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부터 하고싶은 일은 꼭 해내고마는 성격 때문에 마스부지 마리꼬(39)씨는 한국으로 시잡온지 6년째를 맞고 있다.
시집오기전 여행을 좋아해 한국을 네 번정도 여행하면서 제주도로 신혼여행 온 부부들을 보면서 한국남자가 여자에게 적극적으로 대하는 태도에 호감을 느끼게 되었고 친구가 먼저 한국남성과 살고 있는 모습이 행복해 보여 한국행을 결정했다고 한다.
사진을 찍어도 경직된 차롓자세를 하는 일본 남자와는 달리 좋아하는 여자의 어깨를 잡는등 자연스러운 행동이 유난히 한국남자를 좋아하게 됐던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지금 남편 구본명씨(46)와는 세계평화여성연합회와의 자매결연을 통해 인연이 되었지만 전형적인 한국남자로 연애시절 주고받은 편지를통해 혹은 만날 때 마다 순수한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졌다고 한다.

외국인보다 한국 새댁으로
살고 싶어요

마스부지 마리꼬씨가 살고 있는 동네는 충북 보은군 탄부면 고승리의 전형적인 시골이다. 벼농사와 밭작물을 위주로 가계를 꾸려가고 있는 농촌마을이지만 마리꼬씨의 남편은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하는 공무원이다.
그러나 삶의 공간은 분명 농촌인 만큼 마리꼬씨의 하루일과는 집안일과 농사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시골로 시집온 한국여성과 다를 바 없는 한국새댁의 역할을 묵묵히 해내고 있다.
시집오기전 일본 도쿄에서 간호사로 일했던 그는 대도시가 아닌 농촌생활인 만큼 일본생활과는 많은 환경차이가 있었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동네 아주머니들과도 격이없이 지내는 편한 사이가 됐다.
동네 정자나무에 놀던 주위분들이 “새댁 커피 좀 타와” 라고 말할 때가 한국에 살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상상할 수 없는 한가족같은 분위기를 느낀다고 한다.
시집와선 한국사람 모두가 한국을 “우리나라” 라고 표현하는 것이 너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 라고 하기보다 “일본”이라는 말을 쓰고 있어 한국사람이라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는 것.




마리꼬씨의 일본 친정식구들
손자를 안겨드리고 싶어요

“남녀가 결혼을 하면 일본도 마찬가지지만 한국의 시부모님들은 손자를 안고 싶어하는 마음이 굴뚝같은 것 같아요. 시어머님께 손자를 빨리 안겨드리고 싶어 마음이 간절하다”는 마리꼬 씨는 한국에서의 조상에 대한 관습차이를 실감하고 있다고 한다.
조상의 제사를 모시기 위해 하루 종일 음식을 준비하는 절차나 제사에 사용되는 음식 등 모든것이 까다롭다는 그녀는 산소를 찾아 기도와 묵념만으로 끝내는 일본식 제사방식과 비교해 너무나 힘들다면서도 조상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담겨있는 만큼 익숙해 지고 있다고 한다.
한국으로 시집온 이상 한국으로 귀화하는 것이 순리겠지만 일본에 살고 계시는 부모님과 친척들과의 관계도 있어 귀화는 시간을 갖고 자연스럽게 결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 마리꼬 씨는 세계평화여성 연합회 회원들과 보은장날 바자회를 열고 여기서 생긴 수입금으로 불우학생을 돕거나 노인잔치를 열어 한국사람이 되기 위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일본 국사교과서 문제로 보은지역내 살고 있는 일본여성들과 잘못된 것은 바로 고쳐야 한다며 잘못된 역사의식에 대한 일본인을 비판해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던 일본여성중 한 사람이었다.

하고싶은 일 많지만
환경에 맞게 살아야죠

일본에서 3녀중 장녀로 자란 마리꼬 씨는 지금 대학수준의 간호학을 전공했고 러시아에서 2년6개월 동안 봉사활동을 하면서 러시아말을 배운 경험이 있다.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평범한 여성으로 사는 것도 좋지만 국제결혼에 대한 어떤 편견이나 장벽은 마리꼬씨에게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한국남자와 결혼한다고 할 때 완고하신 아버님이 반대를 했으나 어머님과 친척들이 남편을 만난 후 좋아하게 되었고 어떤 환경, 어떤 나라든 행복하게 살 자신이 있었던 그였다.
더욱 그의 남편 구씨는 가장 한국적인 사람이면서 한국의 전통문화를 이해하는데 동반자가 된다고 한다. 한국 전통악기인 북, 꽹과리, 징, 장구등을 다루는 타고난 음악성 때문에 동네 아니 보은에서는 빠지지 않은 재주꾼이다.
그래서인가 마리꼬 씨는 한국에 살면서 전형적인 농촌에서 가장 한국적인 남편과 반려자로 살기위해 꿈을 키워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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