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환경단체, 계룡산 환경훼손 이슈화 노선반대
호남 연대해 오송-익산-목포 노선 조기착공 맞불 올려야

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 선정에 따른 충남권의 반발 움직임이 정치권에 이어 환경단체로 확산되고 있다. 주무부처인 건교부는 정치권의 심사자료 공개요구에 이어 환경단체의 계룡산 생태계 파괴 문제제기에 대해 난감해 하고 있다. 특히 호남지역 일부에서도 충남의 반발에 동조하는 움직임이 감지돼 충북도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계룡산보전시민모임 민간생태조사단은 지난 4일 “호남고속철 계룡산 통과예상 구간에 대한 1차 생태 조사를 벌여 노랑부리저어새, 황조롱이, 소쩍새, 미호종개 등 천연기념물 서식처를 확인했다”며 “이 구간에 철도가 건설되면 서식지 파괴는 물론 자연생태 환경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민간생태조사단은 충남 연기군 동면 합강리부터 공주 청벽산(산림박물관 뒤), 충남과학고 뒷산, 갑사 주변인 공주시 계룡면 구왕리 만학골과 팔재산까지 답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2차 정밀 조사를 실시한 뒤 “시민과 정부에 이 지역의 보호 가치를 알리고 호남고속철 건설을 반대하는 자료로 삼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들 환경단체는 국도 1호선 대전∼공주 구간의 계룡산 관통을 막기 위해 50여일간 농성을 벌이는등 ‘계룡산 지키기’ 연대투쟁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고속철 노선반대 운동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지역에서 희망했던 천안 대전분기역이 충북 오송으로 최종 결정되면서 대전·충남 주민들의 불편한(?) 감정이 환경이슈를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하지만 충북개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당초 천안 대전 오송 3가지 후보노선 가운데 자연환경 훼손 정도가 가장 심각한 노선은 천안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생태자연도 2등급 지역을 경유하는 비율을 보면 천안 41.3%, 오송 35.7%, 대전 34.0%로 조사됐다. 터널 수도 천안 27, 오송 26, 대전 21곳으로 나타나 전체적인 환경 훼손 정도는 천안이 가장 큰 것으로 평가됐다. 계룡산국립공원의 훼손 정도만 감안하면 오송분기역 노선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전체 노선의 환경성을 비교하면 천안노선이 최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대해 미래도시연구원 이욱 사무국장은 “공사중인 국도 1호선 대전~공주 노선은 계룡산 국립공원의 한 가운데 관통한다. 오송분기역 노선은 지산인 청벽산을 스쳐가는 것이기 때문에 공원 훼손정도가 비교할 바가 아니다. 공사중단으로 천성산은 손실이 2조원 이상 생겼고 사패산 터널도 손실 5000여억원이 통행료에 반영될 것이라고 한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국책사업을 환경이라는 한가지 잣대만으로 재단하려는 것은 편협하고 위험하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권의 오송분기역 백지화운동이 호남권과 결합하지 않도록 충북은 호남고속철도 조기착공을 위한 호남권 연대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광주에서는 지난 9월 호남고속철도 조기착공 운동본부가 발족돼 서울로 상경해 서명운동을 벌이는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수서-광명-천안-오송-익산-목포로 연결되는 호남고속철 개통연도를 2030년으로 잡고 있다. 하지만 광명역의 투자효과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됐고 수도권 지역의 복복선 투자가 적합하지 않다는 반론도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기존 서울역에서 천안-오송까지 경부고속철도를 이용하고 오송-익산-목포 노선을 조기착공할 경우 오는 2015년에 개통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경부고속철도 KTX의 승차율이 40% 미만인 상황에서 노선 활용도를 높일 수 있고 수도권 복복선 건설을 취소하면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철도공사 재정에도 유익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한범덕 정무부지사와 노영민 의원 등 충북 인사들은 지난 9월말 광주상공회의소를 방문해 간담회를 열고 오송분기역 선정 지지와 호남고속철도 조기착공 상호협력에 합의한 바 있다.

이욱 사무국장은 “철도공사의 누적적자가 4조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호남선 복복선 건설은 무리한 투자다. 오송-익산-목포 구간부터 조기착공해야만 오소분기역 활성화도 앞당길 수 있고 대전충남의 분기역 선정 백지화 공략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 권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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