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수탁업체 임금 직영의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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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수탁업체 임금 직영의 60%
  • 이재표 기자
  • 승인 2007.06.20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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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자체 고용은 행자부 참고자료 기준
위탁 노무비용은 중소기업 노임단가로 계산

청주시로부터 음식물쓰레기 업무를 수탁받은 민간업체 직원들의 노무비용이 행정자치부가 정해놓은 ‘환경미화원 인건비 예산편성 참고기준’의 절반 수준을 간신히 웃도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상근인력으로 불리는 청주시의 자체 비정규직들은 행자부 기준에 따라 임금을 받지만 위탁직 노동자들은 동일 노동, 혹은 노동 강도가 높은 일에 종사하면서도 임금 차별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미화, 도로보수 등을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 소속 전국 80여개 사업장, 250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구성된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에 따르면 2004년부터 행정자치부가 ‘환경미화원 인건비 예산편성 참고자료(이하 참고자료)’를 발표해 이를 기준으로 ±10% 범위 안에서 임금을 자율 결정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임금에 탄력성을 부여한 것은 업무강도나 업무량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행자부 기준 무시하고 위탁 노무비 산출

참고자료를 기준으로 할 때 10년차 2인 가족 청소차 운전기사는 연봉 3700만원, 수거원은 340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2007년 참고자료에 따를 경우 기본급은 74만2000원이지만 근무연한에 따라 근속가산금이 붙고, 기말수당, 체력단련비 등 상여금이 통상 임금의 650%, 급식 및 교통비 등 복리후생비가 150%, 사기진작 차원에서 무조건 지급되는 시간외 수당도 월 39만원에 이르고 있다.

 청주시는 자체 고용한 비정규직 미화원(상근인력) 252명을 운용하고, 음식물 쓰레기 업무는 업체 4군데에 위탁해 처리하고 있다. 수탁업체 소속 120명은 청주시로부터 쓰레기 처리업무를 수탁받는 조건으로 고용된 사실상 또 하나의 비정규직이다. 문제는 이들 업체의 노동자들이 수탁업체 선정 여부에 따라 고용승계 불안에 시달리고, 상근인력에 비해 턱없이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청주시의 경우 자체 고용한 상근인력에게는 행자부의 참고자료에 따라 임금을 산정하고 있다. 청주시가 2004년 연구용역을 통해 산출한 쓰레기 수거 비용 산출표에 따르면 직영의 경우 운전기사 3719만원, 환경미화원 3313만원의 연봉을 책정해 행자부의 참고자료 수준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위탁의 경우 운전기사 2714만원, 환경미화원은 2074만원을 적정한 노무비용으로 책정해 직영과 비교할 때 연구용역 단계에서부터 30~40%나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전국민주연합노조 이성일 조직국장은 “경기도나 충남 등은 직영과 위탁직 모두 행자부의 참고자료를 기준으로 노무비를 산출하는데 반해 청주시는 위탁직에 대해 턱없이 낮은 노무비를 책정하고 있다”며 “직영의 경우 낮시간에 가로청소 등의 업무를 맡는 반면 위탁직은 야간에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업무시간이나 업무량이 과중한 만큼 오히려 더 많은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주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수거를 위탁받은 업체들이 행정자치부의 회계통첩에 따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최저낙찰 하한률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는 만큼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또 “우리는 수탁업체에게 일을 맡겼고 임금은 노사가 알아서 결정하는 것인 만큼 ‘동일 노동에 대해 동일 임금을 지급하라’며 청주시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억지를 부리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일선업체, 시가 정한 기준 ‘나 몰라라’

더 큰 문제는 현재 수탁업체 직원들에게 실제로 지급하고 있는 임금의 수준이 2004년 연구용역을 통해 산출한 수준보다도 낮다는 것이다.

청주시내 음식물 쓰레기 수탁업체 4곳 가운데 민주연합노조가 결성된 곳은 사회적기업을 표방하고 있는 S환경과 N환경 등 2곳이다. 이밖에도 D개발, D환경 등이 수탁업체로 참여하고 있다. 민주연합노조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4개 업체의 임금은 3년차 기준 1800~2300만원 수준으로 연구용역 결과를 밑돌고 있다.

이성일 국장은 이에 대해 “위탁처리에 대한 쓰레기 수거비용을 낮게 책정한 청주시도 문제지만 일부 쓰레기 업체들의 경우 노동자들에게 지급하기로 했던 노무비용을 횡령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며 “일부 업체들은 당초 약속했던 고용인원을 줄여 노동자들의 근로조건까지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국장은 그 근거로 “사회적 기업을 표방하는 S환경의 경우 직원 고용을 늘려 사실상 4.5일 근무를 하는 반면 다른 업체는 6일을 꼬박 근무하면서도 하루 노동시간이 1~2시간 더 긴 실정”이라며 이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수탁업체 관계자들은 2004년 용역 결과가 비현실적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위탁업체 대표 A씨는 “용역 결과는 톤당 용역비를 산출하기 위해 청주시가 원가를 역산(逆算)한 것으로 현실성이 없다. 청주시는 어차피 적법한 노임단가표를 기준으로 노무비를 계산해 위탁처리비용을 산정한 것이고, 업체로서도 시청이라는 수익원으로부터 받는 처리비용이 수입의 전부이기 때문에 업체 내에서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일감을 주는 청주시가 법적인 하한선 이상으로 노무비용 등 처리비용을 산정한 뒤 공모형식으로 수탁업체를 선정한 만큼 그 한도 안에서 모든 비용을 처리할 수밖에 없고, 어차피 정해진 수입 안에서 분배가 이뤄질 뿐이라는 것이다.

이성일 국장은 “어찌 됐든 타 시도에서 는 직영과 위탁 여부에 상관없이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는 사례가 있는 만큼 청주시가 처리비용부터 다시 산정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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