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태 재(청주ㆍ청원하나되기 상임대표)

   
사람들의 억지가 참 대단하다.
청주·청원 통합여부를 두고 충청북도의회 의원 여러분들이 청주권을 제외한 다른 시·군의 발전이 저해된다면서 강력히 반대했다. 그러면서 청주권을 제외한 도민여론조사를 했다. 도민여론을 등에 업고 반대의지를 관철하려는 저의에서 나온 것임은 물론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64.9%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그들은 끝끝내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자신들을 선출해 준 지역주민의 뜻을 거스른 것이다. 아마도 그들은 자기 주인이 몽매하여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필자 생각에는 그들의 주인, 즉 도민들이 훨씬 현명했다는 생각이다.

충북의 구심역할을 할 거점도시가 없어 대도시로 유출되는 돈과 사람의 흐름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더욱 행정복합도시 건설, 고속철도 분기점 관철 등으로 신충청권시대의 도래에 부응하기 위해, 대전·천안·공주·조치원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광역 청주권 설정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통상 국민은 기본적으로 핵심권력과 떨어져 있는 집단이다. 권력자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내부 권력집단들과는 시각이 전혀 다르다. 논리적 정교함이 없어서 얼핏 거칠어 보일지 몰라도 권력과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가짐으로 해서 생기는 객관적 시각과 직관, 상식적 의미의 현실감각은 놀랄 만큼 정확할 수 있다. 도민들의 여론이 압도적 찬성으로 나온 것은 통합여부에 따라 개인영달이나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에 투명하게 볼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청원군의회 의원들의 억지는 몽니 수준이다.
이미 군민여론조사 결과는 물론 도민여론조사 결과까지 다 나왔는데도 한사코 반대할 뿐만 아니라 주민투표 자체를 무산시킬 요량으로 법률에 주어진 의견제시 제한기일(30일)을 다 소진키 위해 분골쇄신(?) 노력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한가? 주인인 주민의 참정권, 주민투표권을 박탈하려는 그들의 기도에 대해 준엄한 채찍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을 뿐이다.

청원군의회는 83년, 90년, 청주시에 편입된 지역과 95년, 98년에 시·군 통합된 지역을 방문하여 여론을 수렴했을 뿐 아니라 40개 통합지역 의회의원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까지 했다. 방대한 분량의 조사결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다. 왜곡, 과장의 정도가 이럴 수 있을까 싶다.

아예 보고서에는 “군지역 의원들의 응답내용을 청원군 정서에 맞는 분석이 되도록 하여 군민들이 통합여부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함”이라고 명시해 놓기까지 했다. 왜곡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대목이다.

청주시 편입지역(수의동, 현암동, 장암동, 장성동)은 주민 모두 편입이 돼서 시내버스 혜택과 교통이 좋아졌고, 추곡수매 보조와 항공방제에 농업예산지원 많아졌고, 처음 걱정과는 달리 잘됐다는 응답이 주를 이루었음에도 “편입당시와 현재를 비교한다는 자체가 힘들고 정확한 자료는 아니지만…” 이라며 둘러대고 있다.

통합 시·군의원 8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는 통합 전 시의원 83명, 군의원 117명, 총 200명이 응답했다. 설문은 13개 항목. 만족도, 달라진 점, 정서적 거리감, 약속이행여부, 군지역 행정서비스 개선정도, 읍·면지역 발전여부, 원점논의시 찬반여부, 반대이유 그리고 좋아진 점, 나빠진 점, 통합 관련 의견개진 등이다.

결과는, 만족도에서 <전체 : 만족 46%, 그저 그렇다 26.5%, 불만 26.5%/ 시의원 : 만족 59%, 그저 그렇다 29%, 불만 12%/ 군의원 : 만족 38.5%, 그저 그렇다 24.6%, 불만 36.5% designtimesp=14750>인데, 시의원 응답결과는 빼버리고 “군지역 의원의 대체적인 의견은 불만스러운 것으로 조사됐음” 이라는 식이다. 군의원조차 불만보다는 만족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불만’에다가 ‘그저 그렇다’를 더해 대체적으로 불만이라고 왜곡한 것이다. 이하동문.

통합시 방문조사에서도, 김해시는 “무조건 통합하라, 군에서 먼저 제기해야지, 조건없는 대등한 통합했다, 읍면지역까지 균형 발전했다”는 일방적 찬성인 반면 여수시에서는 통합 여수시가 전남최대도시로서 세계박람회 같은 세계3대행사를 추진케 됐다며 대부분 만족하는 반면 일부의 불만도 있다.

여수는 통합 전 여수시, 여천시, 여천군 3개 자치단체였다. 여수시는 일찍부터 어업, 해운 등 여수권의 구심이 돼 왔다. 그러다가 북쪽지역으로 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여천지역이 달라진 것이다. 여천시는 여수항에서 서쪽으로 떨어져 있다. 여기에다가 여천군은 여수시가 생활권이다.

결국 불만은 여천시 지역에서 나왔다. 그것도 그 지역에서 시의원을 하던 사람들, 통합반대 운동하던 이들의 불만이다. 조방형 청원군의원이 강조하는 ‘여수시 통합약속 6개항 중 의원동수 외에 불이행’이라는 말이 전 여천시의원의 입에서 나온 것이다. 그에게 물어봤다.

나머지 5개항은 무엇인가? 청사이전, 상공회의소 등 이전, 통합단체장 차지, 뭐 그런 거지. 과연 그런가? 여수시 지도를 보라. 여수시청사는 여천시지역에 있다. 제2청사는 여수시지역에 있고. 이제 곧 통합청사를 지어야 한다고 본인이 밝히기도 했다. 통합되니까 의원뺏지 달고 단체장 만나기 힘들다는 푸념이 주민생활과 얼마나 관계가 있는지? 결국 모든 것이 의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불만 아닌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청주·청원지역은 여수·여천시군과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계란노른자 모양이기 때문에 여수·여천과 같은 일은 결코 발생할 수 없다.

아무리 청원군 정서에 맞도록 분석하기로서니 자신들의 주장과 달라서 불리한 내용은 왜곡하거나 아예 빼버리고, 극히 일부 반대의견만을 침소봉대 강조하는 것이 주민의 판단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아니 그 속내를 청원군민들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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