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여론조사 경선 수준 넘었다”며 자료 제출 예정
“위치 선점에 따른 효과일 뿐 자만말라"여론도말라”

정우택 한나라당 충북지사 예비후보가 ‘여론조사’를 무기로 전략공천을 장담하고 나섰다.

정우택 예비후보는 2월21일 충북지사 예비후보 비전선포식에 이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월1일~2일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 당의 상대 후보와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며 “이 정도면 굳이 경선을 실시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밝혔다.

정 예비후보는 “11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1000명 정도를 표본으로, 전화 ARS 여론조사를 벌여왔으며, 당의 상대 후보는 물론 상대 당 후보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내부자료용으로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에 크게 고무된 정 예비후보 진영은 내친 김에 “공천 신청 시 당내 경선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첨부하기 위해서 얼마 전 여론조사 기관에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2월25일~26일에 실시되는 여론조사는 국내 굴지의 여론조사기관이 조사를 수행하며, 자체 여론조사에서 이용해 온 ARS 방식이 아닌 전화면접 방식을 택하게 된다.
정 예비후보가 지지율 격차를 강조하는 것은 이재오 원내대표가 2월10일 충북을 방문한 자리에서 “호남을 제외한 타 시도는 경선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지지도 격차가 15~20%에 이를 경우 경선을 생략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데 따른 것이다.
정 예비후보는 “예컨대 20% 가까운 차이가 난다면 경선이 갖는 정치흥행의 가치도 반감된다”며 자신의 전략공천 가능성을 부각시켰다.

정 예비후보의 전략공천 주장은 한나라당 충북도당이 충북지사에 대한 경선원칙을 분명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월 한나라당 입당과 지사 출마 선언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정 예비후보의 전략공천 주장에는 ‘박근혜 대표의 영입 1호’, ‘대전 충남북 드림팀 구성’ 등 화려한 수식어가 동원돼 왔다.

통신사 뉴시스가 정치전문 여론조사기관인 ‘더 피플’을 통해 충북도민 10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오차범위 ±2.97%)에서도 정 예비후보는 41.9%의 지지율로 당시 열린우리당 예비후보로 유력시 되던 한범덕 정무부지사(22.5%)를 19.4%P 차로 앞질렀다.

그러나 정 예비후보가 여론조사 결과를 앞세워 전략공천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제여론도 만만치 않다. 정 예비후보의 경우 지난해 9월 일찌감치 충북지사에 도전장을 냈지만 한대수 청주시장과 한범덕 예비후보는 1월4일 이원종 지사의 불출마 선언 이후 출마의사를 표명하기 시작해 지사 후보로서의 인지도에서 불리한 조건에 있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관계자 Q씨는 “정 예비후보의 입맛에 맞는 여론조사 결과는 위치 선점에 따른 효과일 뿐 큰 의미가 없다”며 “열린우리당 후보를 부각시키는 과정에서 현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직선거법 108조 4항에 따르면 선거 60일 전까지는 정당이나 후보자도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있으나 신뢰수준이나 오차범위, 조사대상 등 공개에 필요한 조건을 모두 밝혀야만 한다.

정 후보는 이어 “열린우리당이 전략공천으로 (충북지사 후보를) 정하고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정치 흥행을 위해 경선을 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당내 상대후보와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며 “열린우리당 후보와는 이미 상당한 격차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또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한범덕 전 부지사를 충북지사 후보로 영입한 것을 의식한 듯 정 의장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정 후보는 “정 의장의 몽골기마병 슬로건은 정 의장과 열린우리당이 아직도 정치를 징기스칸식의 침략주의적 사고와 갈등적 대립구도로밖에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정치는 남의 것을 빼앗아 세력확장을 꾀하는 십자군 원정대식의 마이너스 정치가 돼선 안된다”고 비난했다.
/ 이재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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