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행정수도·오송분기역이어 이제는 일정 핑계?

이원종 지사는 그동안 통합에 관해 명확한 의사표현이 없었다. 참고로 이지사는 “통합의 행·재정적 효과는 인정한다. 다만 주민의사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철저하게 분석하여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충북도의회 제152회 임시회 박재수 의원의 정책질문에 대한 답변)” “청주·청원 주민의견과 발전잠재력, 양 자치단체간 의견합의 등 통합분위기가 성숙되면 각 계층의 의견을 수렴하여 신중히 처리해 나갈 방침”(도의회 제155회 임시회 박노철 의원의 정책질문에 대한 답변)이라고 답변했다.

그리고 지난 2004년 2월 한시장과 오군수가 “통합 하자” “싫다. 청원시 추진하겠다”며 갈등양상을 빚자 “올해는 신행정수도 입지가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다. 입지가 결정되면 충청권 각 자치단체의 행정구역이 큰 영향을 받게 되는 등 가변성이 크다. 통합문제나 청원시승격은 신행정수도 위치가 결정되고 관할구역 윤곽이 드러난 후에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며 통합논의를 물밑으로 끌어내렸다. 이어 금년 5월 이원종 도지사 청주시 순방 지역혁신발전 대토론회에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통합에 대한 충북도의 입장을 묻자 “지금은 호남고속철도오송분기역유치에 올인할 때”라며 정확한 대답을 회피했다.

이렇게 이지사는 신행정수도와 오송분기역유치라는 현안을 제시하면서 통합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아닌 신중론으로 일관했다. 이제 오송분기역까지 성공적으로 유치되자 그는 청주·청원 통합추진단의 일정이 촉박하다는 핑계를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더욱이 이지사는 발언 자체도 ‘감성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이성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통합에 따른 빛과 그림자를 내놓아야 한다’는 식으로 매우 추상적으로 하고 있다. 찬성도 반대도 아닌 애매한 의견 표현으로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 추진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최근 며칠동안 지사와 부지사의 발언을 정리하면 청주·청원의 통합 일정에 문제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급물살을 타고 있는 통합 분위기에 위기의식을 느껴 공세적으로 나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거기에는 양 시군이 통합되면 충북도의 위상이 하락할 것이라는 말할 수 없는 고민이 자리잡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인사는 “차라리 무슨 무슨 문제 때문에 통합에 반대한다고 하지 신중히 처리하겠다, 감성적으로 접근하지 마라 식으로 변죽만 울리는 것은 광역자치단체장으로서 올바른 처신이 아니다. 통합은 벌써 10여년전부터 나왔던 얘기고 94년에도 정부의 도농통합방침에 의해 전국적으로 실시된 것 아닌가. 이제 와서 통합 얘기를 처음 듣는 것처럼 논리적, 이성적으로 접근하자는 것은 반대 입장을 정치적으로 포장한 것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다. 이미 청주시와 청원군민들이 원하고 있는 사항을 도에서는 그런 식으로 얼렁뚱땅 넘어가지 말고, 행정절차상 무슨 문제가 있으니 이 문제는 이렇게 풀자고 접근해야 한다. 그렇게 한 뒤 주민투표 형식을 빌어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게 순서 아닌갚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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