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영 운충북대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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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 계획들이 중점을 두고 있는 산업단지 내의 기업 간 폐기물 교환이용을 위한 연계체계의 구축만으로는 생태산업단지의 성공을 보장받기 어렵다. 왜냐하면 산업단지의 속성 상 폐기물 교환이용을 구축한다고 해서 당면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생태산업단지의 본질을 폐기물 교환이용 네트워크로만 좁힐 경우, 기존에 국가가 추구하고 있는 환경사업이나 개별 기업들의 환경개선 노력과 차별화되지 못한다. 전 세계의 여러 곳에서 추진되었던 생태산업단지 사업의 상당수가 실패로 귀결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몇 년 동안 추진하고 있는 생태산업단지 사업이 확대되기는커녕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뒤처지거나 예산확보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유도 바로 생태산업단지 사업을 청정기술과 같은 너무 좁은 차원에서 접근했기 때문이다. 생태산업단지의 성공과 지속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사업추진에 따른 효과가 그저 몇 개의 참여기업만의 내부서류로만 판단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 정부, 지자체, 혹은 제3자가 보았을 때 진정한 변화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기업이 입지해 있는 산업단지가 도시의 일부가 되어 도시민의 삶의 질과 긴밀한 연계관계를 맺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단지 차원의 국소적인 문제해결방식으로는 다변화되는 사회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즉, 성공적인 외국사례에서 보듯이 산업단지 자체가 혐오시설로 인식되지 않도록 산업단지에서 생겨나는 부산물의 순환뿐만 아니라 산업단지와 외부지역이 연계되면서 산업단지 근로자, 주변지역 거주민, 방문자 등이 편안하고 안락하게 휴식할 수 있는 도시공원의 하나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생태적 공간계획을 할 필요가 있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청주 산업단지는 국가로부터 생태산업단지 시범지역으로 지정을 받아 구체적인 사업을 진행 중이다. 따라서 이러한 전환기적 시점에서 생태산업단지 사업내용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첫째, 생태산업단지 사업 내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기업 간 용수나 폐기물, 에너지 연계에 치중하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청주 산업단지의 생태산업단지화가 쉽지 않다. 또한 사업추진에 따른 효과의 가시화, 즉 환경친화성, 지역고용효과증대, 주변지역과의 긍정적 연대관계 형성 등에 대한 지역주민이나 지자체 등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생태산업단지 사업을 공정분야 외에도 다음과 같은 산업단지의 생태학적 공간계획 및 비공정분야 네트워크 구축 등으로 확대할 수 있으면 한다.
생태학적 공간계획으로는 노후화된 시설 및 비효율적인 공간 이용의 개선을 위한 생태학적 리모델링, 인근 주택가로의 이동하는 오염물질의 억제 및 정화를 위한 완충녹지 조성, 거점 공원 및 녹지 네트워크 조성을 통한 산업단지의 생태공원화, 산업 단지 내 물길 네트워크 조성과 복개하천의 복원 등이 있다.
그리고 비공정 분야 네트워크는 공동구매, 부산물폐기물 유지관리 등의 물질분야, 공동통근, 공동배송 및 선적, 녹색교통네트워크, 통합물류시스템 등의 교통분야, 종업원 충원 및 교육훈련 등의 인력자원 분야, 공동판촉, ISO 공동인증, 환경친화기업 공동인증, 공동 Eco-labelling 등의 마케팅 분야, 환경정보공유, 쓰레기저감, 안전사고예방, 환경규제공동대응, 시설물공동유지관리 등의 환경규제 및 안전분야, 그리고 협력프로그램 및 산학관 거버넌스체계구축 등의 지역사회와의 협력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산업생태학적 협력체계를 포함한다.
이처럼 공정분야에서 폐기물, 용수, 에너지 등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동시에 물질, 교통, 인간자원, 마케팅, 환경규제?건강?안전, 지역사회와의 협력 등의 비공정 분야에서 제반 활동에 대한 산업단지 내외부와의 네트워크 체계 확립을 통한 산업생태학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동시에 산업단지에 대한 생태학적 공간계획을 통해 산업단지의 총체적 환경개선을 도모할 때 비로소 3차원적인 생태산업단지가 만들어질 수 있다.
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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