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의원만 5명 혈전 예고, 열린당 소속 4명 고심

4인 선거구 그대로 둬도 고민, 쪼개도 골치 ‘답이 없다’
내년에 실시되는 기초의원 선거에 있어 ‘4인 선거구’에 대한 분할 여부를 놓고 정당과 여성단체 등의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현역 의원이 5명이나 몰려 있는 청주시의회 ‘바’선거구에 벌써부터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경우 현역 의원만 4명에 달하는데다 경선에서 다투게 되는 도전자도 최소한 2~3명에 달할 것으로 보여 치열한 접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4인 선거구의 경우 한나라당 의원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충청북도의회에서 이를 2인 선거구로 분할하는 선거구 획정 수정안을 12월23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아 현역 의원 및 출마예정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실제로 이 선거구가 2인 선거구로 분할될 경우 운천·신봉, 봉명2·송정, 강서2 등이 묶이는 선거구는 열린우리당 소속 현역 3명이 맞붙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해당 선거구의 시의원들을 중심으로 경선 보다는 전략공천으로 후보를 선출해 주기를 바라는 여론이 일고 있다. 현행 선거법은 경선에서 탈락할 경우 무소속 출마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전략공천이 이뤄질 경우 의원 유급제 실시 등으로 정치신인들의 대거 진출이 예상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현역 의원들에게 밀릴 가능성이 높은 공천 탈락 후보들의 반발과 무소속 출마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현역 “경선 피하자”
4명을 뽑는 ‘바’선거구가 지역구인 열린우리당 시의원은 운천·신봉의 연철흠, 봉명1의 오석영, 봉명2·송정의 장기명, 강서2의 강원모 의원 등이다. 이들 의원들은 모두 국회 노영민의원의 지역구 내에 포함돼 있으며, 차기 출마 의사를 분명히 한 상태다.
문제는 최근의 여론조사를 근거로 볼 때 내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에 열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열린우리당이 ‘바’선거구에 두 명 이상을 공천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여기에다 정치신인들이 경선에 가세할 경우 절반 이상의 현역이 아예 경선과정에서 탈락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의 의도대로 ‘바’선거구가 두 개로 나뉘어져도 크게 나아지는 것은 없다. 두 개로 분할되면 운천·신봉과 봉명2·송정, 강서2가 하나로 묶이고 봉명1과 복대1동도 또 다른 선거구가 된다. 이 경우에도 운천·신봉과 봉명1·송정, 강서2는 세 명의 현역이 공천 한 자리를 놓고 접전을 벌여야만 한다.

이처럼 현역 의원들끼리 치열한 예선전이 예상되면서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경선만은 피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당 공헌도를 고려해 낙점을 기다린 뒤 여의치 않으면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현실론이 그 것이다.

연철흠 의원은 “민주당 시절부터 줄곧 활동을 해온 사람과 유급제 실시를 눈앞에 두고 막바로 입당한 사람을 똑같이 취급하는 것으로 내용적으로 부당하다”며 “기초의회 선거에서는 공천 탈락 인사가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할 수 있도록 전략공천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소속 일부 시의원들은 12월13일 홍재형, 노영민의원과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과연 3명을 뽑는 선거구에서 2명을 공천하는 것이 현실적이냐’며 이같은 개별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촌지역인 강서2동의 강원모 의원은 보다 적극적으로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공헌도를 고려해 공천을 주면 좋겠지만 그런 배려가 있겠냐”며 “대비책을 세우는 차원에서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그러나 “내가 당선되고 안되는 것을 떠나 농민을 대변할 수 있는 의원이 탈락하면 가뜩이나 농민의 원성이 높은 상태에서 누가 농민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겠냐”고 반문했다.

도당 ‘경선원칙 변함없다’

이처럼 현역 의원들이 전략공천을 바라면서 최악의 경우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강병우(열린우리당 청주시 청년위원장),김래환,황현성등 정치신인들의 도전도 거세다.

이들은 두 명 정도를 공천한다고 가정할 때 경선으로 가면 현역 의원들에 비해 불리한 것이 사실이지만 원칙으로 정해놓은 경선을 피해가며 전략공천으로 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정치신인은 “시의원 자리에 연연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역 의원들에게 각성을 주기 위해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기대했던 모습을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시의원 ‘바’선거구가 지역구인 국회 노영민 의원실 관계자는 “4인 선거구일 경우 두 명을 공천하지만 분할되면 상식적으로 한 명씩을 공천해야하기 때문에 더욱 어려워진다”며 “한나라당이 ‘선거구를 분할해 두 명을 싹쓸이한다’는 속셈인데 어디서 그런 분석이 나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충북도당 관계자는 공천을 둘러싸고 나도는 갖가지 의견에 대해 “기본은 경선이다. 특히 기초의원의 경우에는 예비후보들끼리 합의를 하는 등 극히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략공천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문제의 ‘바’선거구를 지목해 “현역 의원들이 4명이나 되는데 누구를 딱 집어 전략공천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문제가 아니겠냐”고 밝혔다.

하지만 끝까지 경선을 고집하다가는 출마의 기회마저 날려버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시의원들의 당의 경선방침에 얼마나 따라줄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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