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장, 김진호, 남상우 3파전에 한범덕 부지사 ‘기웃’
도당 관계자 “한대수 시장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 아니다"

한대수 현 시장과 김진호 후원회장, 남상우 정책개발위 부위원장 등 3명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 청주시장 후보 경쟁구도에 예기치 않은 복병이 뛰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열린우리당 청주시장 후보로 거론되던 한범덕 부지사가 2006년 1월 중순까지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한나라당 입당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한 부지사는 최근 충청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주변 사람 10명 가운데 9명이 한나라당 입당을 권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끈질기게 나돌았던 정동영 통일부장관과의 ‘교감설’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한 부지사에게 최근 여권에서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서울대 동기(72학번)이자 오랜 친구인 한 부지사에게 ‘뒷일은 책임질테니 청주시장에 출마하라고 강력하게 권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며 진위를 묻자, “학교 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굉장히 친한 친구지만 언제나 내가 먼저 얘기를 꺼내는 사이지, 그 친구가 무엇을 제안한 적은 이제까지 없었다”며 항간의 소문을 일축했다.

임명직으로서는 송곳을 박을 만큼의 운신의 폭도 없는 상황에서 그렇다고 마냥 속내를 감출 수도 없는 한 부지사가 내세운 커밍아웃의 시점은 2006년 1월 중순.
“23일까지는 혁신도시 입지를 최종 결정해야하고 그 후폭풍도 지켜보고 정리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다보면 연말연시는 그냥 지나간다”는 한 부지사의 말처럼 1월 중순은 그리 멀지않은 시점이다.

한 부지사는 “청원군수를 제안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정치를 한다면 청주시장과 도지사를 놓고 저울질 할 것이다. 그러나 지사 출마는 지금 모시고 있는 이원종 지사가 3선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구체적인 ‘경우의 수’까지 제시했다.
한 부지사는 특히 최근 거론되고 있는 충북과학대 학장 임명설에 대해 ‘터무니없는 헛소문’이라며 해명을 자청해 그의 선택이 정계입문일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한 부지사는 이에 대해 “생각해 주는 것은 고맙지만 그럴 자격도 안되고 그런 생각을 해본적도 없다. 기사를 쓰는 김에 이 문제에 대해서도 해명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 부지사의 충북과학대 학장 임명설은 최근 이 대학 학장 공모에 전직 차관 S씨와 교수 H씨 등이 추천됐지만 도 인사위원회가 ‘적임자가 없다’며 재공모에 들어가면서 흘러나왔다.

‘CEO 시장론’ 대 ‘개발전문가론’
충청북도의회 의장을 지낸 김진호 도당 후원회장은 당당하다. 한범덕 부지사 입당론은 ‘있어서도 안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로 치부해버린다.
“그래도?”라는 질문을 던지자 “이미 시기가 늦었다. 지금 들어와서 공천을 꿰찬다면 그 것은 전략공천인데, 그렇다면 판을 엎어버릴 수 밖에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진호 후원회장이 이처럼 주장하는 근거는 당이 어려울 때 후원회장을 맡았고 한 번도 당을 떠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당내 기여도는 내가 최고인 만큼 경선을 하면 제일 유리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가 자신을 내세우는 또 하나의 근거는 ‘CEO시장론’이다. 정치도 해봤고 사업도 해본 만큼 다른 후보군과 차별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 후원회장은 “이제 교부세 받아서 정치하는 시대는 지났다. 기업이나 외자 유치 등 CEO의 마인드가 필요하다. 행정은 부시장의 몫으로 충분하다”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김 후원회장은 또 “경선은 물러설 수 없는 원칙이고 모든 예비 후보들이 결과에 승복할 것으로 본다”며 낙하산 영입에 따른 전략공천 가능성에 쐐기를 박았다.
남상우 도당 정책개발위 부위원장도 경선구도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17대 총선(청주 흥덕을)에서 낙선한 뒤 탈당과 함께 정계은퇴를 선언한 전력이 있어, 당의 낙점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남 부위원장은 이를 피해갈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적극적이다. “불법인줄 모르고 명함을 잘못 돌렸다가 ‘피고 대접’을 받고 보니 올곧게 살아온 삶에 너무 큰 상처가 되는 듯 싶어 잠시 마음이 흔들렸지만 곧 ‘정치세계는 이게 아니구나’하는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이 그의 해명이다.
남 부위원장은 자신이 ‘대도시 행정의 전문갗라는 것을 강점으로 꼽았다. 비록 청주·청원 통합이 무산됐지만 광역도시계획을 통한 청주·청원의 공동발전 추구라는 대세는 유효한 가운데, 기획단계에서부터 치밀하고 전문적인 도시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남 부위원장은 대전시 유성구청장, 서울시 용산 부구청장 등 풍부한 대도시 행정경험을 내세웠다.
“내무부 14년, 서울시 6년 등 20년을 중앙에서 활동했다. 시야가 넓어진 것은 물론 풍부한 중앙인맥을 형성했다”는 것이 남 부위원장의 주장이다.

의외 인물 전략공천 가능성
현역 한대수 시장의 수성 구도에 경선을 향한 출마예정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도당에서는 후보자가 난립할수록 경선을 기본으로 하지만 인물에 따라 전략공천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당 생활을 오래 했느냐’ 보다는 ‘주민여론을 주시하겠다’는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논리다.

그동안 열린우리당 후보군으로 분류됐던 한범덕 부지사도 이같은 논리 속에 내부 검증의 대상으로 포함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충북 도당 내 A씨는 “한 부지사가 직접 보낸 인물인지는 몰라도 그동안 메신저를 통한 의사타진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열린우리당 후보로 계속 거론된 만큼 이미지에 세탁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조심스럽게 견해를 밝혔다. A씨는 그러나 “노영민 의원이 한 부지사를 열린우리당 청주시장 후보라고 공개한 뒤 곧바로 한 부지사가 이를 부인한 것은 의미있는 일로 본다”며 우회적으로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A씨는 또 “현역인 한대수 시장의 경우 서민적이고 부드러운 이미지가 강점이지만 청주·청원통합 무산에 따른 책임론도 있고 오피니언 리더 그룹에서도 긍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비율을 떠나 부정적인 이미지의 원인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선거”라고 밝혀 전략공천이 현역 시장에 대한 프리미엄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임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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