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복지관, 극동대 사회교육원 ‘둔갑’

생체협 밀어내고, 극동대 끌어들이기 의혹
얼마전 개장한 음성군 대소면에 소재의 음성군근로자종합복지관에 대해 음성군이 새로운 위탁업체인 극동대학교에게 상식을 넘어선 무리한 지원으로 특혜 의혹을 사고 있다.

예산낭비로 주민의 빈축을 사고 있는 음성군근로자종합복지관(이후 근로자복지관)의 위탁업체가 바꿨다. 2005년 5월부터 2007년 3월까지 2년간 위탁계약을 맺었던 음성군생활체육협의회(이후 생체협)에서 극동대학교로 옮겨졌다.

음성군은 3년동안 위탁계약을 체결한 극동대에 종전 위탁업체였던 생체협보다 비교적 많은 지원을 하고 있어 특혜 의혹의 단초가 되고 있다.

아낌없이 지원하는 음성군
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음성군생활체육협의회에서 운영해 본 결과 적자시설임이 들어났다”며 “이 시설을 묵힐 수 없으니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군이 극동대에 지원하는 내용들이 터무니없이 많아 특혜의혹을 낳고 있다. 우선, 운영비 지원이 눈에 띄게 차이를 보인다. 생체협은 매월 100만원의 임대료를 군에 지급해 왔다. 그러나 극동대 산학협력단은 임대료 없이 사용하고 있다. 단, 수익이 발생할 경우에 군과 극동대가 3대7로 분배해 갖기로 되어 있다.

이뿐만 아니라 생체협에 지원한 보조금은 지난해 9천만원에도 못 미친데 비해 극동대는 이보다 훨씬 많은 2007년 한 해 보조금지원이 1억5천만원이다.
어떻게 종전 위탁업체와 극동대의 군 예산지원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일까? 음성군은 종전 수탁업체인 생체협의 2006년 결산자료를 참고로 근로자복지관이 적자시설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생체협에서 1억 2천만원의 보조금지원을 받으면 적자를 보지 않고 운영할 수 있다며 예산지원을 군에 수차례 요구해 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군은 최저 지원으로 효율적 운영을 도모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6천만원을 추가 지원하면서 갖가지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군은 설치된 지 2년 밖에 안된 보일러 시설을 가스 보일러로 교체해 주기 위해 이미 4천만원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밝히고 있다. 오는 8월에 두 개의 경유보일러 시설을 번갈아 가며 운영해 하나씩 가스 보일러를 교체할 예정이다.
군은 이 경유 보일러를 가스 보일러로 교체하면 연간 3~4천만원의 연료비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자부했다.

그렇다면 이 가스시설 교체만으로도 운영비 절감 효과를 이끌어내 군 보조금지원 없이도 적자운영을 피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 밖에도 지원이 끊이질 않는다. 생체협 위탁운영 당시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던 기능교실 사업 위탁과 헬스장 3층 확장 이전을 극동대에게는 승인해 줬다.

생체협은 수영장과 함께 헬스장이 주민들의 인기를 얻자, 활용도가 낮은 예식장 식당을 리모델링해 헬스장을 확장 이전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었다. 또, 생활체육지도자를 보유하고 있는 생체협에서 기능교실을 운영하면 인건비 절감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서 수영장 운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되어 군에 기능교실사업을 요구했었다. 당시 군은 기능교실은 군에서 직영할 것이라며 이를 들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다시 비교하면 생체협은 지하 수영장과 1층 로비와 사무실, 1층 헬스장만 운영하고, 지난해 운영비 9천만원을 지원 받았다. 그러나 극동대는 지하 수영장과 1층, 2층, 3층까지 건물 전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용도변경을 할 수 없다던 3층 식당도 헬스장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승인해줬다. 더욱이 기능교실 사업과 수영장 운영비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료비를 절감시키기 위해 가스보일러로 교체해 준다는 것이다. 이처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일요일 휴장, 알고도 ‘묵인’
주말에도 운영되던 근로자복지관이 올해부터 일요일 휴장을 하고 있다. 극동대는 군 조례를 개정해 이루어져야할 일요일 휴장을 버젓이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극동대가 규정을 어기고 있는 사실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도, 오히려 일요일은 주민 이용이 적다는 핑계로 일요일 휴장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묵인해 버렸다.
군은 규정을 어기는 극동대를 지도 감독해야할 의무를 저버리고, 극동대가 임의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주위의 오해를 자초하고 있다.

