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주 류택희씨 호화저택, 관사아파트 개인명의 등재
학생 수업거부 확산, 교수협 재단퇴진운동 동참 선언

(속보)음성 극동정보대 재단비리 고소사건에 대해 충북도경찰청이 본격 수사에 나섰다. 청주지검은 지난 16일 극동정보대 노동조합이 제기한 고발사건을 도경찰청 수사1계로 이첩시켜 수사토록 했다. 직원노조는 기자회견과 재단주 유택희씨에 대한 고발에 이어 ‘비리재단’ 퇴진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한편 극동정보대 일부 교수들은 지난 18일 교수협의회(회장 강명구)를 구성, 재단비리 척결에 동참하기로 했다. 또한 교수협의회, 직원노조, 학생 대표기구인 대의원회(의장 김대중)가 참여한 공동대책위원회를 통해 교육부 항의방문등 조직적인 재단퇴진 운동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 23일부터 학생들의 수업거부 사태가 21개 전 학과로 확산되고 있으며 25일에는 1천여명의 시위학생들이 학장실 집기를 들어내는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학내사태가 악화되자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달말부터 7명의 감사반을 투입해 극동정보대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하지만 교육부 내부에서는 류택희 전 학장의 로비의혹에 대한 언론보도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회피한 채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이에대해 극동정보대 노조측은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청주지검에 직접 고발장을 낸 것인데, 어떤 이유로 경찰에 이첩시킨 것인지 모르겠다. 교육부를 상대로한 로비의혹 수사는 경찰 영향력으로 한계가 있지 않겠는가. 교육부 종합감사도 대상기간을 99년이후로 잡아 축소감사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도경찰청 수사진은 “고발내용으로 볼 때 검찰에서 하는 것이 적합할텐데…, 노사분규 과정에서 발생한 고발사건이다보니 자체 수사실적이 될 수도 없고, 수사결과에 대한 시시비비에 휘말릴 소지가 있으니까, 우리에게 떠넘긴 것이 아닌가 싶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나타냈다.
음성군청도 극동정보대 접대비용 명세표에 대한 본보 보도기사에 집중적인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명세표 가운데 99년 3월 ‘행운의 열쇠(음성군청)’의 주인공은 당시 정년퇴임한 3명의 직원 가운데 한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영동대학교 개교에 따른 각종 민원업무와 처리부서 직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밖에 재단주 류택희씨의 박사학위가 가짜라는 의혹이 또다시 제기됐다. 류씨는 자신의 이력서에 미국 골든스테드대 박사학위(경제학)를 취득한 것으로 기재했다. 하지만 지난 96년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외국 유령대학의 가짜 박사학위 ‘사재기’가 도마위에 올랐고 류씨가 학위를 받은 골든스테드대가 문제의 유령대학으로 포함됐던 것. 또한 아들인 류기일기획처장의 극동대·전문대 교수(경제학) 임용에 대한 자격여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류처장은 아버지 류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영산학원 산하 과천여고 국어교사를 지냈고 극동정보대기획처장으로 재직하면서 99년 연세대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시간강사등 대학강의 경력이 없는 류처장이 석사학위 취득직후 교수임용된 것은 규정에 어긋난다는 것이 일부 교수들의 주장이다.
극동정보대는 학교 건축공사를 대부분 직영처리해 부실을 자초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력단련실은 빗물이 스며들어 아예 바닥에 스테인레스로 물막이를 설치했으며 습기로 인해 많은 장비가 녹물이 흐르는 상황이다. 일부 강의동은 화장실 천장이 무러진 상태로 서너달째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대의원회 김의장은 “도서관에도 장서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제 기능을 못하는데다 학교측이 지난해 약속한 기숙사 건축도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난방시설을 제대로 갖추지않아 실습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학생들의 교육부 사이버시위 이후 류택희 전 학장과 학생대표 간에 체결된 합의서에도 난방시설 확충이 포함됐다. 당시 32대에 불과한 실습실 난방기를 3개년 계획을 세워 매년 30∼40대 규모로 추가 설치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난방시설이 부족하다보니 여름방학을 줄이고 겨울방학을 늘이는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8월 중순께 여름방학을 끝내고 2학기 개강을 하고 겨울방학은 11월말부터 시작하게 된다. 또한 지난해 학생-학교간 합의내용 가운데 기숙사·체육관을 신축하기로 했으나 부지조성 공사를 시작하지 않고 있다. 학생회관 신축도 당초 올 2월까지 준공하기로 했으나 9월에 공사를 끝냈고 약속했던 방송국 시설도 갖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류택희학장의 돌연한 사퇴에 이어 후임자로 임명된 청와대 관료출신 이상진학장은 지난 23일 학생들과 면담을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대표들은 ‘결정권이 없는 신임학장이 말로써 학생들을 설득하려 했지만 지금 그런 상황이 아니지않는냐’며 거부감을 나타냈다.
한편 노조는 이달말로 예정된 교육부 종합감사가 94년 개교이후 8년간의 회계감사로 진행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승원지부장은 “노조가 가장 기본적인 회계자료인 일계표를 94년치부터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감사는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다. 굳이 감사대상을 99년이후로 잡은 것은 4년제 극동대학교 설립인가와 정원증가를 위해 교육부 로비의혹이 집중된 97년도 회계감사를 비켜가려는 속셈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극동정보대, 극동대의 관리책임자인 류기일 기획처장은 본사 기자의 수차례에 걸친 취재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전화와 방문, 팩시밀리 전송등을 통해 대학측 반론을 듣고자 했으니 아무런 자료도 제공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재단관계자는 “재단이 학교예산을 횡령한 사실이 없으며 이는 수사기관의 조사를 통해 명백하게 밝혀질 것이다. 그동안 잉여예산은 대부분 대학에 재투자됐다. 학교예산은 투명하게 집행돼 왔으며 대학발전을 위해 노조는 불법파업을 중단하고 허위사실 유포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 권혁상 기자

