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하청노조 박순호 수석부지회장

   
3월21일 서문대교 무심천 조형물 위에서 7시간 동안 고공농성을 벌였던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노조 박순호 수석부지회장이 22일에는 동료 조합원들과 함께 상복을 입고 충북도청 앞에서 도지사 면담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박순호 부지회장은 “노동자에게는 일자리가 목숨인데, 1년이 넘도록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우리들의 처지를 표현하기 위해 상복을 입었다”며 “또 한편으로는 적극적인 중재를 약속했던 이원종 지사와 범대위 일부 인사에 대한 실망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라고 상복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박 부지회장은 또 “7시간 동안 고공농성을 벌이면서 도지사 면담을 요구했는데, 지척에 있으면서도 도지사가 현장에 나오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여러 가지 루트를 통해 정식으로 면담을 요청했지만 어떤 이유로 거절됐는지 조차 알 수 없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청노조원들이 도지사 면담을 요구하는 것은 1년여에 걸친 천막농성과 서울 상경투쟁 끝에 간접대화가 시작됐지만 정작 ‘고용의제’가 다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도지사의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년 이상 파견근로가 이뤄지면 고용된 것으로 간주한다’는 파견법 상의 ‘고용의제’가 불법파견에 대해서도 적용되는지 법적 논란이 있지만 이들에게는 느긋하게 법의 판단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박 부지회장은 “현대미포조선의 해고 노동자들이 부당해고에 대한 쟁송을 벌여 승리하기까지 무려 8년이 걸렸다”며 “하청노조원들은 현재 버티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고 외로운 상황이기 때문에 3~4년은 족히 걸릴 법적 공방에 기대를 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 부지회장은 “생활은 점점 어려워지고 약속이행이 왜 안되는지 조차 알 수 없는 답답함 때문에 고공농성을 벌이게 됐다”며 “사태가 더 악화될 경우 혹시나 극단적인 수단을 택하는 노조원이 있지나 않을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사내하청노조원들은 당분간 도청 앞에서 도지사 면담을 요구하는 시위를 지속적으로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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