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무소 리모델링한 청주문화의 집이어
흥덕구 문화의 집 개원 앞둬

관공서는 관의 업무를 담당하는 공공건물을 말한다. 이러한 공공 건물들이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최근 몇년사이 그 용도와 공간구성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변화의 초점은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확보’였다. 시 관계자는 “문화예산비가 늘어남에 따라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이 비례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청주시내 문화서비스들이 양적으로 늘어났지만 질적으로 특색을 갖추지 못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문화의 집 “운영마인드가 중요해”

동사무소 통·폐합으로 빈 건물이었던 석교동사무소는 지난해 7월 시비 4억원을 들여 복합문화공간인 ‘청주문화의 집’으로 리모델링하고 현재 청주문화원(원장·박영수)에서 위탁경영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문화의 집이 만들어진 계기는 그동안 문화시설이 생활권과는 멀리 떨어져 있고 또 장르별로 구분된 물리적·심리적 거리감에서 벗어나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복합문화시설을 생활권내에 만들자는 것이었다. 즉 문화의 집은 쉽게 접근하고 쉽게 얻어갈 수 있는 ‘장바구니 문화’가 컨셉이다.
현 정부는 정책적으로 500여개 문화의 집을 추진했으나 현재까지 전국에는 110여개의 문화의 집이 운영되고 있다. 청주는 지금까지 지난해 개원한 청주문화의 집이 유일하다.
“사람이 없어서 폐지된 동사무소에 사람을 모아 문화센터를 운영하라고?” 청주문화원 박영수 원장이 현 석교동 문화의 집을 두고 공공연히 하는 말이다. 현 문화의 집 위치는 교통이 불편하고 청소년층 등 유동인구가 적은 지역이라 프로그램 홍보와 참여유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처음 문화의 집은 6개의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지금은 다도, 회화, 요가, 노래교실, 댄스스포츠 , 챠밍댄스 등 20여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구성하고 있다. 1년에 2학기 4개월 과정으로 진행되며 수강료는 무료이다. 단 영어·일어 회화의 경우 한달에 1만원의 수강료를 받는다.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은 노래교실 댄스 스포츠 다도 교실 순이며 수료생들이 별도의 취미동아리를 결성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고 한다. 또 전통문화 사랑방 문화창작실 인터넷부스 CD·AV 감상실 등의 문화공간을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어 지역민의 예술창작활동에 토대를 마련해주고 있다. 권영애 문화원 사무국장은 “문화의 집 공간이 단순교양강좌를 서비스하는 것 뿐만아니라 지역민의 문화창조의 공간이 돠어야 한다”며 “현재는 과도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문화의 집은 그동안 지역민들에게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가시적인 성과로 수료식등을 열어 체계를 잡아가고 있고 또 동호회 등의 문화가 형성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프로그램이 주부층들에게 집중돼 있고 사설학원이나 다른단체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과 차별성을 두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전국 문화의 집 운영협의회 사무국장 안성배씨는 “당위적인 프로그램을 짜는 것이 아니라 관객을 유도할 수 있는 적극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예로 전국우수 문화의 집 평가에서 1위를 한 광주 북구 문화의 집 프로그램의 경우 지역의 고유한 역사적인 소재를 이용, 관객이 주체된 참여형 미술전시를 이끌어내 호평을 받고 있다. 이는 또 지역명소로써 톡톡히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반면 청주 문화의 집은 운영자들이 청주문화원과 청주문화의 집 운영위원들이 겸직하고 있고 또한 실질적인 문화의 집 관리자는 1명뿐이어서 운영이 유연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 예로 문화의 집내에 유아시설이 있지만 영·유아의 경우 돌봐줄 보모가 없어 출입이 어렵고 또한 도서, 음반, 비디오, CD등 각종 정보자료의 관외대출이 허용되지 않아 정보자료 이용실적이 저조한 편. 그리고 시설부분에서도 동사무소에 마련된 문화센터 공간보다는 넓지만, 다수의 시민이 선호할 수 있는 컴퓨터 강의실, 체력단련장 등을 설치할 공간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흥덕구에도 문화의 집 생긴다

상당구에 이어 흥덕구에서도 올해말내지 내년초에 문화의 집을 개원한다. 시민회관 앞 건물인 차량등록사업소가 올 10월 중순에 신봉동으로 이전하면 이 건물에 시비 6억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마치고 위탁경영 사업자를 공고할 예정이다. 지하1층 지상 2층으로 총 190평 구성될 문화의 집은 석교동 문화의 집과 차이가 없다. 다만 내부공간이 넓어 단체관람객 수용이 이전보다 늘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위탁경영의 경우 전문가 집단이 열정을 가지고 1년간 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안성배 사무국장은 “청주는 다른 중소도시에 비해 문화의 집 수가 적은편”이라며 “다른지역에서 위탁경영의 경우 한 단체에 집중해주는 것이 아니라 다른단체와 경쟁을 벌이는 것이 관행처럼 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흥덕구 문화의 집도 위탁경영을 실시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사업공고는 건물이 지어진 후의 일”이라고 답했다. 현재 흥덕구 문화의 집을 두고 도내 몇몇 예술단체들이 위탁운영에 대해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청주시내 새주인 맞은 관공서

97년 동사무소 통·페합으로 역할이 축소된 동사무소들은 ‘주민자치센터’라는 이름을 내걸고 딱딱한 민원실을 안락한 분위기의 사랑방으로 바꾸었다. 인터넷방, 주민대화방, 또 요일별로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행정서비스는 기본이요, 문화서비스는 선택이 됐다.
폐지된 동사무소 건물들은 상당구내 수동·서운동·서문동·남주동·석교동 동사무소와 흥덕구내 사창동·수곡동 동사무소는 각각 고인쇄문화전수관,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청주시지회, 경실련, 여성단체 재활용센타 및 청주시여성단체 협의회 등의 ‘새옷’을 입었다.
이밖에 현재 시가 소유한 공공건물은 사직동 국가정보원과 수곡동 검사장 관사(이는 2003년 소유확정)가 있으며 이곳은 아직 마땅한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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