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청소년, 불우노인, 장애인등을 돕기 위해 2002년 출범한 사회복지법인 한건복지재단(이사장 이상록)이 엊그제 창립4주년을 맞았습니다.

이날 청주의 한 음식점에서는 재단 이사회가 열려 그 동안의 운영실적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사업계획을 논의했습니다.

중견건설업체인 한국종합건설의 김경배사장이 거금 20억원을 쾌척(快擲)해 설립된 한건복지재단은 이상록선생을 비롯해 이상훈 충북일보사장, 박성규 중부매일사장, 조성훈 동양일보사장, 박영수 청주문화원장, 민경탁 선건축고문, 김현배 전국회의원 등 언론 문화계 인사들의 발기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그 동안 응달에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지역의 불우한 이들을 돕는데 이바지 해 왔습니다.

한건복지재단은 지난 3년 동안 경로잔치, 불우노인과 불우시설, 소년소녀가장, 불우봉사요원, 장애인 등 1000여명에게 93년 3900만원, 94년 4400만원, 95년 4400만원 등 1억2700만원을 주었으며 대학생 59명에게 1억2000만원을 들여 해외체험 연수를 시키는 등 총 2억4700만원을 지원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김경배 사장은 청석학원 설립자 형제분 중 아우인 김영근 선생의 손자입니다.

그는 20여 년 전 적수공권(赤手空拳)으로 건설회사를 창업해 성실과 신용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면서 어려운 이들을 위한 복지재단 설립을 결심했고 초기 기금으로 20억 원을 내놓은 데 이어 10년 동안 매년 3억 원씩을 출연해가며 50억 원을 목표로 기금을 늘려 가는 중입니다.

평소 낯내기를 싫어해 그의 얼굴을 아는 이 조차 많지 않을 정도로 남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는 김사장은 이사진에도 일절 참여하지 않고 모든 권한을 전적으로 이사회에 일임해 운영토록 하고 있습니다.

한건복지재단은 청암 김원근, 석정 김영근 두 어른이 암울하던 일제치하 대성학원(현 청석학원)을 설립해 교육입국에 공헌함으로써 큰 뜻을 펼쳤듯이 그 숭고한 정신을 잇는 연장선상이라서 더욱 뜻이 깊다 하겠습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우리 사회가 얼마나 인색한 사회입니까. 해방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때마다 지역에 재력가들이 등장했지만 그들이 번 돈을 사심 없이 사회에 환원한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기업을 일구면 예외 없이 권력주변을 맴돌며 이름내고 명예 얻는데 열심이었지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서는 무관심했던 게 우리 지역의 현실이었습니다.

경제가 발전해 국민소득이 1만 5000달러라고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불우한 이웃들이 많이 있습니다.

의지할 곳 없는 연로한 노인들도 많고 몸이 아파도 돈이 없어 병원에 갈 수 없는 사람들, 호구지책이 어려운 장애인들, 부모 없이 어린 몸으로 살아가는 소년소녀 가장도 많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필요 한 것은 바로 가진 이들의 애정 어린 관심입니다.

그렇다면 한건복지재단은 ‘지도층의 사회적 의무’로 대변되는 서구사회의 보편적인 덕목인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우리 지역에서 구현하고있는 것입니다. 어떤 미사여구(美辭麗句)로 칭찬을 한다해도 지나침이 아니겠습니다.

모쪼록 한건복지재단이 본보기가 되어 제2, 제3의 복지재단이 생겨나 어려운 이들을 돕는 미풍이 온 지역사회에 퍼져나갔으면 하는 바람, 간절합니다.               / 본사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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