더욱이 음성군의 예산지원으로 운영되는 근로자종합복지관을 극동대 스포츠문화센터라는 명칭을 사용해 군민과 근로자들을 위한 복지관이 아닌 극동대 학생을 위한 센터로 바뀐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군은 현재 음성군 스포츠문화회관이나, 음성군 근로자종합복지관이라고 설치된 입간판을 그대로 두고 극동대 스포츠문화센터를 쓰도록 용인해 논란의 불씨를 만들었다. 현재 음성군 홈페이지에도 극동대 스포츠문화센터로 홍보하고 있으며, 이 복지관에 기능교실을 열고자하는 이들이 음성군에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극동대에서 운영하는 것이냐며 기능교실 개설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극동대학교는 음성군 근로자복지관을 자체 사회교육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 시설의 책임자도 사회교육원장이며, 헬스장을 3층으로 옮기고 1층 빈 공간을 교양강좌를 개설해 사회교육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극동대는 개장 이전부터 음성군에서 운영하던 기능교실에 참여할 주민들을 모집했다. 그러나 기대 이하의 결과가 나오자, 기능교실이 인근 대소면과 금왕읍의 주민자치센터에서 운영하는 기능교실과 유사하며 가격도 월 5천원으로 경쟁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를 이유로 극동대는 관내 주민을 위한 기능교실을 외면한 채, 영리사업인 사회교육원 교양강좌 위주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음성읍 외면 광혜원, 장호원 셔틀버스운행
셔틀버스 운행도 문제다. 극동대는 현재 3개 코스로 나눠 운행하고 있다. 1코스는 금왕읍이고, 2코스는 광혜원이고, 3코스는 장호원 코스다. 이처럼 음성군민의 혈세로 지원되는 근로자복지관이 음성읍 등 관내 주민들을 외면한 셔틀버스 운행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준환교수는 “앞으로 코스를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음성군 근로자복지관 운영 책임자이면서 극동대 사회교육원장인 이준환교수는 “이 시설은 동절기까지 운영한다면 2억원 정도 적자가 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군에서 지원하는 1억5천만원을 지원받고, 나머지는 지역에 봉사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음성군이 극동대에 상식을 넘어선 퍼주기식 지원으로 종전 수탁업체인 음성군생활체육협의회를 고의적으로 밀어내고, 극동대를 끌어들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 시작했다.
당시 생체협은 2007년 3월이 계약 만료일이었다. 생체협은 운영에 어려움으로 동절기인 작년 11월부터 올 2월까지 휴장했다. 군은 이 기간에 고장난 기계를 수리해 줄 것을 약속했다고 한다. 군은 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재계약을 할 것인지에 대해 타진했다고 한다. 생체협은 그동안 기계고장으로 회원들의 불만 겪어왔고, 기능교실 운영, 헬스장 3층 확장 이전을 군에 요구해왔으나, 하나도 들어주지 않자, 이대로는 운영을 이어갈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해 재계약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이후 음성군은 모집 공고 없이 곧바로 극동대를 심의만 한 채 위탁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절차를 무시한 계약체결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많은 혜택을 줄 거였다면, 이런 혜택에 대해 홍보해서 위탁업체를 모집했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모 없이 심의만으로 위탁계약을 맺은 것은 꼬집어 볼 일이다.”고 말했다.
/ 남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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