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산 주민 선진지견학 명목 해외여행

음성군 소이면 갑산리에 산업폐기물 소각장 및 매립장 설치를 추진 중인 대영그룹 음성지구사업추진단이 일부 주민들을 대상으로 일본 선진지 견학 명목으로 해외 여행을 시켜주는 등 주민 설득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가운데 지역주민은 ‘산업폐기물 매립장 및 골프장 반대 추진위원회’를 결성하여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으나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갑산리 주민 이모씨에 따르면 “골프장 조성을 목적으로 소이면 후미리 땅을 매입하고도 대토 목적으로 갑산리 30만평을 사들이더니 이제는 전국의 산업쓰레기를 다 갖다 버리는 매립장을 만들겠다”고 한다며 “대영그룹의 어떠한 말에도 현혹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영그룹은 이 지역 주민의 70%이상의 동의가 없을 시에는 사업을 포기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주민은 이들의 말을 믿지 않고 있다. 사실 예정지 반경 2㎞내에 거주하는 주민의 동의를 구해야하는 생활쓰레기 매립장과 달리 산업폐기물 처리시설은 주민의 동의 없이도 강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28일 새벽에 갑산리 주민 8명이 대영그룹 음성지구사업추진단에서 선진지 견학 명목으로 보내주는 해외여행을 위해 출국한 상태다. 당초 갑산1리 주민 32명이 일본 여행을 다녀오기 위해 여권신청을 했으나 대부분의 갑산1리 주민은 이웃동네 주민의 따가운 눈총을 피하기 위해 일본 선진지 견학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영그룹은 음성산업폐기물 소각매립장 사업을 순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소이면 반대운동 추진위는 대영그룹의 치밀한 추진에 뾰족한 대응책 없이 반대운동 추진위 인원을 보강하겠다는 설명으로 일축했다.
대영그룹에서 갑산리 일대 30만평을 매입하고 여기에 2만9천 평부지에 산업폐기물 소각장 및 매립장을 짓겠다고 하는 것에는 또 다른 이유가 엿보인다.

3만평 이상의 부지에 산업폐기물 소각매립장을 설치할 경우 사전 환경성 검토는 물론이고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은 주민공청회를 열어 주민의 동의를 구해야한다.

하지만 3만평 미만일 경우 사전 환경성 검토만 받으면 된다. 원주환경청에서 적합 판정이 내려지면 산업폐기물 처리 시설을 추진하는데 소이면 주민이나 음성군청이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게 된다.

대영그룹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최대 걸림돌이 되는 주민 공청회를 피하기 위해서 2만9천평 부지로 시작하는 것이다. 또 대영그룹이 여기에서 사업을 그칠 것으로 내다보는 사람은 없다.

일단 2만9천평에 산업폐기물 소각매립장을 설치하고 나면 30만평부지 내에서 얼마든지 주민의 반대 없이 점진적으로 시설을 확장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영그룹에서 갑산리 2만9천평 부지에서 설치하는 산업폐기물 소각매립장은 10년 동안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광재, 연소재, 금속, 초자류, 건폐류, 폐석회, 폐석고 소각잔재물 등을 매립하고, 합성수지, 합성섬유, 폐합성 고분자 화합물, 폐오일, 폐용재 등을 소각할 계획이다.

음성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정도 규모의 시설이면 음성군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 양으로 추산하면 무려 150년 동안 매립할 수 있다고 한다.
더욱이 대영그룹이 매입한 30만평에 1/3인 10만평에 점진적으로 확장 매립할 경우 음성생활쓰레기 발생량으로 추산하면 450년 동안 매립할 수 있다고 한다.

음성군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 처리장도 구하지 못해 애태우고 있는데 전국에서 들어오는 산업폐기물을 음성 소이면에 매립한다는 사실에 군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소이면 주민은 대영그룹이 갑산리에 산업폐기물 소각 매립장을 설치하게 되면 인근에 산업폐기물이 발생량이 많은 기업들이 들어오게 되고, 이들 기업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을 싣고 다니는 차량들로 주민들이 거주할 수 없게 되어 결국 고향을 버리고 떠나야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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