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사이 화훼농가 10배 증가

음성군이 수도권 근교농업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음성군이 사통팔달의 교통수단 발달과 비교적 낮은 지가로 근교농업의 최적지로 화훼농가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김경현씨(33·음성군 화훼작목반 회장)는 경기도 하남시에서 일찍이 집안의 가업인 화훼농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 근교지역의 택지개발과 지가가 급상승하면서 화훼영농이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다른 대부분의 화훼농가들이 그렇듯 김씨도 땅을 임대해 농사를 짓고 있었다. 예전에는 5년에 한번씩 임대계약을 체결해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었지만 요 몇해 전부터 토지소유주가 해마다 임대계약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 쫓겨날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김씨는 적당한 곳에 땅을 사서 이주 영농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김씨는 수도권과 가까운 용인, 이천, 음성 가운데 한 곳으로 가기로 마음을 정하고 땅을 보러 다니게 됐는데 용인과 이천은 이미 땅값이 오를 만큼 올라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이주할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다행히 그는 음성군 삼성면이 교통도 편리한데다 땅값이 수도권에 비해 저렴하여 이주를 결정했다.
20년을 훌쩍 넘기는 세월을 화훼영농에만 전념해 오던 배효정씨(49·음성군 화훼연합회 총무)는 경기도 하남시에서 900평의 시설하우스를 운영하여 1남1녀의 자식들 학교 교육시키고 이제 그럭저럭 먹고살만 해졌다. 그런데 매년 재계약을 하면서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불안한 생활을 한다. 정씨는 음성군 삼성면에 평당 17만원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땅을 사서 하남에서 짓고 있는 시설의 두배에 달하는 1800평에 시설하우스를 지었다. 정씨는 하남시와 음성군 삼성면 청룡리를 오가며 농사를 짓게 되었다. 그러나 정씨는 나이 탓인지 힘에 부친다며 항상 불안에 떨며 농사를 짓느니, 아예 가족들을 데리고 음성으로 이사와야 겠다고 결심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도로망 발달과 인구 대도시 집중화는 근교농업 발달을 가속화하였고, 채소를 비롯하여 화훼·관상수·과수 등으로 근교농업 작목의 다양화로 대상이 광범위해 지고 있다. 근교농업에서는 온실재배나 경영비가 많이 드는 집약적인 농업경영이 대부분이고, 시장이 가깝기 때문에 수송비에 따라 단가(가격경쟁력) 차이를 크게 보이고 있다. 근교농업은 풍부한 수요 및 편리한 교통 조건이 갖추어진 대도시 부근에서 발달하고 있다.
음성군이 근교농업의 최적지로 각광을 받게 된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그 첫째는 상품이 잘 나와서이다. 화훼는 일교차가 크고 햇살이 좋은 것이 상품을 결정짓는다. 하남시와 음성군에서 화훼농사를 짓고 있는 대부분의 농가들의 일관된 주장이 이를 뒷받침한다.
두번째로 교통이 편리해서다. 내년부터 착공하는 중부고속도로 확포장 공사와 동서고속도로 건설에 따른 교통 요충지인 음성군이 화훼농가들의 농심을 잡고 있다.
세번째로 중부권 물류의 중심지가 될 물류단지 건설이다. 화훼영농이 발달하자면 화훼 집하장이 필수인데 물류단지내 집하장을 만들면 전국 각지의 도매상들이 몰리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넷째로는 화훼농가들이 단지화되어 밀집되어 있는 하남시, 고양시, 용인시 등이 개발에 따른 지가 상승과 교통 체증으로 상품단가와 물류비 부담이 만만치 않은 이유도 있다.
이처럼 음성군은 앞으로 근교농업 밀집지역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며 실제로 음성군은 지난 5년 전만해도 겨우 대여섯 농가만이 화훼농사를 짓고 있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은 40농가에 달하고 있다. 음성군 삼성면에 들어와 화훼농사를 짓고 있는 이들은 앞으로 10여년만 있으면 하남시나 고양시 같은 대단위 화훼단지가 조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면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이모씨는 “음성군에서 근교농업의 다양한 작목을 체계적으로 단지화하여 군민의 새로운 특화작목으로 육성해야 한다”면서 “화훼단지가 행정적인 지원없이 산발적으로 들어서게 되면 음성군의 청결한 지역 이미지도 훼손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 남기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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