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한나라 향한 ‘마지막 충정’ 드러낸 언행 눈총

최근까지도 한나라당에 대한 애정과 증오를 함께 드러내며 “과거 한나라당을 탈당했던 인사들과 다시 공천을 겨루는 것에 자괴감을 느낄 뿐 한창희 현 시장이 다시 공천을 받아도 수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던 권영관 도의원이 결국 3월27일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충주시장 전략공천을 받게 됐다.

열린우리당 관계자 A씨는 이에 대해 “권 의원이 한나라당 탈당 직전에 열린우리당 입당 여부를 타진해왔으며, 그의 본심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지만 어차피 단체장 선거는 인물을 중심으로 치르는 선거라는 점에서 다른 선택이 없었다”고 밝혔다.

A씨는 또 “당내에서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내보낼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권 의원은 열린우리당 입당은 그의 평소 언행과 3월21일 한나라당 탈당기자회견 당시의 발언 내용 등에 비춰볼 때 파격적인 것이다.

권 의원은 21일 기자회견에서 “과거 한나라당을 탈당했던 사람들이 다시 한나라당에 들어오고 한나라당 시장을 맹비난했던 지역인사도 한나라당에 입당하고 있다”며 이승일 전 교통안전관리공단 이사장과 김호복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에 대한 입당 허용이 탈당의 이유라고 밝혔다.

권 의원은 또 “당이 어려울 때도 당을 지켰고 그래서 지금의 한나라당이 있는데 복당한 사람들과 동등한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해 스스로도 납득할 수 없었고 당원들도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며 애증을 나타내기도 했다.

권 의원은 특히 3월22일 충청리뷰와의 전화인터뷰에서도 “탈당 직전까지 송광호 위원장에게 한창희 시장과 겨뤄 한 시장이 공천을 받더라도 나는 이를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한나라당에 대한 마지막 충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권 의원은 열린우리당 입당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만약 열린우리당에 입당할 거라면 정동영 당의장이 청주에 왔는데 거기에 얼굴이라도 비춰야 할 것 아니겠냐”며 일축했었다.

‘권 의원의 본심은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는 A씨의 말처럼 열린우리당, 특히 충주지역에서는 권 의원의 입당과 충주시장 출마에 대해 별다른 ‘알레르기 반응’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역시 한나라당 소속 시장에서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으로 변모한 이시종 국회의원과 권 의원의 각별한 친분관계도 한몫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일부 당원들을 중심으로 당의 정체성과 관련한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당원 B씨는 “도의회 의장으로서 기초의회 4인 선거구를 분할하는데 앞장섰던 인물이 권 의원이다. 기초의회 선거구 분할로 열린우리당 기초의회 의석이 날아갔어도 수십석은 날아갔다. 무소속 출신 오효진 군수에 대한 전략공천 내정 방침에 대해서도 당내 논란이 있었는데, 단지 그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하는 사람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문제제기 없다는 것은 결국 모두 자기 욕심만 차리고 있다는 얘기다. 당의 정체성에 심각한 위기가 초래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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