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장 후보 경선 유력시, 흥행효과는 긍정적
국회의원 지지 오 군수에 개미군단 도전장 던져

   
▲ 왼쪽부터 오효진, 손현준, 정진태, 김현근 열린우리당 청주시장 후보군. 오군수에 대한 전략공천에서 경선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청주시장 등 일부 시·군의 전략공천 대상자를 발표했다가 심각한 당내 갈등을 초래했던 열린우리당 충북도당이 청주시장 후보에 대한 경선이 유력해지면서 표대결을 통한 세력간 힘겨루기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열린우리당 홍재형 도당위원장은 2월14일 충북지역 국회의원 사이에서 논의된 결과라며 오효진 청원군수를 청주시장 전략공천 대상자로 발표하는 등 전략공천 후보군 3명을 공개했다.

그러나 공천심사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략공천 대상자를 발표하면서 기간당원을 비롯해 당 소속 청주시의원들까지 들고일어나는 심각한 상황이 벌어졌고, 김형근 전 도당 사무처장, 정진태 전 산업자원부장관 보좌관, 손현준 전 청주시 당원협의회장 등이 경선 요구와 함께 잇따라 출마를 선언하면서 열린우리당 청주시장 예선은 일단 한 사람을 탈락시킨 상태에서 경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는 당헌 당규에 ‘경선후보는 3인 이내로 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효진 군수에 대해 직·간접적 지원에 나서고 있는 홍재형, 변재일 의원 진영과 기간당원을 주축으로 하는 이른바 개혁그룹 사이의 힘겨루기가 표대결을 통해 계량화 될 전망이다. 특히 오효진 군수를 반대축으로 김형근, 손현준, 정진태 후보가 막판 연대를 통해 단일화 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청주시장 후보경선이 갖는 효과는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로 인해 ‘천칭 기울다’
사실 아직까지는 열린우리당 청주시장 후보 결정과 관련해 ‘전략공천이냐, 경선이냐’를 단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다만 당원들의 거센 반발 끝에 오 군수가 중앙당의 영입식이나 입당환영식을 거치지 않고 개별 입당의 형식을 빌어 입당하게 되면서 전략공천은 일단 ‘물 건너 갔다’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을 뿐이다.

오 군수 스스로도 입당 과정에서 “경선도 수용할 수 있다. 비겁하거나 당당하지 못한 것은 싫어한다”며 필요하다면 경선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오 군수 입당 과정이 당초 알려진 대로 ‘모시기 수준’의 영입이 아니라 개별 입당으로 기운 것은 당원 반발도 반발이지만 2월말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군으로 가시화되던 김형근 사무처장, 오효진 군수와 한나라당 청주시장 후보로 거론되던 김진호, 남상우 후보를 맞세워 각각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오효진 효과’라 할만한 확실한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직 단체장이 갖는 인지도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후보군에 밀리는 양상을 보인데다 김형근 전 사무처장 카드에 비해서도 근소한 차이를 보여주는데 그쳤다는 후문이다.

이후 정무부지사로 내정됐음에도 한나라당 등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를 고사한 정진태 전 산자부장관 보좌관이 열린우리당 입당과 함께 청주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경선 실시 가능성 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이어 마지막으로 경선 주자로 나선 손현준 충북대 의대 교수는 “오 군수에 상대해 나머지 세 후보가 끝장토론을 해서라도 후보를 단일화 하겠다”며 국민중심당과 갈림길에서 고심했던 오 군수의 정체성에 대해 시비를 걸었다. 손 후보는 오 군수를 향해 “과거언행에 대해 사과하라”며 저격수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국회의원 입김 얼마나 작용할까
문제는 예상대로 경선이 실시될 경우 국회의원들의 입김이 얼마나 작용할지 여부다. 오효진 군수 입당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던 변재일 의원은 물론이고 홍재형 도당위원장을 비롯해 2월13일 여의도 회동에서 전략공천 후보군을 결정했던 국회의원들은 암묵적으로 오 군수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홍 도당위원장과 변 의원은 청주시청에서 열린 오 군수의 입당 기자회견에도 참여해 이후 일정까지 함께 소화해주기도 했다. 여기에다 오 군수에 대한 전략공천 결정에 당초 반대 입장을 나타냈던 일부 의원들은 외양 상 중립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 불리한 당내 기반에도 불구하고 오 군수의 뒷배경은 든든한 편이다.

그렇지만 경선에 선거인으로 참여하는 당원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의원들의 의중대로 따라 줄지는 미지수다.  기간당원 Q씨는 “그동안의 내부 선거에서 주목할 만한 선거결과가 많았는데 당원들을 거수기 정도로 생각하는 국회의원들의 사고방식은 분명 시대착오적 이다”라며 “어차피 두드러지는 후보가 없다면 치열한 경선 과정을 통해 흥행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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