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도 맞대응, 지역정가 정치의 계절 실감

한나라당 충북도당 송태영 사무처장이 차기 불출마 선언과 함께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원종 지사를 겨냥해 연일 기자회견을 갖는 등 집중 포화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 지사의 불출마 선언은 그렇다지만 예기치 않았던 탈당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던 한나라당은 1월10일 한범덕 정무부지사의 도지사 출마선언을 기점으로 이원종 지사와 열린우리당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표명하며 성명전을 유도하고 있다. 성명전에 불을 당긴 것은 한범덕 부지사의 출마로 공석이 되는 정무부지사에 산업자원부장관 정책보좌관인 정진태씨를 내정하면서부터다. 한나라당은 이와 관련해 1월13일 성명을 내고 “충북도가 자질이 검증되지 않은 친여인사를 정무부지사로 내정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고 부적절한 처사”라고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이원종 지사가 다양한 포석 속에 영입을 시도했던 정진태 내정자는 결국 여론에 부담을 느껴 1월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스스로 내정자의 지위에서 물러났다. 정진태 내정자가 물러난 날에도 성명이 이어졌다. 내용은 이 지사가 특정 정당을 밀고 있다는 것. 1월16일 정동영 열린우리당 당의장 예비후보가 청주를 방문하기에 하루 앞서 “정 전 장관이 이 지사를 만나고 이 자리에 한 부지사가 동참하는 것은 특정 정당을 띄우고 특정인사를 키우기에 앞장서는 것으로 충북도민의 존경이 비난으로 바뀔 것”이라고 혹평했다.

결국 3자회동도 전격 취소되면서 한나라당의 성명전은 나름대로 효과를 거뒀다는 자평을 낳았다. 성명전의 압권은 이원종 지사를 해당행위자로 규정한 것.
송태영 도당 사무처장은 1월17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 지사 탈당 이전에 한나라당 지사 밑에서 다른 당으로 출마하려는 한 부지사를 교체할 것을 요구했지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결국 다른 당의 후보를 키워준 꼴이 됐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해당행위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송태영 사무처장은 또 “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마당에 계속 공직에 남아 선거운동을 하는 모양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범덕 부지사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탈당한 이원종지사를 ‘해당행위자’로 모는 것에 대해서는 ‘지나치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1989년 민정당 공채로 당직생활을 시작한 송태영 사무처장은 현직 중앙당 부대변인도 맡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한나라당의 성명에 열린우리당의 응수까지 이어지면서 지역정가에서는 정치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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