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리뷰의 금강산 마라톤이 올해로 3회를 맞게 되면서 해마다 이 행사를 단합대회의 장으로 만드는 단체가 있는가 하면, 자신들의 단체나 단체의 사업을 홍보하기 위한 장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매년 50여명 안팎의 회원들이 참석해 지역현안 등을 주제로 기원제를 올리는 JC와 올해 처음으로 참가해 장기기증 운동에 대한 홍보에 나서는 사랑의장기기기증운동본부 관계자를 만나봤다. -편집자

충북지구 JC, 금강산 결의 3년
1회 대회부터 40여명 안팎 단체 참가 결속 다져
충북경제 활력화 청주공항 활성화 기원


2004년부터 금강산 마라톤 참가는 충북지구JC와 청주JC의 신춘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도원에서 결의를 다졌던 삼국지의 주인공들처럼 민족의 명산 금강산에서 JC의 자체사업 및 지역현안에 대한 조직의 입장을 정리하고, 성취를 기원하는 행사도 갖는다.

충청리뷰 주최 금강산 마라톤 첫 해인 2004년에는 충북지구 표현철 회장, 청주JC 손인석 회장 등 50명이 대거 참석해 그 해 청주에서 개최되는 JC전국대회의 성공개최를 다짐했다. 또 충북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의 성공을 염원하는 기원제를 주관했다.

유난히 굵직한 지역현안이 많았던 2005년에는 충북지구 손인석 회장, 청주JC 고영준 회장 등 회원 45명이 참석해 해금강 앞에 제단을 마련하고 호남고속철 오송분기역, 신행정수도 유치와 청주·청원의 하나되기를 염원하는 제를 올렸다. 금강산의 염원은 다짐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실천으로 이어졌다. 호남고속철 오송분기역 유치 과정에서 호남지역을 대상으로 한 버스투어 홍보전을 벌인 것은 JC의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선언한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다.

JC는 이후 그동안 물과 기름처럼 겉돌았던 지역의 시민단체들과 사안에 따라 적극적으로 공조하며,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2005년이 불거진 지역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참여를 결의한 해였다면 2006년은 먼저 이슈를 제안하고 이를 쟁점화 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JC는 올해 금강산 마라톤에 충북지구 고영준 회장과 청주JC 박한석 회장 등 35명이 참가하는데, 먼저 충북지구JC의 경우 대외적으로는 ‘청주공항 활성화와 충북경제 활력화’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다. 충북경제 활력화는 젊은 기업인들이 주축을 이루는 JC에게 있어 정체성과 결부된 과제이기도 하다. 충북지구JC는 또 5.31 지방선거와 관련해 공명선거 캠페인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내부적으로는 올해 표현철 중앙회장을 배출한 성과를 바탕으로 결속을 다지는 등 역량강화를 다짐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청주JC는 올해 금강산 마라톤을 지난해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남석교 재현사업’에 ‘올인’을 선언하는 자리로 삼을 예정이다. 청주JC는 육거리시장에 묻혀있는 남석교를 발굴복원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청주경실련, 청주문화원 등과 함께 가칭 남석교사랑시민연대를 결성해 무심천에 남석교를 재현할 계획이다. 충북지구JC 강병관 사무처장은 “1회 대회 때부터 회원들이 대규모로 참석하게 되면서 회원 사이에 우의를 다지는 자리가 되고 있다”며 “시기적으로도 봄에 행사가 열리다보니 내부적으로도 1년의 주요사업계획을 공유하고 뜻을 모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신장 나눠주고 건강 얻었습니다”
유금종씨 등 장기 순수기증자 3명 금강산 마라톤 참가
뺑소니사고 10년 투병 아내 시신도 충북대 의대 기증


지난해부터 시작된 고 김상진씨 관련 장기기증 공익광고로 장기기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이 분야에 있어 후진국이다. 100만명 기준 장기기증자가 1.4명에 머물러 동일 기준 23명인 스페인이나 22.1명인 미국, 17.8명인 프랑스 등과 20배 안팎의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국내에 기증된 장기가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사고파는 장기를 찾아 중국 원정을 떠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지만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패혈증 등 합병증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올해 금강산마라톤에 참가하는 유금종씨(61·청원군 북이면 거주) 등 3명은 장기 순수기증을 통해 시대를 앞서가도 한참을 앞서간 사람들이다. 순수기증이란 대부분의 장기기증이 사후기증을 서약해 이뤄지는 반면, 생존 시에 신장이나 간 일부 등을 기증하는 것을 말한다. 장기이식이 필요한 가족에게 장기를 기증하는 것도 순수기증에서 제외된다.

결국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에게 자신의 신체 일부를 나눠준 것으로, ‘신체발부수지부모’라는 공자의 말을 효도의 시작으로 여겨왔던 한국사회의 통념에 비춰볼 때 그야말로 ‘아주 특별한 경우’다.

유씨가 1997년 신장 하나를 박 모씨에게 기증한 동기도 유별나다. 우연히 고향선배가 신부전증을 앓고있는 것을 알고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으나, 검진 결과 당시 체중이 90kg에 육박하던 유씨에게 당뇨와 고혈압 증세가 있어 뜻을 이루지 못했던 것. 유씨는 여기에서 포기하지 않고 밤마다 손수레에 짐을 싣고 학교운동장을 도는 6개월 간의 강도 높은 훈련 끝에 체중 10kg을 감량하고 장기기증 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이미 선배는 세상을 떠난 뒤였다.

“안타까운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지만 이미 장기기증을 결심한 만큼 죽어가는 다른 생명을 살리는 것이 선배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했다”는 것이 유씨의 설명이다. 당시 유씨의 장기기증은 이식자의 부인이 다른 환자에게 장기를 기증하는 등 사랑의 릴레이로 이어져 세 쌍, 일곱 명이 동시에 수술대에 올랐다.

충남 부여가 고향인 유씨가 강원도 원주에 살다가 아무런 연고도 없는 청주로 온 사연도 남다르다. 2001년 세상을 떠난 아내 김정자씨가 1992년 뺑소니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는 중상을 입고 6년 동안 병원신세를 지다 의사 권고로 퇴원하게 됐는데, 고향가는 길에 스쳐지나던 청주가 마음에 들어 청주에서 여생을 보내기로 작정한 것이다.

유씨는 뺑소니 사고로 10년을 투병했던 아내 김씨가 2001년 세상을 떠나자 두 눈을 기증하고 시신역시 충북대 의대에 해부용으로 기증했다.
유씨는 “간호사였던 아내가 평소 ‘남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다 주라’고 부탁해 그 뜻에 따랐다”며 “나 역시 모든 것을 다주고 떠날 생각에 몇 년 전 조성한 가족 묘역에도 내 자리는 만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금강산 마라톤에는 유씨 외에도 오재철(65·경기도 동두천시) 장기기증운동본부 상임 이사 등 순수기증자 3명을 비롯해 2004년 장기이식을 받은 대학생 최 모씨(27·영동대), 충북장기기증운동본부 관계자 등 6명이 참가해 장기기증운동을 홍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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