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1·2기 시장·군수 공직 출신 80% 이상

결국 정년 연장 효과…참신성도 떨어져
2006 단체장 선거에도 20여명 출사표

민선 단체장을 뽑기 시작한지 10여년이 흘렀지만 선거철이 아니고서는 민선 시대를 실감하기 어렵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충북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민선 4기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그동안 충북의 성향은 전직 공무원을 선호해 왔기 때문이다.
전직 공무원, 특히 정년에 즈음해 퇴직한 공무원들이 단체장에 당선되면서 나타나는 경향은 연령의 상향 평준화다. 실제로 민선 3기 시·도지사 16명의 연령대를 분석해 보면 60대가 13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50대 2명, 40대 1명 순이다. 평균연령을 계산해 봐도 62세 이상이다. 특히 공무원 출신 시·도지사 9명의 평균 연령은 64세에 육박한다.

결국 민선시대가 열리면서 특정 공무원들의 정년만 연장된 셈이다. 자치와 분권을 통해 모세혈관을 강화하겠다는 민선의 취지가 무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선 3기에 이르기까지 충북의 시장·군수들을 살펴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민선 1기의 경우 김현수, 변종석, 김경회 등 3명을 제외한 시장·군수 8명이 모두 공무원 출신이었다. 민선 2기에는 나기정씨가 청주시장에 당선되면서 공무원 출신 시장·군수가 오히려 9명으로 늘어났다.

민선 3기에 들어서는 정당인 출신의 한창희 충주시장, 자동차 판매업·시의원 출신의 엄태영 제천시장, 약사·도의원 출신의 유명호 증평군수, 사회단체장·도의원 출신의 박종기 보은군수, 사회단체장 출신의 박수광 음성군수 등이 가세하면서 공무원 출신은 5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민선 4기에 도전장을 던진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역시 전직 공무원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먼저 도지사 선거의 경우 행정부지사를 지낸 한대수(63) 현 청주시장이 한나라당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으며, 열린우리당 입당이 유력시되는 한범덕(54) 정무부지사도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남상우(60) 전 정무부지사는 청주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권기수(60) 전 단양부군수와 최명현(56) 전 제천시 생활민원과장은 제천시장 선거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 공무원 출신의 손문주 영동부군수에게 도전장을 던진 곽수영(61)씨와 윤주헌(55)씨는 모두 손 군수 밑에서 기획관리실장을 지냈다.
괴산의 임각수(59) 전 행정자치부 노근리사건처리지원단장, 단양의 김동성(58) 전 단양군 내무과장, 옥천의 김영만(55) 전 도의회 전문위원, 음성의 김학헌(60) 전 음성군 환경보호과장 등도 출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역시 공무원 출신인 김문배 괴산군수와 괴산 중·고교 동기인 노명식(58) 전 괴산군 종합민원실장이 괴산군수 선거에 뛰어들었고 연제원(56) 전 괴산군 건설과장과 노태근(67) 전 광혜원원장도 각각 증평군수와 진천군수 출마 의지를 굳혔다. 현직을 포함하면 약 20명의 전직 공무원들이 시장·군수 선거에 나서는 셈이다.

청주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김 모씨는 이에 대해 “충북은 완전히 퇴직공무원들의 무덤이다. 정년 퇴임한 공무원에게 시장·군수를 맡기려면 무엇하러 지방선거를 치르는지 알 수 없다. 부 단체장제도가 있는 만큼 개혁적이고 적극적인 인물을 뽑아야만 혁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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