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JC 올해 제1 아젠다 ‘출산장려운동’
전국적인 국민운동으로 승화 기대돼
지난 27일 오후 청주 라마다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사)한국청년회의소(이하 한국JC) 중앙회장 취임식은 한가지 이색적인 현상 때문에 특별히 눈길을 끌었다. 이날 한국JC가 2007년 아젠다로 모두 7개항을 발표했는데 그 첫번째가 회원들의 출산 장려운동이었던 것이다.
이 운동과 관련된 슬로건은 One+KOREA로 결정, 발표됐다. 굳이 의역한다면 아이 하나씩을 더 낳아 대한민국을 지탱하자는 뜻이다. 한국JC는 이날 7개 아젠다 중에서도 유독 출산장려운동에 대해선 별도 유인물을 배포해 이 운동과 관련한 결연한 의지를 내 보였다.
한국의 청년문화를 대표하는 한국JC와 출산운동, 이 둘간의 매치는 일견 아주 자연스러워 보이면서도 그렇다고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사실 젊은층들의 출산 기피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저출산 예방을 위한 청년운동이 절실했지만 그 동안엔 이런 조짐이 좀체로 드러나지 않았다.
특히 가임 여성들의 사회활동 및 진출이 늘어나면서 이들 젊은층을 대상으로 출산문제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녹록치 않았다. 이는 충청리뷰가 2007년 주제로 인구문제를 선정한 배경이기도 하다. 이런 맥락에서 출산장려운동을 올해 최고 주제로 선정한 한국JC의 움직임은 주목받을 수 밖에 없다. 회원 대부분이 출산의 최대 기여층(?)인 결혼 적령기나 가임세대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합계출산율은 가임여성(15~49세) 1명이 평생 출산하는 평균 자녀수로 통상 기존의 인구규모 유지에 꼭 필요한 출산율은 2·1명이다. 때문에 지금의 추세라면 한국의 인구감소는 필연적이다. 출산율이 1·1명 이하인 국가는 세계적으로 한국과 홍콩 뿐이며, 합계출산율이 1·3명만 되어도 초저출산 사회로 분류된다. 한국에서 인구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0년만 해도 출산율이 4·53명이었다.
충북의 상황도 이미 빨간 불이 켜졌다. 도내 전체 인구만 보더라도 2001년 150만4518명, 2002년 150만1443명, 2003년 150만558명, 2004년 150만610명, 2005년 150만1674명, 2006년 149만4559명으로 감소추세가 뚜렷하다. 2005년 충북의 합계출산율은 1·19명으로 전국 평균 1·08보다는 사정이 양호하지만 이미 초저출산 사회로 돌입한 상태다.
이를 시·군별로 따져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오창 등 대단위 주거단지가 들어 선 청원군을 제외 하고선 하나같이 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특히 괴산군은 2003년 4만722명, 2004년 3만9886명, 2005년 3만8916명, 2006년 3만7500명 등으로 급락해 기초자치단체의 유지 자체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지금의 인구 감소추세를 방관하면 국가적으로 사회안전망에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된다. 노동력, 전문인력 부족과 소비 부족으로 인한 내수의 극심한 침체는 물론 노인 인구의 상대적증가로 국가 경쟁력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 이로 인한 각종 연금의 부실화로 총체적 위기까지도 예측 가능하다.
때문에 현재 각 나라마다 인구 유지 및 증가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한국에선 여전히 출산장려책이 국가 정책의 부수적 개념에만 머물러 있다. 기껏 돈 몇푼 지원하는 것으로 할 일 다했다는 식이다.
이와 관련해선 프랑스가 좋은 교훈이 되고 있다. 프랑스는 몇 년전만 해도 저출산의 상징적 나라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정 반대다. 젊은층들에게 애를 낳고 싶은 욕구가 생길 정도로 완전히 시스템화된 국가정책을 편 결과다. 여성들이 직장과 육아, 그리고 사회활동을 힘들이지 않고 병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배려를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프랑스의 합계 출산율은 2명으로 우리나라의 두배나 됐다.
당연히 연간 태어난 신생아만도 83만명이나 돼 81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30대 산모율이 1995년 25·1%에서 2005년 47·7%로 늘어날 정도로 최적 가임연령인 20대들의 출산기피 현상이 심각한데도 이들을 여전히 초경쟁 사회의 적자생존, 양육강식의 황야로 내몰고 있다.
한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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