같은 건물로 이전할 계획인 청주문화원에서는 흥덕문화의 집을 운영하면 사무실이 아래 위 층이라서 인력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선정 일체를 심사위원회에 맡기고 시에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심사위원들도 신청 단체와 관련없는 사람들로 구성할 것”이라고 말해 어느 한 쪽 편을 들어주는 일을 처음부터 차단할 뜻을 비췄다. 문제는 심사위원회가 어떻게 짜여지느냐인데 현재로서는 아직 구성이 안된 상태다. 한편 신설되는 흥덕문화의 집에는 문화관광부가 지원하는 시설비 2억원과 시비 4억원이 투자된다. 그리고 연간 운영비 7000만원이 시에서 지원되고 사무국장 1명과 간사 1명을 유급으로 둘 수 있도록 돼있다. 나머지는 자원봉사 체제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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