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자 반발 등 잡음으로 교육청 감사 초래하기도
학원가에 40일 수강료 100만원 ‘한빛학사반’ 등장

한빛학사 학생들이 가지는 선민의식은 남다르다. ‘since 1989’를 내세우며 선배들이 쌓아온 전통과 함께 이어질 찬란한 미래를 스스로 의심치 않는다.

한빛학사에 입사하기 위한 전형은 세광고에 배정되면서 입학도 하기전에 시작된다. 반 배치고사를 실시해 1차로 120명을 선발한 뒤 이들을 대상으로 다시 국·영·수 선발고사를 치러 최종 40명을 선발하는 것이다. 1·2학년 정원은 각각 40명씩인데, 학기말 평가를 거쳐 구성원이 재편된다. 이에 반해 44명으로 구성된 3학년은 1년 동안 구성원 변동이 없다.

한빛학사 구성원들이 남다른 선민의식을 갖게 되는 것은 3-2-1학년으로 이어지는 ‘1대 1 후견인제도’의 영향이 크다. 신학기 이전에 실시되는 1박2일 수련회에서 선후배를 후견인으로 연결시켜 ‘삼형제’처럼 생활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선후배 사이의 예절은 졸업생들까지 이어지면서 가히 ‘조폭수준(?)’으로 발전한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1994년부터 사감 생활을 시작해 현재 대표 사감을 맡고 있는 김선진 교사는 “선생님 보다 선배가 더 무섭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율 관리감독에 의해 학사가 운영되고 있다”며 “음주나 흡연으로 인해 문제를 일으킬 경우 자체 규율에 의해 자진 퇴소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빛학사는 방과 후 자율학습을 중심으로 운영되는데, 외부 학원 수업을 받을 수도 있지만 학원 수강을 핑계로 허위 외출을 할 경우 강제 퇴소된다. 외박은 1·2학년 주 1회, 3학년은 월 1회다.

이처럼 사관학교 이상의 엄한 규율에 따라 운영되다 보니 스트레스의 분출도 집단적 방식을 택한다. 매달 한 번씩 파티를 열어 선후배 사이에 대화를 나누는데 졸업한 선배들도 두 달에 한 번 정도는 학사를 찾는다.
이밖에 1998년부터 열리기 시작한 ‘한빛학사의 밤’은 학사에 입사한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 후원인 등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는 연례행사다. ‘한빛학사의 밤’의 하이라이트는 재학생들이 졸업생들에게 ‘학사(學舍)반지’를 선물하는 것. 사관학교나 학군단에서나 볼 수 있는 ‘기수(期數)문화’의 반영인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빛학사에 들었다가 탈락한 학생들은 물론 차상위급인 ‘달빛반’, 일반 학생들이 느끼는 차별의식은 만만치 않다. 2000년대 초 일부 학부모들이 한빛학사 운영에 문제를 제기해 2001년과 2002년 도교육청이 연속으로 감사에 나선 것도 이같은 불만과 무관치 않다. 교육청 감사의 골자는 ‘기숙사 입사는 성적과 함께 원거리 원칙이 함께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당시 김영세 교육감이 청석학원 교사 및 이사장 출신이다 보니 갖가지 억측을 낳기도 했다.

또 ‘한빛학사 입사는 곧 명문대’라는 공식이 성립되다 보니 세광고 배정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원가에 소위 ‘한빛학사반’이라는 고액 특수반이 형성되고 있다. 한빛학사반은 가경동, 분평동 등을 중심으로 5~6개가 운영되는데, 한빛학사 1,2차 전형의 기출문제를 단기간(40일 정도)에 집중 풀이해 주면서 1인당 최고 100만원 상당의 수강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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