개인소유 호화저택, 과연 누구돈인가
류택희씨, 지하 가라오케·수족관, 통나무집 별관 갖춰

재단주 류택희씨의 저택은 원당저수지 윗동네인 감곡면 영산2구에 자리잡고 있다. 대지 600여평에 건평 99평으로 자리잡은 지하 1층, 지상 2층의 호화주택이다. 부속건물로 주차장과 통나무집이 딸려있다. 언덕위에 유럽풍으로 지어진 저택은 영산2구 마을을 압도하듯 내려다보고 있다. 영동대학교 부지조성 당시 보상매입한 과수원에서 사과, 복숭아등 쓸만한 유실수를 상당수 옮겨심었고 조경수도 학교 공사용으로 구입해 식재했다. 지하는 서양식 칵테일 바로 꾸며졌고 가라오케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것. 또한 자연채광을 살린 지하 수족관까지 갖춘 호화판 별장으로 알려졌다.
등기부상 소유권은 류씨 개인명의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씨는 서울 자택을 오가며 쓰고 있으며 현재 친척이 저택 관리인으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교비로 구입한 음성지역 30평형 아파트는 류 전 학장의 딸인 극동정보대 류정윤교수 명의로 등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일하게 류기일처장이 살고있는 음성 30평형 아파트만이 학원명의로 등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측은 “그동안 영산2구 저택과 류교수가 사는 아파트를 학교관사로 알고 매달 유지관리비를 교비로 지출해왔다. 개인명의로 등재된 사실을 최근에 알게됐다. 호화저택의 경우 대학 회계자료상 지출근거는 발견할 수 없었지만 교비로 건축했을 가능성이 높다. 등록금 수입일체를 직접 관리하는 류학장이 정식 회계로 처리하지 않고 유용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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