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충북아트페어가 오는 19일부터 26일까지 ‘지역미술 10인 10색’을 주제로 청주예술의 전당 전시실 전관에서 열린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충북아트페어는 ‘미술의 대중화와 실험정신의 확대’가 주된 관심사이다. 올해는 페어전과 기획전, 특별전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충북아트페어가 지향하는 것은 여백과 같은 미술시장을 형성하고 제시자인 미술인들과 관객간의 소통을 꾀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미술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지역적 현실위에 충북아트페어는 모래위에 집짓기처럼 뿌리 내리기가 쉽지만은 않다. 여기에는 예산부족과 미술인력 부재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올해 아트페어는 중심주제는 ‘지역미술’이다. 지역미술을 여과없이 보여주자는 것이다. 운영위원인 조송주씨는 “충북아트페어의 모든부분이 지역미술을 대변한다고 말할 수 있다. 작품의 수준부터 행사진행의 세밀한 부분까지 말이다. 중앙과의 차이를 운운하기에 앞서 지역미술을 드러내는 것을 부끄러워해서는 안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미술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아트페어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충북아트페어처럼 상업화랑이 배제된채 작가중심의 아트페어는 유일무이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제기되는 문제는 아트페어냐, 아트페스티발이냐는 물음이다. 곧 ‘전시를 위한 전시’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지역미술인 ㅅ씨는 “상업화랑조차 콜렉터들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인데 아트페어에 시장성을 논하는 자체가 오류”라며 “먼저 충북아트페어만의 색깔이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ㅇ씨는 “관주도의 행사에 미술인들이 동원되는 것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동안 충북아트페어는 군집개인전을 통한 신진작가 발굴, 공공미술제로서 관람인구확산등의 무시할 수 없는 연결고리를 생산해 냈다. 또한 올해에는 운영위원들이 페어전 참여작가를 탐방하는 등 적극적인 시도도 눈에 띈다.
충북아트페어는 행정상의 문제, 작가군의 참여도, 페어전과 기획전의 분리 등의 문제들이 올해에도 여전히 남아있지만 해를 거듭나며 운영의 묘를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페어전과 기획전이 궁금하다

페어전 은 기존의 지역미술인과 잘 알려지지 않는 신진작가를 발굴하여 개인부스를 마련하고 군집개인전 형태의 통합된 전시를 선보이며 ‘미술의 대중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올해에는 29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눈에 띄는 것은 청주에서 보지 못했던 충주, 음성 지역의 작가가 참여한다는 것. 그러나 행사기간내 상주해야 하는 부담감 때문에 실질적인 참여도는 극히 저조한 편이다. 지역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충북아트페어보다는 청주아트페어라는 말이 적절할 지 모르겠다.

한편 기획전 의 코드는 ‘실험정신의 확대’를 보여주는 것이다. 즉, 기획전은 발빠르게 변모하는 현대미술의 흐름을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여 하나의 주제를 갖고 여는 유연한 전시형태라고 볼 수 있다. 이번 기획전의 주제는 ‘지역에서 노닐다’. 기획자인 사윤택(서양화가·32)씨는 “전시제목을 ‘낯선·익숙한 도시에서 어슬렁 거리다’로 풀어쓸 수 있다. 늘 익숙하게 스쳐 지나가는 도시에서 포착되는 이미지를 각자 작가들의 낯선 이미지로 바꿔 놓거나 그러한 지역의 일상속에서 미쳐 발견하지 못한 우리지역, 주변에 산재되어 있는 각종 이미지를 작가의 독특한 시각으로 제시하는 전시이다”라고 답했다.
이번 기획전에는 6명의 작가와 서원대 조각동아리 한배팀이 참여한다. 이들을 3차례의 세미나를 통해 자료수집과 주제에 접근해 나갔다. 기획자는 이러한 계획형 전시에 참여할 수 있는 마땅한 작가군을 찾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한다. 작가군들은 20~30대 젊은층이며 매체는 사진, 설치, 영상, 인쇄물 등이다.
김덕진씨는 고속버스터미널에서부터 청주의 종착역까지버스를 매개로 삼아 6mm카메라를 들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이미지들을 담는다. 현재 옥천신문에 만평을 연재하고 있는 김윤씨는 충북지역의 사투리를 구사하는 실제인물을 자료수집하고 이들을 등장시킨 줄거리가 있는 만화책을 결과물로 내놓는다.
청대대학원에 재학중인 이충우씨는 청주지역에서 발행되는 각종 인쇄물을 이용한 설치작업을 보여주며 동 대학원에 재학중인 최민권씨는 익명성을 강조하기 위해 상반신이 배제된 무수한 다리들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센서가 달린 강아지를 설치한다.
윤은주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종이컵을 늘 다니는 일상의 행로를 따라 컵의 표정을 담은 사진작업과 회화를 교차편집한다. 사진을 전공한 박용희씨는 설치2점과 환경조형물 앞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낯선시각으로 포착한다.
9명의 구성된 한배 서원대 조각팀은 청주시내 각 동을 돌며 수거한 헌옷에 시간, 장소, 느낌 등을 기록한 텝을 붙이고 그것을 엮어 5m의 대형 매듭을 설치한다. 매듭의 동선은 지역과 지역 개인과 개인을 엮는 이미지로 형상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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