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민 경 6.15공동선언실천 충북본부 집행위원장

   
얼마전 TV 드라마 ‘주몽’이 막을 내렸다. 그 ‘주몽‘열풍에 나도 한 발을 잠깐 담그고 있었다. 한나라에 당당한 모습, 힘들고 어려울 수록 민중을 믿고 그 힘으로 나라를 세워나갔던 그 모습에 은근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사가 자랑스러웠다.

3월 말일부터 피가 마르는듯한 심정으로 지켜본 한미FTA협상 과정과 결국 들려온 타결소식에 가슴 턱 막히고 멍해지는 것은 그 고구려의 잔영이 남아있어서 였을까?

‘미국에게 할 말은 하겠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 때 한 말이다. 그렇게 노무현 대통령은 당당한 대한민국을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으로 대통령이 되었다. 한미FTA협상과정에서도 ‘철저하게 경제적 이익이 되는 방향에서’,‘이익이 안 되면 체결 안 할 것’이라고 장담하였다. 그러나 결과는 너무나도 참담하다.

한미FTA는 그 시작부터 손해보고 시작한 협상이다. 이미 4대 선결조건이라 하여 미리 금싸락같은 우리것을 다 내주고 시작한 협상 아닌가!

물론 세부사항으로 들어가면 전문적인 식견없이 뭐라고 말하기 힘든 대목이 많다. 그러나 왜 지금 당장, 이렇게 내줄 것 다 내주고 시작하고, 시간에 쫓기면서까지 미국과 FTA를 체결했어야 하는지 지금도 모르겠다. 또한 협상내용 대부분을 전문가들에게조차 비밀에 부쳐온 이유도 모르겠다.

제주도의 감귤농사를 하는 한 농민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국산 오렌지의 계절별 관세인하가 현재는 하등의 효과가 없다고 한다. 제주도는 일년 내내 감귤과 한라봉등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협상단이 그렇게 결론을 내릴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니 앞으로 어떻게 대안을 마련할지 막막하다고 한다.

한미FTA가 타결이 되고 각 부문별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행정부처, 지자체 어느곳도 근거없는 장밋빛 기대만 이야기 할 뿐 어떠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 못하다. 협상과정이 공개가 되지 않았으니 결과 예측은 물론 대안을 준비할 수 없음은 당연하지 않은가,

한미FTA를 반대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한미FTA가 단지 경제적 실익의 문제만의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미FTA는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법제도를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기업이 우리나라에 와서 어떤 부당한, 불법적 경영을 해도 국내법으로는 제재를 가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또한 우리정부의 공공정책 수행이 미국의 투자자한테 언제든지 제소당할 수 있고 더구나 그랬을 때 우리나라 사법부의 판결을 받아볼 기회조차 박탈당한다는 것이다.

당당한 대한민국 어디에 있는가?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FTA반대를 쇄국에 빚대고 있다. 하지만 쇄국과 당당함은 그 출발부터 다르다.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이 노무현 정부의 정책이다. 그러나 이런 한미FTA협상의 결과가 과연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까? 우리경제에 대하여 우리가 할 말을 못하는데 말이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있다. 그래서 역사는 진보하는 것이다.

국회비준이 남아 있고, 그 기간동안 우리모두가 알권리, 표현의 권리를 당당히 행사하자. 국회비준거부와 국민투표를 통해 당당한 대한민국을 우리가 찾자. 우리국민들의 당당한 기상과 그 역사는 과거 ‘주몽’과 ‘고구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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